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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SK E&S 합병’…박상규 사장 “구조적 혁신 추진”

‘SK이노베이션-SK E&S 합병’ 기자간담회
양사 합병 비율은 1대 1.1917417
KRR 반대 우려에 “우호적 분위기 속 진행”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진행된 SK이노베이션-SK E&S 합병 기자간담회에서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이 합병과 관련된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박세진 기자]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이 SK E&S와의 합병은 구조적 혁신과 포트폴리오 강화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또 합병의 장애물로 평가받던 사모펀드(PEF) 운용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의 반대 가능성에 대해선 우호적 분위기 속 향후 방향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박 사장은 18일 서울 종로구 SK 서린빌딩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미래 에너지 사업의 성장기반을 만들고 구조적 혁신을 추진하기 위해 SK E&S와의 합병을 결정했다”며 합병 의미를 설명했다.

이어 합병 배경으로 “이번 합병은 향후 5~10년을 내다보고 추진한 것”이라며 “양사의 역량을 결합함으로서 글로벌 시장에서 큰 에너지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전날 각각 이사회를 열고 양사 합병안건을 의결했는데, 양사 합병비율은 1대 1.1917417이다. 합병 비율의 근거는 각각의 기업가치다. 합병비율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이 합병 신주 발행을 통해 SK E&S 주주인 SK㈜에 4976만9267주를 교부한다.

SK이노베이션 신주는 11월20일 상장될 예정인데, 합병 후 SK이노베이션 최대 주주인 SK㈜의 지분율은 36.22%에서 55.9%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료출처 SK이노베이션]

합병안이 오는 8월 27일 열리는 임시주주총회에서 승인 될 경우, 합병 법인은 11월1일 공식 출범하게 된다. 양사가 성공적으로 합병하게 될 경우 자산 100조원, 매출 88조원의 초대형 에너지 기업으로 탈바꿈 하게 된다.

양사의 합병은 외형적 성장 외에 ▲포트폴리오 경쟁력 강화 ▲재무·손익구조 강화 ▲성장 모멘텀 확보 등 3가지 측면에서 시너지를 내게 된다.

우선 합병회사는 ▲석유·화학 ▲LNG ▲도시가스 ▲전력 ▲재생에너지 ▲배터리 ▲ESS ▲수소 ▲SMR ▲암모니아 ▲액침냉각 등 ▲에너지원(Energy Source) ▲에너지 캐리어 ▲에너지 솔루션 등 모든 영역에서 포트폴리오 구축하게 돼 지속적인 성장의 기반을 갖추게 된다.

상각전 영업이익(EBITDA)는 합병 전 보다 1조9000억원 늘어난 5조8000억원 수준으로 커진다. 상각전 영업이익은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을 뜻한다. 기업의 현금창출 능력을 보여주는 수익성 지표로 통한다.

재무·손익 구조도 강화하게 된다. 특히 합병회사는 확실한 캐시카우 역할을 해온 석유화학 사업의 높은 수익 변동성을 LNG·발전·도시가스 사업과 같은 안정적 수익 창출력으로 완화할 수 있게 된다. 

양사가 추진해온 전기화도 한층 탄력 받을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은 미래 에너지 사업으로 ▲전기차 배터리 ▲ESS ▲열관리 시스템 등을 추진해왔다. SK E&S는 ▲재생에너지 ▲구역 전기사업 등 분산전원 ▲수소 ▲충전 인프라 ▲에너지 솔루션 등에 역량을 집중해 왔다.

이를 고려했을 때 합병회사는 양사가 보유한 제품과 서비스를 결합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신규 시장을 개척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이 SK이노베이션 측의 설명이다.

박 사장은 “합병 회사는 ▲석유·화학 ▲LNG ▲전력 ▲배터리 ▲에너지 솔루션 ▲신재생에너지에 이르는 핵심 에너지 사업들을 기반으로 현재와 미래의 대한민국 에너지 산업을 선도할 수 있도록 사명감을 갖고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장기 전략을 통해 2030년 상각전 영업이익 20조원 규모의 종합에너지 회사로 도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며 “회사 기업가치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동시에 주주환원을 확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 연합뉴스]

SK이노베이션의 청사진과 달리 양사의 합병을 두고 잡음도 있었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 비율을 고려했을 때 당초 시장의 기대치와 달리 SK E&S의 가치가 저평가됐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KKR의 동의를 얻을 수 있느냐가 해결 과제로 꼽혔다. KRR은 3조원이 넘는 규모의 SK E&S 상환우선주(RCPS)를 보유하고 있다.

RCPS는 만기 때 투자금 상환 및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다. RCPS는 형식적으로 자본으로 분류되지만 부채의 성격이 강하다. 만약 KRR이 중도상환을 요구한다면 3조원에 달하는 현금을 돌려줘야 한다. KRR의 합병 동의가 핵심 과제로 평가받는 이유다.

이에 대해 박 사장은 “우호적 분위기 속 방향을 찾고 있어 걱정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서건기 SK E&S CFO(최고재무책임자)는 “기존 발행 취지와 같이 KRR과 투자를 유치하는 방향으로 협의 중”이라며 “합병 법인에 부담이 되진 않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이어 박 사장은 현재 시점에서의 합병 이유를 묻는 질문에 “합병은 타이밍 이슈”라면서 “앞으로 에너지 시장이 급변하고 넷제로 관련 미래시장이 열릴 상황인 만큼 양사의 역량을 합쳐 시너지를 만들어야 할 적기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번 합병은 SK가 40년 전부터 꿈꿔 왔던 종합 에너지 회사를 실현하고 새로운 도전으로 나아가는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면서 “SK이노베이션은 현재와 미래의 에너지 사업을 선도하고, 새로운 국가 핵심 산업인 배터리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함으로써 대한민국 경제 발전에 기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박 사장을 포함해 ▲추형욱 SK E&S 사장 ▲강동수 SK이노베이션 전략·재무부문장 ▲서건기 SK E&S 재무부문장 등 주요 경영진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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