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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ELS 여파에…올해 1분기 ‘리딩금융’ 달라졌다

[고꾸라진 금융지주]①
KB금융 제친 신한금융…‘순이익 1위’ 차지
ELS 충당금 제외하니 금융사 순익 ‘쑥’

4대금융 1분기 순익 및 ELS 충당금.
[이코노미스트 김윤주 기자] 올해 1분기 금융지주는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대규모 손실에 따른 타격을 피하지 못했다. 1분기 실적에 관련 충당금을 반영하면서 금융지주 순이익이 쪼그라들었다. 다만 대부분 금융지주가 비은행 계열사의 약진 등으로 1조원대 분기 순이익을 지켜내며 선방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홍콩 ELS 충당금’에 순익 악화 불가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신한금융의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8% 감소한 1조3215억원을 기록했다. 이어 KB금융의 순이익은 1조491억원으로 30.5% 감소했다. 또한 하나은행은 1조340억원, 우리은행은 8245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6.2%, 9.8%씩 순이익이 감소했다. 

올해 1분기 ‘리딩금융’ 타이틀도 뒤바뀌었다. 작년 1분기엔 KB금융이 순이익 1조5087억원, 신한금융이 1조3880억원을 기록하며 KB금융이 1위를 차지했다. 작년 연간 순이익 역시 KB금융이 4조6319억원, 신한금융이 4조3680억원으로 KB금융이 앞섰다. 하지만 올해 1분기엔 신한금융이 KB금융을 제치며 ‘리딩금융’을 차지했다.

신한금융과 KB금융의 순이익 순위 변동에는 홍콩 ELS 배상 규모 차이가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충당금은 금융기관이 대출·채무에 따른 손실에 대비하기 위해 미리 설정해 놓은 금액을 말한다. 통상 이익을 떼 충당금을 쌓아두는 구조라 충당금이 커지면 순이익이 감소한다.

신한금융이 올해 1분기 영업외손실로 처리한 홍콩 ELS 투자자 피해 배상 관련 충당금 규모는 2740억원이다. 같은 기간 KB금융의 홍콩 ELS 충당금은 8620억원으로 신한금융의 약 3배에 달한다. 하나금융의 ELS 충당금은 1799억원, 우리금융은 75억원이다.

금융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은행 순이익을 살펴보면, 신한은행은 9286억원으로 4대은행 가운데 순이익 1위를 차지했다. 이어 ▲하나은행 8432억원 ▲우리은행 7897억원 ▲국민은행 3895억원 순이었다.

작년 연간 순이익의 경우 하나은행이 3조4766억원을 기록하면서 ‘리딩뱅크’였다. 이어 ▲국민은행(3조2615억원) ▲신한은행(3조677억원) ▲우리은행(2조5160억원) 순이었다. 하지만 올해 1분기에는 신한은행이 3위에서 1위로 올라섰고, 순이익 2위였던 국민은행은 4위로 밀려났다.

서울 시내의 한 건물에 설치된 하나은행·국민은행·신한은행·우리은행 ATM기기 모습.[사진 연합뉴스]

ELS 요인 제외하면 순익 ‘쑥’
올해 1분기 금융지주의 순이익 역성장은 어느때보다 아쉽다. 홍콩 ELS 요인을 제거하면, 사실상 대부분 금융지주가 견조한 순이익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세후 기준으로 공개된 금융지주의 충당금에서 세금 약 27%를 제거한 뒤, 기존 순이익에 합산하면 충당금 적립 전 순이익을 가늠해볼 수 있다.

올해 1분기 ELS 충당금 등 일회성 요인을 제거한 KB금융의 순이익은 1조5929억원에 달한다. 이는 기존 역대 최대 분기 이익을 냈던 2023년 1분기 순이익 1조5087억원을 웃도는 실적이다.

신한금융 역시 ELS 충당금을 제외하면, 1분기 순이익은 2000억원 늘어난 1조5215억원이다. 역대 최대 기록인 2022년 3분기 1조5946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같은 방식으로 계산해 ELS 충당금 반영 전 순이익을 살펴보면 하나금융의 1분기 순이익은 1313억원 늘어난 1조1653억원, 우리금융은 55억원 늘어난 8300억원으로 추정된다.

든든한 비은행 계열사, 순익 뒷받침
일각에선 홍콩 ELS 충격에 따른 은행 손실에도 비은행 계열사가 선방하며 그룹 전체 실적 악화를 막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신한금융이 리딩금융을 차지한 데도 계열사들의 선방이 두드러졌다. 신한카드는 올해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한 1851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주력 보험 계열사인 신한라이프도 전년 동기 대비 15.2% 증가한 1542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KB금융 역시 증권·손해보험·카드 등 비은행 계열사의 실적이 개선됐다. 올해 1분기 KB증권 순이익은 19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8% 늘었다. 이는 개인거래대금 증가로 브로커리지 수익이 확대되고 리테일 채권 등 금융상품판매가 증가한 영향이다. 같은 기간 KB손해보험의 순이익은 2922억원, KB국민카드는 1391억원을 기록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5.1%, 69.6% 증가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 1분기 홍콩 ELS 충당금을 제외한 금융그룹 실적은 견조한 수준을 보였다”면서 “특히 금융사들이 중요하게 여기도 있는 비은행 계열사의 실적이 개선됐고, 이는 추후 실적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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