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0여 개 스타트업 한자리에…국내 최대 스타트업 페어 ‘넥스트 라이즈 2024 개막’[가봤어요]
전기차 화재 진압 장비 등 다양한 기술 선봬
도로에서 우주로…한국 유일 우주탐사 스타트업도
“AI, 우주항공 등 10대 분야 초격차 스타트업 집중 육성”
국내 최대 글로벌 스타트업 페어 ‘넥스트 라이즈 2024 서울’(NextRise 2024, Seoul)이 1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했다. 넥스트라이즈는 지난 2019년부터 무역협회와 KDB산업은행이 매년 공동 주최해 온 행사다. 이날 행사에는 218개 국내외 대·중견기업·VC와 880여개 스타트업이 참여할 만큼 역대 최대 규모로 열렸다.
많은 정부 인사 및 기업투자자와 여러 학생 등이 행사장을 방문했다. 참여 기업들도 쏟아지는 관람객들의 문의에 대응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이들은 시종일관 ‘밝은 표정’을 잃지 않고 ‘기업 핵심 기술’에 대해 홍보했다.
‘살리고 지키는 기술을 만드는 우리의 사명’
자동차·모빌리티 분야를 담당하고 있는 기자가 이날 가장 먼저 방문한 스타트업은 GS에너지 부스에 마련된 리모빌리티다. 전기차 화재 문제는 꾸준히 발생하고 있지만 수백 개의 배터리셀로 구성된 전기차의 특성상 화재 진압은 쉽지 않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된 제품이라 더욱 눈길을 끌었다.
리모빌리티는 에너지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더 지에스 챌린지 퓨처에너지’ 4기에 선발된 기업이다. 리모빌리티의 사업분야는 ▲전기차 충전소 화재 관제 플랫폼 ▲전기차 화재 특수 진압차량 ▲포터블 전기차 화재 진압 장비 등이다. 이날 행사에선 전기차 화재 특수 진압차량을 선보였다.
리모빌리티는 전기차 화재 진압 과정에서 벌어지는 ‘위험’에 집중했다. 화재를 진압하는 소방인력의 ‘안전’을 위해 개발한 것이 전기차 화재 특수 진압차량 ‘EV 가디언’이다.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전기차로 인한 화재는 2020년 11건에 불과했지만 2023년 72건으로 7배 가까이 증가했다.
리모빌리티의 화재 진압 단계는 ▲현장 전개 ▲원격조작을 통한 차량 하부 진입 ▲배터리팩 관통 ▲소방액 주입 ▲열반응 모니터링 ▲재발화 방지 ▲장비 수납 및 전기차 안전지대 이동 순으로 이뤄진다.
이재환 리모빌리티 대표는 “전기차 화재 조기 진압을 통해 유독가스 누출 및 소화 용수 사용 절감을 이루고 비접근식 자동 소화를 통해 소방 인력과 장비를 최소화로 투입할 수 있다”며 “무엇보다 이를 위해 소방 인력의 안전을 지킬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리모빌리티의 기술을 살펴본 GS에너지 관계자는 “더 지에스 챌린지 퓨처에너지 선발 기준은 기술력도 중요하지만 GS에너지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GS에너지가 전기차 충전 서비스 GS차지비를 운영하는 만큼, 리모빌리티의 전기차 화재 진압 솔루션이 GS에너지와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도로 상태 실시간 대응하는 ‘음파 인공지능’
운전자의 안전을 지키는 ‘모바휠(MoveAWheeL)’도 이번 행사에서 기술력을 뽐냈다. 도로 노면 상태는 운전자의 안전과 직결되는데, 모바휠은 ‘블랙아이스’·‘젖은 노면’ 등 10가지 이상의 노면 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정보를 즉각 공유함으로써 운전자의 안전 운행을 돕는다.
모바휠 관계자는 “현재 정부와 지자체는 전국 대상 상습 결빙 구간을 설정해 열선 및 염수분사기를 설치하거나 제설제를 살포하기도 하는데, 대응은 기상예보 및 도로 CCTV를 통해 사람이 확인 후 수동 조치로 이뤄져 즉각적인 대응이 어려운 실정”이라고 했다.
이에 모바휠은 도로표면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일 할 수 있는 센서 기반 자동제어·알림 솔루션을 ‘이지웨이(EG-Way) 인프라 센서’를 개발했다. 음파와 AIoT를 접목해 도로표면 상태를 98% 이상의 정확도로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 모바휠의 설명이다.
이지웨이 인프라 센서는 ▲노면상태 실시간 확인 ▲위험 감지 ▲제설 설비 스마트 제어(염수 분사 및 열선 가동)의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도로 관리자는 ‘관리자용 통합 관제 시스템’을 통해 ▲실시간 데이터 공유 ▲도로상태 분석 시스템 모니터링 ▲지도기반 실시간 도로 정보 제공 등의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실제 기자가 해당 기술을 살펴보니, 이지웨이 인프라 센서는 콘크리트, 시멘트 등 석재 표면과 더불어 투명한 아크릴까지 식별하는 모습을 보였다. 옆에서 지켜보던 모바휠 관계자는 “블랙아이스의 경우 표면이 투명해 CCTV로 쉽게 식별되지 않지만 음파 인공지능 기반 원천기술을 활용하면 식별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음파 인공지능 기술은 노면의 재질과 상태별 음향학적 특성 음향 임피던스(매질에서 파동의 진행이나 도선에서 전기적 흐름을 방해하는 정도를 나타내는 척도)를 통해 표면 거칠기 등을 감지한다. 모비휠은 눈·얼음·비 등 10개 이상 노면 분류에서 98%의 정확도를 보였다.
윤재필 모바휠 전임 매니저는 “모바휠은 운전자의 안전을 가장 우선으로 생각한다”며 “모바휠은 끊임없는 기술 개발을 통해 통해 더 많은 운전자들이 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운전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달을 노리는 스타트업도...볼거리 ‘무궁무진’
도로를 넘어 달을 노리는 스타트업도 행사 부스를 마련하고 있었다. 우주 로보틱스 전문업체 무인탐사연구소 부스를 찾은 한 관람객은 무인 달탐사 로봇 ‘로버(무인이동차량)을 보며 감탄을 자아냈다. 무인탐사연구소는 한국에 유일한 우주탐사 스타트업이다.
이날 전시된 로버는 구멍이 뚫린 달린 바퀴를 활용해 달의 척박한 환경을 탐사할 수 있도록 특수 제작된 로봇이다. 무인탐사연구소는 폭이 약 30㎝ 정도 되는 소형 로버와 4륜·2륜 같은 다양한 형태의 로버를 개발 중이다.
로버를 살펴본 관람객은 “사진으로만 구경하던 달 탐사 로봇을 직접 실물로 보게 되니 신기하다”며 “생각보다 작은 로봇에 우리가 상상도 못 하는 기술력이 얼마나 많이 들어가 있을지 흥미롭다”고 소감을 전했다.
관람객들은 이날 행사에서 인공 월면토(달 토양) 위에 놓인 로버를 직접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 무인탐사연구소 관계자는 “앞에 보이는 흙이 월면토를 인공적으로 제작한 것”이라며 “달을 탐사하는 로봇인 만큼 달의 척박한 환경에서 운행이 가능해야 하기 때문에 월면토를 제작해 실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벤처, 스타트업들이 넥스트 라이즈 행사에서 각자의 기술력을 선보이자 정부도 스타트업 수출의 꾸준한 성장세를 위해 범정부 차원의 지원을 약속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개회식에서 축사를 통해 “경쟁력 있는 기업들이 세계적인 유니콘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해 지원할 것”이라며 “특히, 반도체, AI, 우주항공 등 세계시장을 선도할 신산업 10대 분야의 초격차 스타트업을 집중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 진출과 기업 성장을 가로막는 규제는 혁파하고 기술개발과 글로벌 연구·개발(R&D) 프로그램 지원 등은 더욱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김복규 산업은행 수석부행장도 “스타트업의 경쟁력이 곧 국가 경쟁력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밴처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넥스트라이즈는 스타트업이 시장과 만나고, 투자자와 연결되며, 글로벌 무대로 나아갈 기회의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관람객들의 다양한 호응을 이끌어 낸 ‘넥스트 라이즈‘ 행사는 오는 14일까지 코엑스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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