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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에도 이어진 폭염…정신건강에 이렇게 해롭다고?

기온 1도 오를때 우울감 13%↑
고온 노출, 정신건강 악화로 병원입원 늘려

추석인 지난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복궁을 찾은 시민들이 양산을 쓰고 폭염 속 진행되는 수문장 교대식을 관람하고 있다. 이날 서울 기온은 9월 중순 추석 기온으로는 이례적인 30도를 훌쩍 넘어 한여름을 방불케 했다.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김윤주 기자] 올해 역대급 폭염이 한반도를 덮치면서 기후변화가 건강을 크게 해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무더위는 추석 연휴까지도 이어졌다. 추석 당일인 17일 대부분 지역의 한낮 기온이 30도가 넘었고, 전남 곡성과 경남 진주가 최고 38도까지 치솟는 등 역대 가장 무더운 추석으로 기록됐다.

전문가들은 폭염에 따른 건강 위기가 온열질환에 그치지 않고, 정신질환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본다. 폭염이 스트레스를 고조시켜 공격성을 부르고 정신 질환을 악화시킨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최근 이런 기온 상승이 정신질환 중 하나인 우울증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도 제시됐다.

18일 가톨릭의대 예방의학교실, 서울대 보건대학원, 부산대 의생명융합공학부 공동 연구팀이 국제기분장애학회(ISAD) 공식 학술지(Journal of Affective Disorders)에 발표한 논문을 보면, 지역사회건강조사(2021년)에 참여한 21만9187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기온 상승과 우울증 위험 사이에 이런 연관성이 관찰됐다.

연구팀은 연구 대상자가 사는 지역의 연평균 기온이 과거 평년기온(1961~1990년)보다 얼마나 높은지 조사하고, 이 차이가 각 응답자의 우울 증상에 미치는 영향을 살폈다. 그 결과 거주 지역의 연평균 기온이 과거 평년 기온보다 1도 높아질 때마다 우울 증상 호소 응답률은 13%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변화로 상승한 특정 지역의 기온이 주민들의 우울 증상을 높이는 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는 게 연구팀의 해석이다.

폭염이 정신질환으로 인한 병원 입원에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도 있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연구팀이 2003∼2013년 사이 국내 6대 도시(서울·인천·대전·대구·부산·광주)에서 있었던 폭염과 정신질환 사이의 상관관계를 분석해 국제학술지 '종합환경과학'(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에 발표한 논문(2018년)을 보면, 고온 노출이 정신건강 악화로 인한 입원을 늘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총 11년의 조사 기간에 기온이 상위 1%에 해당하는 29.4℃ 이상을 폭염으로 정의하고, 같은 기간 정신질환에 의한 응급실 입원 16만6579건에 미친 영향을 살폈다.

이 결과 정신질환으로 입원한 환자의 14.6%가 폭염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 중에서도 65세 이상 노인은 이런 비율이 19.1%로, 젊은 층보다 상대적으로 고온에 더 취약함을 보여줬다.

폭염이 원인으로 추정되는 정신질환 비율은 불안이 31.6%로 가장 컸으며, 이어 치매 20.5%, 조현병 19.2%, 우울증 11.6%로 집계됐다.

고온에 지나치게 노출된 신체가 체온조절의 한계점을 초과하면서 스트레스 호르몬 증가와 체온조절 중추의 이상 등을 일으켜 정신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과도한 열기와 습도가 우울증 발생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게 연구팀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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