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ELS發 악재에…금융지주, 1분기부터 순이익 급감한다
4대 금융지주 1분시 순익, 전년 동기 比 8.1%↓ 전망
홍콩 ELS 사태로 손실 처리 규모 확대
대출 증가세 약화·금리 인하 등도 악재
[이코노미스트 이용우 기자]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폭락 사태가 은행권 실적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최대 10%이상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홍콩 H지수 ELS 배상 절차에 따라 막대한 자금이 1분기에 손실로 반영될 수 있어서다. 대출 금리까지 낮아지고 있어 은행에 악재가 겹치는 분위기다.
4대 금융 1분기 순익 4.5조 예상
2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4조5069억원으로 예상된다.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1분기 순이익(4조9015억원)보다 8.1% 감소한 규모다.
각 금융지주를 보면 리딩금융인 KB금융(105560) 순이익은 같은 기간 9.0% 줄어든 1조3627억원으로 예상된다. 이어 ▲신한지주(055550) 1조3433억원(3.2%↓) ▲하나금융지주(086790) 9796억원(11.1%↓) ▲우리금융지주 8213억원(10.11%↓) 등을 기록할 전망이다.
금융권에서는 시장의 예측보다 순이익 감소율이 더 클 수 있다고 우려한다. 홍콩 H지수 ELS 자율배상 여파에 따라 추가 충당금을 쌓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금융권은 은행에서 판매된 이 상품 손실률이 50%를 넘는 상황이라, 연말까지 손실액이 6조원가량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예상하고 있는 배상비율 40%로만 감안해도 2조원을 훌쩍 넘는 규모의 배상금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KB국민은행에서 지금까지 판매한 홍콩 H지수 ELS 중 올 상반기 만기가 돌아오는 물량은 4조7447억원에 이른다. 손실률 50%로 가정해 손실 배상비율을 40%만 잡아도 9489억원에 달하는 배상금을 물어줘야 한다.
지난해 KB국민은행은 대손충당금으로 1조6081억원을 쌓아놓은 상황이다. 하지만 홍콩 H지수 ELS 배상금이 최대 1조원도 넘을 가능성이 있어 추가적인 충당금을 적립해야 하는 상황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는 우리금융을 제외한 다른 금융지주도 비슷한 상황이다. 각 은행의 이 상품 판매 규모를 보면 ▲KB국민은행 7조8000억원 ▲신한은행 2조4000억원 ▲NH농협은행 2조2000억원 ▲하나은행 2조원 ▲SC제일은행 1조2000억원 ▲우리은행 415억원 등으로 알려졌다.
기준금리 인하시 대출 금리 더 낮아져
금융지주의 수익 악화는 홍콩 H지수 ELS만 아니라 저조한 가계대출 증가율과 대출 금리 인하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2월 가계대출은 총 2조원 증가했는데 이는 전달보다 1조3000억원 감소한 수치다. 특히 2021년 2월 부동산 열기가 높았던 당시의 6조7000억원 증가와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도 안 된다.
여기에다 대출 금리까지 인하되면서 은행의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M)가 떨어지고 있다. KB국민은행의 지난해 말 NIM은 1.83%로, 전분기보다 0.01%p 내렸고, 신한은행은 같은 기간 1.62%로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런 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도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3%대까지 내려왔다. 3월 23일 기준 5대 은행의 전날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혼합형(5년 고정) 주담대 금리는 연 3.19~5.827% 기록해 최저 금리가 3% 초반까지 떨어졌다.
업계에선 연말에 한은 기준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이 높은 점도 수익성 개선을 어렵게 한다고 보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3월 20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연내 세 차례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했다. 인플레이션 지표가 둔화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미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면 한은도 기준금리를 인하할 여지가 생긴다. 물가 지표는 연 3% 초반에 형성되어 있지만 지속적으로 2% 목표치를 향해 떨어지고 있다. 미 연준까지 금리 인하에 나설 경우 한은은 서민과 기업의 부채 부담을 고려해 연내 한 차례 금리 인하를 단행할 수 있다.
이 경우 국내은행들은 대출 금리를 추가로 인하하면서 수익성 악화에 빠질 우려가 있다. 이런 이유로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3월 7일 국내은행 시스템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자산 건전성과 함께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무디스는 국내은행의 NIM이 떨어지고 있다고 짚었다. 무디스는 “이자 부담과 높은 생활비로 인해 민간 개인 소비력이 감소하면서 한국 산업 전반의 수출 회복에도 불구하고 은행의 NIM은 악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국내은행의 NIM 추정 평균은 지난해 1.6%에서 올해 1.5%로 축소될 것으로 봤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홍콩 H지수 ELS 관련 배상 손실을 1분기부터 실적에 반영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특히 기업대출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고, 가계대출은 늘지 않으면서 이익 증가율이 개선되긴 어렵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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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 1분기 순익 4.5조 예상
2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4조5069억원으로 예상된다.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1분기 순이익(4조9015억원)보다 8.1% 감소한 규모다.
각 금융지주를 보면 리딩금융인 KB금융(105560) 순이익은 같은 기간 9.0% 줄어든 1조3627억원으로 예상된다. 이어 ▲신한지주(055550) 1조3433억원(3.2%↓) ▲하나금융지주(086790) 9796억원(11.1%↓) ▲우리금융지주 8213억원(10.11%↓) 등을 기록할 전망이다.
금융권에서는 시장의 예측보다 순이익 감소율이 더 클 수 있다고 우려한다. 홍콩 H지수 ELS 자율배상 여파에 따라 추가 충당금을 쌓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금융권은 은행에서 판매된 이 상품 손실률이 50%를 넘는 상황이라, 연말까지 손실액이 6조원가량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예상하고 있는 배상비율 40%로만 감안해도 2조원을 훌쩍 넘는 규모의 배상금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KB국민은행에서 지금까지 판매한 홍콩 H지수 ELS 중 올 상반기 만기가 돌아오는 물량은 4조7447억원에 이른다. 손실률 50%로 가정해 손실 배상비율을 40%만 잡아도 9489억원에 달하는 배상금을 물어줘야 한다.
지난해 KB국민은행은 대손충당금으로 1조6081억원을 쌓아놓은 상황이다. 하지만 홍콩 H지수 ELS 배상금이 최대 1조원도 넘을 가능성이 있어 추가적인 충당금을 적립해야 하는 상황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는 우리금융을 제외한 다른 금융지주도 비슷한 상황이다. 각 은행의 이 상품 판매 규모를 보면 ▲KB국민은행 7조8000억원 ▲신한은행 2조4000억원 ▲NH농협은행 2조2000억원 ▲하나은행 2조원 ▲SC제일은행 1조2000억원 ▲우리은행 415억원 등으로 알려졌다.
기준금리 인하시 대출 금리 더 낮아져
금융지주의 수익 악화는 홍콩 H지수 ELS만 아니라 저조한 가계대출 증가율과 대출 금리 인하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2월 가계대출은 총 2조원 증가했는데 이는 전달보다 1조3000억원 감소한 수치다. 특히 2021년 2월 부동산 열기가 높았던 당시의 6조7000억원 증가와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도 안 된다.
여기에다 대출 금리까지 인하되면서 은행의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M)가 떨어지고 있다. KB국민은행의 지난해 말 NIM은 1.83%로, 전분기보다 0.01%p 내렸고, 신한은행은 같은 기간 1.62%로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런 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도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3%대까지 내려왔다. 3월 23일 기준 5대 은행의 전날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혼합형(5년 고정) 주담대 금리는 연 3.19~5.827% 기록해 최저 금리가 3% 초반까지 떨어졌다.
업계에선 연말에 한은 기준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이 높은 점도 수익성 개선을 어렵게 한다고 보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3월 20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연내 세 차례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했다. 인플레이션 지표가 둔화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미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면 한은도 기준금리를 인하할 여지가 생긴다. 물가 지표는 연 3% 초반에 형성되어 있지만 지속적으로 2% 목표치를 향해 떨어지고 있다. 미 연준까지 금리 인하에 나설 경우 한은은 서민과 기업의 부채 부담을 고려해 연내 한 차례 금리 인하를 단행할 수 있다.
이 경우 국내은행들은 대출 금리를 추가로 인하하면서 수익성 악화에 빠질 우려가 있다. 이런 이유로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3월 7일 국내은행 시스템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자산 건전성과 함께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무디스는 국내은행의 NIM이 떨어지고 있다고 짚었다. 무디스는 “이자 부담과 높은 생활비로 인해 민간 개인 소비력이 감소하면서 한국 산업 전반의 수출 회복에도 불구하고 은행의 NIM은 악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국내은행의 NIM 추정 평균은 지난해 1.6%에서 올해 1.5%로 축소될 것으로 봤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홍콩 H지수 ELS 관련 배상 손실을 1분기부터 실적에 반영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특히 기업대출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고, 가계대출은 늘지 않으면서 이익 증가율이 개선되긴 어렵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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