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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사다리’ 여전하다...코넥스 시장 활성화 방안은

[위기의 코넥스]②
신속 이전상장 제도 개편…코스닥行 지원
투자자 보호·코넥스 기업 지원 강화 등

한국거래소 사옥 전경. [사진 한국거래소]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코넥스 시장이 갈수록 침체되면서 시장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 등은 코넥스 시장이 하는 초기 기업의 ‘성장 사다리’ 역할에 대한 지원 의지가 여전하다는 입장이다. 상장 유인을 제고해 중소기업 신규상장을 유도하고, 일반 투자자에게 생산적·안정적인 신규 투자수단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1000억원 규모의 ‘1차 스케일업 펀드’에 이어 올해 7월 ‘2차 코넥스 스케일업 펀드’의 조성이 완료됐다. 해당 펀드는 총 2600억 규모의 자금 지원을 위한 투자처를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넥스 스케일업 펀드는 코넥스 상장 추진 기업 및 기상장기업 등 주로 국내 중소·중견기업에 투자하는 유동성 지원 펀드다. 투자한 코넥스 기업이 코스닥에 이전상장할 경우, 매도하고 신규 기업에 재투자하는 식이다. 코넥스 시장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부터 금융당국에서 추진해 왔다.

이 펀드는 지난 2017년 이익미실현 기업에 대한 특례 상장(일명 테슬라 요건) 등 코넥스 시장을 거치지 않고 바로 코스닥에 상장할 수 있도록 하는 우회 제도가 도입되면서 생긴 부작용으로 인해 조성됐다. 우회 상장에 따라 코넥스 시장의 필요성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코넥스시장부 관계자는 “자금조달 창구나 길이 전체적으로 막혔다면 문제지만 그렇지 않다”며 “코넥스 시장 쪽으로 오기 위한 문의도 꾸준하다”고 말했다.

그는 “코넥스 시장에 오는 기업들은 사실 계속 머물러 있기보다 준비를 해서 코스닥으로 가는 게 목적”이라며 “창업 초기 기업은 역량이 아무래도 부족하기 때문에 거래소에서 이전상장·공시 체계 구축·회계 컨설팅 등의 지원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넥스 지원 기조 변함없어…“옥석 가리기는 필요”

‘성장 사다리’ 여전하다...코넥스 시장 활성화 방안은

앞서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2022년 1월 ‘코넥스 시장 활성화 방안’을 통해 ▲신규상장 확대 ▲투자자 불편 해소 ▲코넥스 기업 지원 강화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우선 신규상장 확대를 위해 코넥스 기업이 보다 쉽게 코스닥 시장으로 옮겨갈 수 있도록 신속이전상장 제도를 개편했다. 현행 영업이익 10억원, 매출 증가율 20% 등의 요건에서 매출 증가율을 10% 포인트(p) 경감하기로 했다. 또 재무 요건 적용을 배제하고 시가총액 및 유동성 평가로 이전상장이 가능한 경로를 신설했다.

코스닥 예비 상장기업 중 영업성과, 재무안정성 측면에서 일정 수준을 하회하는 기업은 코넥스 경유를 유도한다. 코넥스에 경유토록 해 검증 기간을 두고, 공시 등 투자자 보호 제도를 사전에 경험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상장 유지 부담도 완화했다. 일정 규모 이하 기업에 대해 내부회계관리제도 감사 면제를 추진하고, 경과실로 인한 불성실공시는 코스닥 상장 심사 시 미반영하기로 했다. 또 지정자문인 수수료 부담을 합리화하고, 상장 10년 경과 시 거래를 정지하는 장기 잔류법인 관리제도는 모든 기업에서 재무구조 부실기업에만 적용키로 했다. 

투자자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기본예탁금(3000만원 이상)·소액투자 전용계좌 제도도 폐지했다. 기본예탁금 규제가 코넥스 시장 거래 부진과 유동성 부족을 야기한다는 시장의 평가를 보완하기 위해서다. 또한 코넥스 기업 지원 강화를 위해 코넥스 스케일업 펀드를 조성·투자하고, 코넥스 기업 역량 강화를 체계적·종합적으로 지원한다는 내용 등을 담았다.

경영투명성, 내부통제 등 관련 이전상장 정례 컨설팅을 제공하고, 코스닥 이전상장 시 상장심사·신규상장수수료 등을 면제해 주기로 했다. 코넥스에 상장한 지 1년이 경과하고 지정자문인의 추천이 있는 경우에는 기술특례 상장 시 복수에서 단수 기술평가로 완화키로 했다.

이 밖에 코넥스 기업에 대해 공시체계 구축 컨설팅과 실무자 교육, 내부회계관리제도 컨설팅 등을 제공한다. 최고경영자(CEO) 정기 간담회, 교육 기회 제공을 통해 네트워크 형성 기회도 마련한다.

현재도 한국거래소 측은 코넥스 시장에 대한 정책적인 지원 기조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상장기업으로서 적합한지, 또 투자자 보호에 문제가 없는 기업인지 등의 검토는 더 꼼꼼히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지금 상장하려는 기업들이 많지만 벤처캐피탈(VC)업계도 옥석 가리기를 하고 있고, 거래소 역시 심사를 하는데 아무 기업이나 올릴 수 없다”며 “상장과 관련해 무분별하게 기업을 올리거나, 너무 오랫동안 상장 폐지 절차가 진행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는 만큼 정부와 함께 현재 관련 사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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