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피격·말실수에 바이든 ‘위기’…거센 ‘사퇴론’에도 ‘완주 의지’ 피력
바이든, 코로나19 확진에 사저 요양 중 “선거운동 복귀 고대”
오바마·펠로시·척 슈머·빌 클린턴·힐러리 클린턴 ‘후보 교체’ 촉구
[이코노미스트 정두용 기자] 대선 유세 중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사저에서 요양 중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내주 선거운동에 복귀하기를 고대한다”고 밝혔다. 미국 민주당 안팎에서 대선 후보 사퇴 목소리가 나오고 있음에도 완주 의지를 재차 드러냈다.
바이든 대통령의 성명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전 미국 대통령) 전폭적 지지 속에 대선 후보로 추대된 다음 날 나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유세 중 당한 총격으로 생사의 갈림길을 넘긴 지 닷새 만에 대중 앞에 나와 대선 후보 지명을 수락하는 연설을 했다. 그는 93분에 걸쳐 자신이 집권한다면 추진할 외교·경제 정책 등을 거론하며 대선 후보 지명을 수락했다. 이는 역대 미국 주요 정당 대선후보 가운데 가장 긴 수락 연설 시간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사회의 불화와 분열이 치유돼야 한다”며 “미국 절반이 아닌 미국 전체를 위한 대통령이 되기 위해 출마했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이를 두고 “선거운동에 복귀해 도널드 트럼프의 ‘프로젝트 2025 어젠다’가 가진 위협을 계속 폭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또 “미래에 대한 트럼프의 어두운 비전은 미국인의 정체성이 아니다”며 “우리는 투표소에서 트럼프를 이길 수 있고 이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 공약인 ‘어젠다 47’과 재집권 계획 ‘프로젝트 2025’를 공개한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총격 사건 후 강인한 모습을 보이며 미국 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공식 석상에서 잦은 말실수로 ‘판단력이 떨어진 것 아니느냐’란 의심의 눈초리를 받고 있다. 미국 공화당 측에서도 ‘고령으로 인한 인지력 및 업무수행 능력 저하가 의심된다’는 식으로 바이든 대통령을 공격 중이다.
이에 미국 민주당 내 거물들도 나서 ‘대선 후보 교체론’을 꺼내 들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직 사퇴를 요구한 민주당 의원은 지금까지 30명을 넘어섰다. 특히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빌 클린턴 전 대통령·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등 당의 고위 인사들도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도전 사퇴를 촉구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의 오랜 우군인 펠로시 전 의장이 캘리포니아주 민주당원들과 일부 하원 지도부 의원들에게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출마를 포기하기로 결심하는 데 가까워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는 현지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미국 대통령 선거는 오는 11월 5일에 시행된다. 상원 선거와 하원 선거와 동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을 완주한다면, 상하원 선거에서도 패할 수 있다는 불안감에 ‘후보 교체 카드’를 당내 고위 인사들이 들여다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민주당은 상원 다수당, 공화당은 하원 다수당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불만을 조장한 민주당 원로들에게 분노를 느끼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보좌관들에게 민주당의 주요 인사들이 자신을 대선 후보직에서 밀어내려는 것에 대해 “상처받고 배신감을 느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민주당은 오는 8월 19~22일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전당대회를 열고 대선 후보를 선출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예비 경선에서 전체 대의원 3987명 중 98.9%인 3894명을 확보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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