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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환 한은 금통위원 “비둘기지만…10월 결정 아직도 모르겠다”

집값 데이터 더 살펴야…아직 인내중
미국 0.5%p 빅컷은 ‘선제적 움직임’
환율은 통화정책 의사결정 비중 줄어

9월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신성환 한국은행 금통위원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 한국은행]
[이코노미스트 김윤주 기자] “10월 (금통위에서) 어떤 결정을 하게 될 지 저도 모르겠습니다.”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신성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털어놓은 심경이다. 현재 통화정책 결정의 어려움을 한 문장으로 보여주는 발언이다. 자타공인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로 통하는 신 위원조차, 주택시장의 위험 상황을 지켜보며 금리인하 적정시기를 고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꺾이는 집값?…추세 판단 어려워
이날 신 위원은 향후 통화정책 관련 주요 현안을 주제로 강연했다. 우선 신 위원은 “간담회 시점이 매우 예민해 부담이 된다”고 운을 뗐다. 한은은 내달 11일 10월 기준금리 결정 금통위를 앞둔 상황이다. 한은이 9월 금통위를 쉬어가는 사이,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빅컷’(0.5%p 기준금리 인하)을 했다. 이에 10월 한은의 결정에 더욱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신 위원은 ‘뜨거운 감자’인 주택시장에 대한 의견을 내놨다. 주택 가격은 최근 기준금리 결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가계부채 등 금융안정 상황과 맞물려 있는 중요한 참고 지표이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5% 상승했다. 직전주 0.07% 상승한 것보다 상승폭이 축소된 것이다. 

신 위원은 “아파트 매매가격은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올해 초부터 반등하다 최근 들어 꺾였다”면서 “문제는 집값 꺾이는게 추세적인지, 일시적인지는 워낙 판단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주택은 가격에 올라가는 성향이 생겼을 때 방치하면 상당기간 가격이 올라갈 가능성이 높은 것이 특징”이라며 “주택 가격의 상승을 견인하는 모멘텀이 약화됐지만, 이는 아직 초기로 판단이 쉽지 않아 조금 더 데이터를 살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사진 연합뉴스]

금융안정 고려…금통위, 어려움의 연속
이날 신 위원은 ‘비둘기’임을 자처했다. 그는 “저는 대표적인 비둘기다. 지난 경험·트레이닝·담당 분야 등을 보면 ‘마이크로 금융’에 조금 더 비중이 있다”며 “이에 어려운 시장상황이 더 눈에 많이 들어오고, 금융시장 취약계층 문제 등도 저한테는 다른분들보다 더 큰 무게로 다가온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7월 물가와 내수의 관계를 보면 당연히 금리를 지금상태로 유지할 이유가 없지만, 전혀 예기치 않은 변수 집값, 금융안정으로 이어지는 이슈가 등장하면서 급하게 브레이크가 걸린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저는 비둘기인데 금리를 내리고 싶지 않겠냐”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험이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에 상당히 어렵지만 인내심을 갖고 지켜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 위원은 통화정책의 어려움에 대해서도 토로했다. 그는 “통화정책은 아시다시피 경제정책 무차별적으로 영향을 주기에 강력하지만 무디다”며 “특정 섹터에 타깃하기 어렵지만, 현재는 특정부문이라고 할 수 있는 주택 문제가 위험으로 부각된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이 부분에 특화된 정책 대안을 먼저 쓰고, 금리정책을 쓰는게 순서적으로 맞다”며 “7월 이후 금통위는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결정이) 어렵고 힘들었고, 아직도 힘든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 한국은행 전경. [사진 김윤주 기자]

최근 미국의 ‘빅컷’에 대해서는 선제적 움직임이라고 판단했다. 신 위원은 “한국과 미국은 상황이 다르다”며 “우리나라가 선제적으로 하지 못하는 것은 (집값 등) 위험요인이 크게 부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최근 환율 상황에 대해선 그는 “지금은 환율을 일종의 ‘위기에 대한 시그널’이라고 보기보단, 시장에서의 수요공급에 움직이는 시장변수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외환보유고, 거주자의 해외투자자산이 충분하고, 국민연금의 해외투자자산 비중도 엄청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중앙은행은 환율의 급격한 변동시에 그 변동성을 완화시켜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이는 환율은 개인적인 통화정책 의사결정에 레이더에서 비중이 줄어든지 꽤 됐다는 의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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