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개발 속속 중단…자금 확보도 난항
[포스트 코로나 대책은]②
코로나19 유행하자 백신 개발 기업 늘어
접종률 높아지며 개발 중단…“사업성 낮아”
[이코노미스트 선모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기업에 위기이자 기회였다. 감염병 대유행(팬데믹)을 기회로 삼으려는 기업들 상당수가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뛰어드는 등 움직임을 보이면서다. 국내의 몇몇 기업이 코로나19와 관련한 의약품을 개발한다는 소식에 주가는 뛰었고, 정부는 이들 기업이 백신 개발에 성공해 코로나19와 관련한 의약품을 국산화할 수 있도록 수백억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유행이 꺼진 현재, 코로나19 관련 의약품 개발 기업들은 잇따라 연구개발(R&D)을 중단했다.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를 비롯한 다국적 제약사가 기존의 개발 시기보다 빠르게 코로나19 백신을 내놓은 데다, 코로나19의 유행도 사그라지면서 사실상 의약품을 개발한 이후 수익성을 담보할 방법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백신 개발 동력 잃은 기업들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려던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이들 기업의 상당수는 코로나19가 엔데믹(풍토병화)으로 전환된 현재, R&D 전략을 수정하고 백신 개발을 중단했다. 유바이오로직스도 올해 초 국내에서 임상시험을 준비하던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EuCorVac-19’의 개발을 중단하기로 했다. 임상에 참여할 사람을 모집하지 못했고, 후보물질의 효능 등을 비교할 약물도 확보하지 못해서다.
제넥신은 지난 2022년 디옥시리보핵산(DNA) 플랫폼을 활용한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GX-19N’을 개발하지 않기로 했다. 다국적 제약사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사람이 빠르게 늘면서 새로운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해야 할 동력을 잃어서다. 셀리드도 같은 해 말 코로나19 백신으로 개발한 후보물질 ‘AdCLD-CoV19-1’의 R&D를 중단하기로 했다. 코로나19가 인플루엔자(독감)처럼 엔데믹으로 전환되는 가운데,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해도 사업성이 낮다고 판단했다.
이들 기업이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완전히 중단한 것은 아니다. 코로나19가 유행하는 동안 여러 변이 바이러스가 나온 만큼, 여기에 대응하기 위한 기업들의 파이프라인도 다양화 됐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백신 첫 접종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했다. 이에 기업이 임상시험을 중단한 후보물질도 백신을 처음으로 접종받아야 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후보물질이었다. 실제 유바이오로직스는 코로나19의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는 백신을 개발하고 있으며, 아이진도 메신저 리보핵산(mRNA)을 활용한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EG-COVII’를 개발하고 있다. 셀리드도 또 다른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AdCLD-CoV19-1 OMI’를 개발하고 있으며, 레모넥스는 mRNA 기반의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LEM-mR203’의 임상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코로나19 백신을 제대로 개발하지 못한 데 대해 여러 의견을 내놓고 있다. 윤영경 고려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올해 초 ‘제2의 코로나19 대처 가능한가’를 주제로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미국이 코로나19와 관련한 의약품을 빠르게 개발한 이유는 정부가 규제를 완화했고, 여러 기관과 기업이 협력했기 때문”이라며 “국내 기업은 후보물질 평가 시설과 자금 등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상당히 부족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기업이 코로나19와 관련한 의약품을 계속 개발할 수 있도록 정부가 사업성을 보장하는 등 조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또, 윤 교수는 “미국은 ‘프레미스’와 ‘넥스트젠’ 등 프로젝트를 통해 코로나19를 비롯한 여러 감염병의 백신을 개발할 수 있도록 예산은 물론, 기관과 기업의 협업도 지원한다”며 “정부도 기업의 R&D를 지원할 수 있는 전문가 협의체와 플랫폼을 기획해, 예산 지원과 민간 협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바이오 기업은 대다수가 기술특례상장을 통해 상장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실적을 유지해야 상장을 이어갈 수 있다. 하지만 이미 몇몇 기업은 수년째 적자 상태다. 코로나19 백신을 계속 개발하고 있는 아이진은 지난 한해 24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1년 전인 지난 2022년, 21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적자 폭을 키운 것이다.
셀리드는 1년 전보다 적자 폭을 줄였지만, 여전히 100억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이어가고 있다. 셀리드의 영업손실은 지난 2021년과 2022년, 2023년 각각 130억원, 149억원, 122억원이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77억원의 영업이익을 내 적자에서 겨우 탈출했다. 이 회사의 영업손실은 지난 2021년과 2022년, 각각 72억원, 38억원이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유니세프에 공급하는 콜레라 백신의 공급 물량이 늘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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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코로나19의 유행이 꺼진 현재, 코로나19 관련 의약품 개발 기업들은 잇따라 연구개발(R&D)을 중단했다.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를 비롯한 다국적 제약사가 기존의 개발 시기보다 빠르게 코로나19 백신을 내놓은 데다, 코로나19의 유행도 사그라지면서 사실상 의약품을 개발한 이후 수익성을 담보할 방법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백신 개발 동력 잃은 기업들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려던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이들 기업의 상당수는 코로나19가 엔데믹(풍토병화)으로 전환된 현재, R&D 전략을 수정하고 백신 개발을 중단했다. 유바이오로직스도 올해 초 국내에서 임상시험을 준비하던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EuCorVac-19’의 개발을 중단하기로 했다. 임상에 참여할 사람을 모집하지 못했고, 후보물질의 효능 등을 비교할 약물도 확보하지 못해서다.
제넥신은 지난 2022년 디옥시리보핵산(DNA) 플랫폼을 활용한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GX-19N’을 개발하지 않기로 했다. 다국적 제약사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사람이 빠르게 늘면서 새로운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해야 할 동력을 잃어서다. 셀리드도 같은 해 말 코로나19 백신으로 개발한 후보물질 ‘AdCLD-CoV19-1’의 R&D를 중단하기로 했다. 코로나19가 인플루엔자(독감)처럼 엔데믹으로 전환되는 가운데,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해도 사업성이 낮다고 판단했다.
이들 기업이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완전히 중단한 것은 아니다. 코로나19가 유행하는 동안 여러 변이 바이러스가 나온 만큼, 여기에 대응하기 위한 기업들의 파이프라인도 다양화 됐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백신 첫 접종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했다. 이에 기업이 임상시험을 중단한 후보물질도 백신을 처음으로 접종받아야 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후보물질이었다. 실제 유바이오로직스는 코로나19의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는 백신을 개발하고 있으며, 아이진도 메신저 리보핵산(mRNA)을 활용한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EG-COVII’를 개발하고 있다. 셀리드도 또 다른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AdCLD-CoV19-1 OMI’를 개발하고 있으며, 레모넥스는 mRNA 기반의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LEM-mR203’의 임상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코로나19 백신을 제대로 개발하지 못한 데 대해 여러 의견을 내놓고 있다. 윤영경 고려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올해 초 ‘제2의 코로나19 대처 가능한가’를 주제로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미국이 코로나19와 관련한 의약품을 빠르게 개발한 이유는 정부가 규제를 완화했고, 여러 기관과 기업이 협력했기 때문”이라며 “국내 기업은 후보물질 평가 시설과 자금 등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상당히 부족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기업이 코로나19와 관련한 의약품을 계속 개발할 수 있도록 정부가 사업성을 보장하는 등 조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또, 윤 교수는 “미국은 ‘프레미스’와 ‘넥스트젠’ 등 프로젝트를 통해 코로나19를 비롯한 여러 감염병의 백신을 개발할 수 있도록 예산은 물론, 기관과 기업의 협업도 지원한다”며 “정부도 기업의 R&D를 지원할 수 있는 전문가 협의체와 플랫폼을 기획해, 예산 지원과 민간 협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기술특례상장 유지도 어려워졌다
문제는 최근 시장의 투자 심리가 얼어붙어 이들 기업이 R&D를 지속할 자금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신약 개발 기업은 뚜렷한 매출 없이 R&D에 매진하는 기업이 많아,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지 못하면 기업의 실적에도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특히 바이오 기업은 대다수가 기술특례상장을 통해 상장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실적을 유지해야 상장을 이어갈 수 있다. 하지만 이미 몇몇 기업은 수년째 적자 상태다. 코로나19 백신을 계속 개발하고 있는 아이진은 지난 한해 24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1년 전인 지난 2022년, 21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적자 폭을 키운 것이다.
셀리드는 1년 전보다 적자 폭을 줄였지만, 여전히 100억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이어가고 있다. 셀리드의 영업손실은 지난 2021년과 2022년, 2023년 각각 130억원, 149억원, 122억원이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77억원의 영업이익을 내 적자에서 겨우 탈출했다. 이 회사의 영업손실은 지난 2021년과 2022년, 각각 72억원, 38억원이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유니세프에 공급하는 콜레라 백신의 공급 물량이 늘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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