[이코노미스트 최영진 기자]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과 간담회를 가졌던 이동통신 3사가 23일 번호이동에 따른 전환지원금을 일제히 인상했다. 정부의 눈치를 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이통3사는 요금제와 휴대전화 단말기 기종에 따라 최대 33만원까지 전환지원금을 높였다. 

전환지원금을 가장 많이 지급하는 곳은 KT다. 단말기 15종 요금제에 따라 5만~33만원을 지원하게 된다. KT는 전환지원금 지원 단말기에 갤럭시 Z플립5·폴드5·갤럭시 S22 시리즈를 추가했다. 아이폰 14 시리즈와 갤럭시 Z플립립·폴드4의 전환지원금은 2.5배 가량 인상했다. 

SK텔레콤도 갤럭시 Z폴드5·S23 시리즈 등 13종류의 단말기 번호이동 전환지원금으로 13만2000~32만원을 지원한다. 만약 갤럭시 Z폴드4를 구입하면 최대 72만원의 공시지원금과 최대 28만원 전환지원금을 합하면 100만원까지 지원받게 된다. 전환지원금으로 ‘공짜폰’으로 구매할 수 있는 단말기도 나왔다. 

LG유플러스는 갤럭시 S24 시리즈와 Z플립5·폴드5·S23 시리즈·아이폰15 프로 등 단말기 11종에 3만~30만원까지 지원한다.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 S23 시리즈와 갤럭시 Z폴드5로 번호이동을 하는 경우 소비자는 10만~30만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이렇게 이통3사가 일제히 전환지원금을 상향 조정한 것은 정부의 눈치를 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번호이동 시 전환지원금을 최대 50만원까지 지원할 수 있도록 단통법(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을 폐지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법 폐지 이전이라도 지원금을 지원할 수 있도록 고시를 제정·시행했다. 하지만 현장에서 번호이동을 생각했던 사용자들은 “기대만큼 지원금이 지급되지 않는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큰 상황이었다. 

이에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은 지난 2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이통3사와 삼성전자·애플코리아 대표를 만나 가계 통신비 절감 협조를 구했다. 이날 공시지원금 확대·중저가 요금제 도입·중저가 단말기 출시 등 이용자의 혜택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안이 논의됐다. 반상권 방통위 시장조사심의관은 브리핑에서 "위원장이 전환지원금뿐만 아니라 가계통신비를 절감하기 위해 중저가 단말기 출시 등도 당겨서 할 수 있으면 해달라고 부탁했고, 삼성전자도 조기 출시를 검토하겠다고 답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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