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공매도 재개? 전산화 통한 신뢰 구축이 먼저” [이코노 인터뷰]
[‘불법공매도’와 전쟁] ④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 인터뷰
“공매도 상환기간, 90일 강제 상환 후 1개월 재공매도 금지로 통일해야”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불법 공매도 근절을 위해선 공매도 전산화 구축과 점검부터 이뤄져야 합니다.”
공매도 금지 해제 여부는 투자자들의 ‘뜨거운 감자’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1월 6일부터 오는 6월 말까지 불법인 무차입 공매도를 근절하겠다는 명목으로 국내 증시 전체에 공매도를 금지했다. 개인투자자들은 이번 공매도 전면 금지 후에도 공매도가 여전히 줄지 않고 있다며 시장조성자 등에 대한 예외 적용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매도는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을 빌려 팔았다가 주가가 떨어지면 싸게 매수해 갚아 차익을 보는 투자기법이다. 이 때문에 공매도 거래는 주가 하락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이코노미스트’와 만난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 대표는 “공매도 제도 개선을 위해선 공매도 전산화 구축과 점검부터 이뤄져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관련 제도 개선 없인 공매도 재개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지금 공매도 금지 기간이 맞나?’라는 볼멘소리가 계속 나옵니다. 공매도가 갖는 순기능이 분명히 있으며, 대다수 나라에서 시행하고 있는 공매도를 무작정 없애자고 주장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공정한 자본시장이라는 전제 조건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차라리 폐지하는 것이 낫죠.”
정 대표는 또 앞서 금융위원회가 2019년 상반기까지 구축하겠다고 약속했던 ‘주식 잔고 매매 수량 모니터링 시스템’을 하루빨리 구축하고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시스템은 외국인과 기관의 주식 잔고와 매매 수량을 상시 관리한다. 착오 입고 또는 착오 주문 등을 효과적으로 방지한다. 향후 매매 주문 시 주식 잔고와 주문 수량을 비교할 수 있어 무차입 공매도 등 공매도 관련 확인 장치로도 활용 가능하다.
“금투세 폐지·유예에 올인할 것”
현재는 매 영업일 업무 마감 이후 주식 잔고를 검증하고 있다. 장중에는 시스템 과부하 등으로 주식 매매와 잔고 관리가 순차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장 종료 후 주식 잔고 관리가 이뤄지고 있어 매매 주문 시점에 매매 가능 수량이나 착오 주식을 확인하기 어렵다. 매매 주문 단계에서 매매 가능 수량 초과 주문을 확인할 수 있다면 착오 입고 또는 주문 등에 따른 매매 주문과 체결 사고에 대한 사전 통제가 가능하다.
“벌써 5년이나 지났는데도 방치하는 것으로 개인들은 의심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 개인투자자들의 큰 불만인 공매도 상환 기간을 90일 강제 상환 후 1개월간 재공매도 금지로 통일하고 담보 비율도 130%로 통일해야 합니다. 외국인과 기관도 증거금 제도를 도입해야 합니다. 위 네 가지를 고치면 개인투자자 불만이 대부분 사라질 것입니다.”
현재 개인투자자 공매도 상환 기간은 90일이지만 외국인·기관 투자자는 1년이다. 외국인·기관 주식 대여자가 중도 상환(리콜)을 요구하면 2영업일 안에 주식을 되갚아야 한다. 하지만 상호 협의 하에 언제든 상환기간 연장도 가능해 개인투자자들로부터 사실상 ‘무기한’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현 제도에서 공매도 담보 비율은 외국인·기관이 105~120%, 개인은 120%다. 공매도 상환 기한은 외국인과 기관은 제한이 없다. 개인은 90일 단위로 횟수 제한 없이 연장이 가능하다.
그는 또 외국인과 기관의 직접전용주문(DMAㆍDirect Market Access) 문제 역시 금융당국의 후속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식은 ‘자본주의의 꽃’입니다. 주식에 투자한 자금이 거름 역할을 해서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그 열매인 수익을 지배주주와 일반주주가 공정한 비율로 배분하고 궁극적으로 기업과 가계와 국가 경제에 기여하는 게 바람직한 주식 시장의 모습이라고 봅니다. 한투연은 우리 주식 시장에 만연한 불공정과 불법의 검은 매연을 걷어내고 청정한 바람이 순환돼 개인투자자 다수가 수익을 내는 공정한 주식 시장을 꿈꿉니다.”
마지막으로 한투연은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또는 유예를 위해서도 ‘올인’할 계획이다. 우선 5월 9일까지 이어지는 ‘금투세 폐지 국회 청원’이 불과 7일째인데 벌써 4만4000명을 돌파했다. 국회 기재위원회 회부 조건인 5만명을 수일 내로 돌파한 뒤 최종 20만명 동의가 목표다. 이후 22대 국회 개원일인 5월 30일을 전후해 국회의장과 기재위 국회의원 등에게 금투세 폐지 또는 유예 촉구 서한을 발송하고 민심 전하기 운동(전화 등)을 펼칠 계획이다. 하반기에는 국민 100만명 서명 캠페인을 전개할 예정이다.
“우리 주식 시장도 미국과 일본처럼 전 고점을 돌파하면서 1400만 투자자 중 다수가 기쁨의 눈물을 흘리는 날이 오기를 기원할 뿐입니다. 여야 정치인들이 한마음으로 K-주식 시장의 개화를 앞당기는 일에 앞장서주기를 바랍니다. 대세 상승장을 개막하기 위해서는 금투세 시행이라는 암흑 장막을 반드시 걷어내야 합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불황엔 미니스커트? 확 바뀐 2024년 인기 패션 아이템
2최상위권 입시 변수, 대기업 경영 실적도 영향
3보험사 대출 늘고 연체율 올랐다…당국 관리 압박은 커지네
4길어지는 내수 한파 “이러다 다 죽어”
5"좀비버스, 영화야 예능이야?"...K-좀비 예능2, 또 세계 주목받을까
6킨텍스 게임 행사장 ‘폭탄테러’ 예고에...관람객 대피소동
7美항모 조지워싱턴함 日 재배치...한반도·中 경계
8공항철도, 시속 150km 전동차 도입...오는 2025년 영업 운행
9두산 사업구조 재편안, 금융당국 승인...주총 표결은 내달 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