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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기준금리 ‘빅컷’에 한은 10월 금리인하 전망 ‘솔솔’

커지는 ‘인하 압력’ 더해 물가안정·내수 부진도 인하 근거 뒷받침
집값 상승‧가계대출 등 관건…집값·대출 계속 뛰면 11월 이후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박관훈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4년6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p) 인하(빅컷)하면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요국들의 통화정책 전환(피벗)이 이어질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10월 이후 기준금리 인하에 나서기 위해서 집값과 가계대출 진정세가 우선돼야 한다는 관측이다.

연준은 9월 17∼18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정책금리(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5.25∼5.50%에서 4.75∼5.0%로 0.5%p 낮췄다. 연준의 금리인하는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당시였던 2020년 3월 이후 처음이다. 사실상 4년 반 만에 글로벌 경제·금융을 좌우하는 미국의 통화정책 기조가 긴축에서 완화로 돌아섰다. 

연준의 빅컷으로 한은은 금리인하 압박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피벗의 가장 큰 전제 조건인 물가안정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8월 소비자물가지수(114.54) 상승률(전년동월대비)은 2.0%로, 2021년 3월(1.9%) 이후 3년 5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이창용 한은 총재 역시 지난달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도 “물가안정 측면에서는 기준금리 인하를 충분히 고려할 수 있는 시기가 됐다”고 말했다.

또한 한은은 경기를 고려한 피벗 필요성에 공감하는 모습이다. 한은은 최근 발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고물가·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내수의 핵심 부문인 민간소비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며 “2020년 말 대비 올해 8월 말 생활물가 누적 상승률은 16.9%로 고령층이나 저소득가구 등 취약계층 구매력이 더 크게 위축됐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보고서에서 한은은 향후 기준금리 인하 시기·속도를 결정하는 데 가장 중요하게 고려할 요인으로 금융안정 리스크(위험)와 함께 성장 흐름을 꼽았다. 하지만 최근 들썩이는 집값과 빠르게 불어나는 가계대출 탓에 금융안정이 충족되지 않은 상태다.

특히 8월 사상 최대 증가 폭(+8조2000억원)을 기록한 은행권 가계대출 급증세는 뚜렷하게 꺾이지 않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실제로 9월 12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대출 포함) 잔액은 570조8388억원으로, 8월 말(568조6616억원)보다 2조1772억원 늘었다.

더구나 상환을 고려하지 않은 5대 은행의 주택구입 개별 주택담보대출 신규 취급액은 이달 들어 9일까지 3조645억원으로 집계됐다. 일 평균 3405억원에 이른다. 8월 4012억원 보다 15% 적지만 7월 3861억원 이나 6월 3617억원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없다.

일각에서는 가계대출 관련 지표가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지 않을 경우, 한은이 빠르게 금리인하에 나서기가 어려울 것으로 관측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10월에도 가계부채·부동산·환율 여건이 좋지 않을 경우, 한은은 11월 이후로 인하를 미룰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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