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증시 시총 첫 5조달러 돌파…전세계 5위권 등극
4조달러 기록 6개월 만…세계 5위 규모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인도 증시의 시가총액이 사상 처음으로 5조 달러(약 6902조 5000억원)를 돌파했다. 규모로는 미국, 중국, 일본, 홍콩 다음인 전 세계 5위다. 이달 인도 총선에서 승리한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연립정부 구성에 성공하면서 경제 개혁 등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인도 증시 상장사들의 시총 합계는 14일 기준 5조 110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4조 달러(5일 기준 4조 360억 달러)를 넘어선 후 반 년 만에 몸집을 1조 달러 더 키운 것이다. 인도의 대표 지수인 니프티50 지수는 14일 2만 3528.70의 사상 최고치를 거래를 마쳤다.
니프티50은 인도국립증권거래소(NSE)에 상장된 주요 기업 50곳(유동비율 시가총액 기준)을 편입한 지수로 최근 8년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뭄바이증권거래소(BSE)의 센섹스 지수 역시 7만 6992.77까지 오르며 최고 기록을 다시 썼다. 블룸버그는 “중소 상장사들도 좋은 성적을 내면서 전체 시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까지 올라갔다”고 전했다.
인도 증시의 호조를 이끌고 있는 주역은 내국인 투자자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은행·보험사 등 인도 국내 펀드는 올해 들어 자국 주식을 260억 달러 이상 사들였는데 이는 지난해 연간 매수 규모(223억 달러)를 압도하는 수준이다. 반면 외국인 투자가들은 올해 초부터 인도 주식을 34억 달러를 순매도했다. 비노 파티파람필 엘라라캐피털 리서치팀장은 “한때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던 외국인 기관 투자가들은 더 이상 인도 증시의 유일한 동력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모디 총리가 3연임에 성공하며 인도의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되자 해외 투자가들이 인도 증시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체탄 세스 노무라홀딩스 전략가는 “해외 펀드 등을 통해 충분한 자금이 인도에 투입되기 위한 대기 상태에 있다”고 말했다. 인도 집권당인 인도국민당(BJP)은 이번 총선에서 단독 과반 의석을 확보하는 데 실패했지만 동맹 세력들과 합심해 연립정부를 구성했다. 모디 총리가 국방·재무장관 등 요직 인사를 잇따라 유임하면서 정책 연속성에 대한 우려 역시 완화됐다.
아울러 최근 신용평가사 S&P글로벌이 인도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상향 조정한 점 역시 우호적인 투자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수닐 쿠울 골드막삭스 전략가는 “인도가 예외적으로 안정적인 거시 경제 시장으로 남아있다는 점에서 주가 상승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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