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최악의 ‘블랙먼데이’...코스피·코스닥 동반 폭락 ‘패닉’
코스피 8%·코스닥 11% 급락
4년여만에 서킷브레이커 발동
亞증시 직격탄…닛케이 12%↓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국내 증시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4년 5개월만에 최악의 ‘블랙먼데이’를 맞았다. 코스피와 코스닥 양대 지수가 나란히 8% 이상 급락하면서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 서킷브레이커 1단계가 동시 발동됐다. 코스피는 2400선으로 추락하며 마감했고 코스닥은 700선이 붕괴됐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2676.19) 대비 8.77%(234.64포인트) 내린 2441.55에 거래를 마쳤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오후 2시 14분 30초부터 20분간 코스피 시장의 거래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는 코스피가 전일 종가 지수 대비 8%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간 지속하는 서킷브레이커의 발동요건을 충족한 것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코스피 시장에 상장된 모든 종목의 거래가 일시 중단됐고 주식 관련 선물·옵션 시장의 거래도 중단됐다. 코스피는 발동 당시 전 거래일보다 8.10%(216.97포인트) 내린 2459.22를 나타냈다.
코스닥은 이날 전 거래일(779.33) 대비 11.30%(88.05포인트) 하락한 691.28에 장을 마감했다. 앞서 오후 1시 56분부터는 코스닥지수가 8% 넘게 하락하면서 20분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발동 당시 전 거래일보다 8.06%(62.81포인트) 내린 716.53을 나타냈다.
서킷브레이커 1단계 발동 시 주식 거래가 20분간 중단되고, 이후 10분간 단일가 매매로 거래가 재개된다. 국내 증시에서 서킷브레이커 발동은 2020년 3월 19일 이후 4년 5개월 만이다.
서킷브레이커는 주식시장에서 주가가 급등락할 떄 시장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주식매매를 일시 정지하는 제도다. 코스피 시장에는 1998년 12월, 코스닥 시장에는 2001년 10월 각각 도입됐다. 제도가 도입된 후 유가증권시장에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것은 이날이 사상 여섯 번째, 코스닥 시장에서는 이날이 열 번째다.
이날 발동된 서킷브레이커는 코스피 시장과 코스닥 시장에서 오후 2시 34분, 오후 2시 16분을 기점으로 해제됐다. 앞서 코스피 시장과 코스닥 시장에 프로그램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사이드카)도 발동됐다.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는 이날 오전 11시, 코스닥 매도 사이드카는 오후 1시 5분에 발동됐다.
사이드카는 선물가격이 전일 종가 대비 5%(코스피), 6%(코스닥) 이상 급등하거나 급락한 채 1분 이상 지속될 때 현물시장에 대한 영향을 최소하하기 위해 주식시장의 선물과 현물 매매를 5분간 중단시키는 제도다.
아시아 증시도 패닉에 휩싸였다.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2.40% 하락한 3만1458.42를 기록했다. 이날 하락 폭은 3836포인트가 밀렸던 1987년 10월 20일 블랙먼데이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이날 종가는 지난 1월 4일 기록한 종가 기준 올해 최저치인 3만3288.29를 하회한 것이다.
일본의 종합주가지수인 토픽스(TOPIX) 또한 전 거래일 대비 12% 넘게 하락 마감하면서 1987년 이래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장중 오사카증권거래소는 토픽스 선물 거래를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서킷 브레이커를 발동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따르면 토픽스 선물 거래에 대한 서킷 브레이커 발동은 동일본 대지진 직후인 2011년 3월 15일 이후 처음이다.
대만가권지수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8.35%(1807.21) 하락한 1만9830.88로 장을 마쳤다. 이는 57년 이래 최대 낙폭이다. 지수 자체는 지난 4월 23일 이후 3개월 반 만의 최저치다.
이날 증시 폭락의 직접적인 이유는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다. 미국은 지난 주말 제조업 지표가 악화되고 실업률이 3년 만에 최대치로 올라서는 등 경제 감속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추가 하락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미국발 경제 침체 우려와 더불어 ‘이스라엘-이란 전쟁’ 가능성 등 중동 긴장이 고조되면서 글로벌 주식 매도세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추가 변동성 확대(하락)가 불가피하나 바닥을 찾아가는 흐름은 나타날 것으로 판단한다”며 “어려운 상황이나 차분하게 시기를 엿볼 필요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찬 바람 불면 배당주’라던데…배당수익률 가장 높을 기업은
2수험생도 학부모도 고생한 수능…마음 트고 다독이길
3‘동양의 하와이’中 하이난 싼야…휴양·레저 도시서 ‘완전체’ 마이스 도시로 변신
4불황엔 미니스커트? 확 바뀐 2024년 인기 패션 아이템
5최상위권 입시 변수, 대기업 경영 실적도 영향
6보험사 대출 늘고 연체율 올랐다…당국 관리 압박은 커지네
7길어지는 내수 한파 “이러다 다 죽어”
8"좀비버스, 영화야 예능이야?"...K-좀비 예능2, 또 세계 주목받을까
9킨텍스 게임 행사장 ‘폭탄테러’ 예고에...관람객 대피소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