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성장 멈추자...해외 영토 확장 나선 K-베이커리
[상생에 발 묶인 K-베이커리]②
제과점 출점 제한 5년 연장…국내 점포 수 ‘제자리걸음’
파리바게뜨·뚜레쥬르 해외 매장 1000개 돌파
[이코노미스트 이혜리 기자] 대기업 프랜차이즈 빵집의 골목상권 침해를 제한하는 ‘제과점업 상생 협약’의 연장이 확정됐다. 대기업 베이커리의 신규 출점 점포 수를 늘리고, 수도권 내 중소빵집과 거리 제한을 소폭 줄이는 등 협약의 규제 내용이 기존보다 다소 완화되기는 했다. 그러나 대기업 제과업계에서는 유의미한 제도 완화인지 의문이란 입장이다. 여전히 규제로 인해 국내 사업 확장엔 한계가 있어 업계는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려 성장동력을 찾는 등 돌파구 마련에 나서고 있다.
5년 더…업계 “상생 협약, 실효성 의문”
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 6일 동반성장위원회와 대한제과협회를 비롯한 국내 제과·제빵업계는 ‘제과점업 대·중소기업 상생 협약식’을 개최하고, 상생 협약을 5년 연장하기로 했다. 지난 2013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된 후 제과점업은 상생 협약을 통해 대기업 빵집 브랜드의 출점을 제한해 왔다. ‘동네 빵집’을 보호한다는 취지에서다.
이번 협약식을 통해 오는 2029년까지 협약 기간이 연장됐다. 협약에 따르면 기업 제과업계는 매년 전년도 말 점포 수의 5% 이내에서 신규 출점이 허용되고, 신규 출점 시 기존 중소빵집과 수도권은 400m, 그 외 지역은 500m 거리 제한을 준수해야 한다. 기존 점포 수 2% 이내에서 5% 이내로 변경됐고 수도권에 한해 기존 500m에서 400m로 규제가 완화됐다.
기존보다 규제가 완화되기는 했지만, 업계에선 대기업 베이커리 업계가 체감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업계에선 이런 규제가 다변화된 베이커리 시장 환경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이 때문에 국내 대표 베이커리 프랜차이즈인 SPC그룹의 파리바게뜨와 CJ푸드빌의 뚜레쥬르의 국내 점포 수는 제자리걸음 수준이다. 파리바게뜨의 국내 매장 수는 2013년 3220개에서 지난해 3428개로, 10년간 6.4% 늘어나는 데 그쳤다. 뚜레쥬르도 규제를 받은 이듬해인 2014년 매장 1264개에서 지난해 1321개로 4.5% 증가하는 데 그쳤다. 대표 프랜차이즈 업종인 편의점들이 매년 1000개 이상 매장을 늘리는 것과 대조적이다.
‘K-베이커리’ 확대 가속화
베이커리 업체들은 성장이 가로막힌 국내 대신 해외에서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미국, 유럽 등에서 점포 수를 늘리며 외형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들어 해외 점포 수도 눈에 띄게 성장 중이다. SPC에 따르면 파리바게뜨의 해외 매장 수는 2021년 430개, 2022년 440개, 2023년 540개, 2024년 580개(8월 기준)로 급증했다. 뚜레쥬르의 해외 매장 수도 2021년 337개, 2022년 368개, 2023년 443개, 올해 460개(8월 기준)로 꾸준히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다. 양사의 해외 매장 수가 올해 1000여 곳을 넘어선 것이다.
매장이 늘면서 매출 또한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파리바게뜨는 지난해 해외에서 5347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2017년 이후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2022년(4500억원)과 비교하면 1년 만에 20% 성장했다. 뚜레쥬르는 2022년 1349억원이었던 매출이 지난해 1696억원으로 25.7% 오르며 역대 가장 많은 해외 매출을 기록했다.
제과점업 상생 협약이 맺어지면서 양 사의 해외 진출은 초기에만 해도 국내 시장 성장 한계에 따른 돌파구였다. 하지만 K-푸드의 위상이 높아지고, K-베이커리만의 경쟁력을 갖추면서 해외 진출은 자연스러운 수순이 됐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 국내에서도 이미 매장이 출점할 만큼 한 상태”라며 “해외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인정받고, 현지 수요도 높아 해외로 확장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SPC그룹은 현재 전 세계 11개국에서 59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인 파리바게뜨를 본격적으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올해 말레이시아 조호르바루에 완공될 할랄전용공장, 지난해 맺은 중동지역 국가 진출을 위한 MOU를 바탕으로 성장을 가속화할 계획이며, 미국 중국 등 G2 국가에서 가맹사업도 공격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또 유럽시장 내 가맹사업 모델을 적극 테스트해 다른 유럽 국가로 진출 확대를 도모할 방침이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5년 더…업계 “상생 협약, 실효성 의문”
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 6일 동반성장위원회와 대한제과협회를 비롯한 국내 제과·제빵업계는 ‘제과점업 대·중소기업 상생 협약식’을 개최하고, 상생 협약을 5년 연장하기로 했다. 지난 2013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된 후 제과점업은 상생 협약을 통해 대기업 빵집 브랜드의 출점을 제한해 왔다. ‘동네 빵집’을 보호한다는 취지에서다.
이번 협약식을 통해 오는 2029년까지 협약 기간이 연장됐다. 협약에 따르면 기업 제과업계는 매년 전년도 말 점포 수의 5% 이내에서 신규 출점이 허용되고, 신규 출점 시 기존 중소빵집과 수도권은 400m, 그 외 지역은 500m 거리 제한을 준수해야 한다. 기존 점포 수 2% 이내에서 5% 이내로 변경됐고 수도권에 한해 기존 500m에서 400m로 규제가 완화됐다.
기존보다 규제가 완화되기는 했지만, 업계에선 대기업 베이커리 업계가 체감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업계에선 이런 규제가 다변화된 베이커리 시장 환경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이 때문에 국내 대표 베이커리 프랜차이즈인 SPC그룹의 파리바게뜨와 CJ푸드빌의 뚜레쥬르의 국내 점포 수는 제자리걸음 수준이다. 파리바게뜨의 국내 매장 수는 2013년 3220개에서 지난해 3428개로, 10년간 6.4% 늘어나는 데 그쳤다. 뚜레쥬르도 규제를 받은 이듬해인 2014년 매장 1264개에서 지난해 1321개로 4.5% 증가하는 데 그쳤다. 대표 프랜차이즈 업종인 편의점들이 매년 1000개 이상 매장을 늘리는 것과 대조적이다.
‘K-베이커리’ 확대 가속화
베이커리 업체들은 성장이 가로막힌 국내 대신 해외에서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미국, 유럽 등에서 점포 수를 늘리며 외형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들어 해외 점포 수도 눈에 띄게 성장 중이다. SPC에 따르면 파리바게뜨의 해외 매장 수는 2021년 430개, 2022년 440개, 2023년 540개, 2024년 580개(8월 기준)로 급증했다. 뚜레쥬르의 해외 매장 수도 2021년 337개, 2022년 368개, 2023년 443개, 올해 460개(8월 기준)로 꾸준히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다. 양사의 해외 매장 수가 올해 1000여 곳을 넘어선 것이다.
매장이 늘면서 매출 또한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파리바게뜨는 지난해 해외에서 5347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2017년 이후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2022년(4500억원)과 비교하면 1년 만에 20% 성장했다. 뚜레쥬르는 2022년 1349억원이었던 매출이 지난해 1696억원으로 25.7% 오르며 역대 가장 많은 해외 매출을 기록했다.
제과점업 상생 협약이 맺어지면서 양 사의 해외 진출은 초기에만 해도 국내 시장 성장 한계에 따른 돌파구였다. 하지만 K-푸드의 위상이 높아지고, K-베이커리만의 경쟁력을 갖추면서 해외 진출은 자연스러운 수순이 됐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 국내에서도 이미 매장이 출점할 만큼 한 상태”라며 “해외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인정받고, 현지 수요도 높아 해외로 확장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SPC그룹은 현재 전 세계 11개국에서 59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인 파리바게뜨를 본격적으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올해 말레이시아 조호르바루에 완공될 할랄전용공장, 지난해 맺은 중동지역 국가 진출을 위한 MOU를 바탕으로 성장을 가속화할 계획이며, 미국 중국 등 G2 국가에서 가맹사업도 공격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또 유럽시장 내 가맹사업 모델을 적극 테스트해 다른 유럽 국가로 진출 확대를 도모할 방침이다.
기존의 진출 지역인 범 이슬람 국가 인니-말레이를 중심으로 한 동남아시아·중동 국가 내 할랄시장을 향한 성장도 본격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2033년까지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카타르·쿠웨이트·바레인 등 중동과 아프리카 12개국에 진출할 계획도 추진 중에 있다. SPC그룹 관계자는 “신규 국가 진출을 확대하고 글로벌 생산기지를 확충하는 등 더 적극적인 글로벌 사업을 펼칠 것”이라고 했다.
뚜레쥬르는 북미와 동남아시아를 신성장 동력으로 점찍었다. 2030년 뚜레쥬르 미국 1000호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5년엔 미국 조지아주에 연간 1억개 이상의 생산능력을 갖춘 공장을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미국 내 뚜레쥬르 가맹점 비율은 90% 이상으로, 앞으로도 가맹 사업 위주로 확대해 갈 예정이다. 베이커리 산업이 보편화되지 않은 동남아 시장의 경우 카페형 베이커리 콘셉트를 최초로 도입, 프리미엄 브랜드로 포지셔닝하고 있다. CJ푸드빌 관계자는 “해외 진출 후 성과를 나타낸 것이 오래되지 않아 성장세를 보이는 시장 위주로 집중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산업부 "美 통상 환경 변화에도 기회 있다...위기 줄일 것"
2백종원, 연돈볼카츠 점주들과 상생간담회..."최근 매출 124% 성장"
3에잇퍼센트, 창립 10주년 기업 백서 발간…스페셜 이벤트도 주목
4 고려아연, 일반공모 유상증자 철회
5김병환 금융위원장, 폴란드에 ‘K-금융’ 수출 본격 지원
6NH투자증권, 2025 전망 ‘NH INVESTMENT FORUM’ 개최
7 '음주 뺑소니' 가수 김호중 1심 징역 2년 6개월
8신한투자증권, ‘신한 금융시장 포럼’ 개최
9한투운용 ACE 커버드콜 ETF 3종, 개인 순매수 합산액 2500억원 돌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