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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완판, 지방 미분양"…분양가 상승이 불러온 부동산 양극화

3.3㎡당 1억 넘긴 서울 분양가
전국 7만 가구 미분양, 대구·경기 1만가구 육박

서울 인왕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와 주택가 모습.[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이병희 기자] 아파트 분양가 상승에 서울과 지방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서울 등 주요 도시에선 수요가 더 많지만, 지방에서는 미분양이 늘고 있다.

최근 우리은행 자산관리컨설팅센터 조사에 따르면 전국 17개 광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올해 민간아파트 3.3㎡당 분양가 최고 기록이 나온 지역은 총 6곳이었다. 특히 서울에서는 지난 1월 광진구 광장동의 ‘포제스한강’이 3.3㎡당 1억3771만원에 분양했다. 2022년 3월 공급된 송파구 송파동 ‘잠실 더샵 루벤’이 3.3㎡당 분양가가 6509만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두 배로 오른 셈이다.

부산도 올해 1월 분양가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영구 민락동 ‘테넌바움294Ⅱ’ 분양가는 3.3㎡당 6093만원, ‘테넌바움294Ⅰ’은 3624만원을 기록했다. 부산 지역 역대 1, 2위 가격이다. 대전에서도 4월 유성구 봉명동 ‘유성 하늘채 하이에르’가 3.3㎡당 2452만원에 분양하면서 지난해 8월 분양한 서구 탄방동 ‘둔산 자이 아이파크’(3.3㎡당 2033만원)를 앞질렀다.

문제는 분양가 상승이 지역 양극화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분양가가 오르면 매수자들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데, 부동산 시장 침체지역에서 받는 고통이 더 크다”고 말한다. 집값이 떨어지는 것을 보면서 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선뜻 아파트를 구입하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이다.

최근 미분양이 늘어나는 주된 이유도 여기서 찾을 수 있다. 지난달 31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4월 주택통계’를 보면 전국 미분양 주택은 7만1997가구로 집계됐다. 전달보다 10.8%(7033가구) 늘었다. 미분양 주택이 7만가구를 넘어선 것은 2023년 4월 이후 1년 만이다. 문제는 최근 5개월 연속 미분양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가장 심각한 곳은 대구로 9667가구를 기록했다. 경기의 미분양 주택은 9459가구 였다,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지난달 1만2968가구로 전월보다 6.3%(744가구) 증가한 수준이다. 경남(1684가구)과 대구(1584가구), 전남(1302가구), 경기(1268가구) 지역 상황이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은 상황이 정반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직방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지난달까지 서울에서 청약을 진행한 6개 단지 모두 1순위에서 청약 접수가 마감됐다. 서울의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은 124.9대 1. 지난해 같은 기간 45.6대 1의 3배 가까운 수준을 기록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서울은 집값이 반등하고 있고, 아파트 가격 자체가 비싸기 때문에 분양가가 올라도 집값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다”며 “건축비용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지방 부동산 시장 상황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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