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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신 없었던 현대차 인도 IPO ‘흥행 성공’…큰 손 막판 베팅

기관투자자 청약률 200% 넘어
인도증시 사상 최대 규모 조달

현대차 인도법인. [사진 EPA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현대자동차 인도법인의 기업공개(IPO)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인도 증시 상장을 위한 청약 일정 마지막 날 청약률 200%를 넘겼다. 개인투자자 청약은 저조했으나, 기관투자자들이 막판에 대거 뛰어들었다. 현대차 인도법인의 상장은 2024년 인도 최대 규모이자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큐모의 IPO가 될 전망이다.

18일 인도 뭄바이증권거래소(BSE)에 따르면 현대차 인도법인 IPO 마감 결과 공모 주식 수의 2.39배에 달하는 청약이 이뤄지며 물량이 완판됐다. 증거금은 총 55억1000만 달러(약 7조56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본사 모기업은 지분 17.5%를 매각할 예정이다. 주식거래는 오는 22일에 시작된다.

앞서 14일 현대차 인도법인은 앵커투자자들에게 주식 9억8940만달러(1조3441억원)어치를 매각했다. 이 중 싱가포르 정부·블랙록이 7730만달러, 피델리티가 7650만달러어치를 각각 인수했다.

하지만 15일~16일 청약률이 40% 수준을 기록하면서 우려를 낳았다. 개인투자자들이 적극 나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인도 시장 규정에 따르면 IPO 전체 공모 주식의 90% 이상의 청약이 이뤄져야 상장이 진행된다. 

다행히 막판 반전에 성공했다. 17일 ‘큰 손’ 기관투자자들이 대거 뛰어들면서다. 현지 자산운용사 등에 따르면 기관투자자 배정 물량 2830만주에만 1억720만주가 몰려 6.9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다만 최종일까지도 개인 투자자 청약률은 50%에 미달했다. 

공모 청약에 성공하면서 현대차 인도법인 최종 공모가격은 희망 가격 상단인 주당 1865~1960루피(약3만~3만1500원)로 정해졌다. 이로써 현대차 인도법인은 가치가 약 190억달러(26조원)로 평가되고, 33억달러(약 4조5000억원)를 조달하게 됐다. 이는 인도 증시 사상 최대 규모다. 

로이터는 “현대차 인도법인의 상장은 지난해 25억달러를 조달했던 인도 생명보험공사 IPO 기록을 뛰어넘는 인도 사상 최대 규모의 IPO가 될 것”이라며 “전 세계적으로는 지난 7월 진행된 리니지의 51억달러 규모 IPO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라고 설명했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인도에서 매출 기준 두 번째로 큰 자동차업체다. 현대차그룹은 1996년 인도법인을 설립했다. 이후 1998년 9월 남부 타밀나두주(州) 첸나이공장에서 첫 모델 쌍트로를 생산하며 인도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현대차는 IPO를 통해 조달한 금액을 현지 공장 생산능력 확대 등에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기존 첸나이 1·2공장에 2022년 미국 제네럴모터스(GM)으로부터 인수한 푸네 공장(탈레가온 공장)을 내년부터 본격 가동해 연간 100만대 생산 체제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현대차는 탄탄한 자금력을 앞세워 인도 공장에서 만드는 모든 차량을 수출할 수 있는 생산 체제를 구축할 방침이다. 인도공장을 전 세계 신흥국에 차를 수출하는 전진 기지로 활용하는 전략이다.

IDBI 캐피털의 분석가들은 “현대차 인도법인은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를 중심으로 대형차와 안전성을 중시하는 현지 소비자들을 공략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 인도 시장 점유율 2위인 현대차는 SUV 라인업 확대 이외 내년 초 자사 최초의 인도산 전기차를 출시하고, 2026년부터는 가솔린 모델 최소 2종을 내놓을 계획이”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증권가도 현대차 인도법인 IPO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키움증권은 이날 현대차에 대해 '강력 매수'(Strong Buy) 의견과 목표가 37만원을 제시했다. 인도법인 IPO에 대한 기대가 아직 주가에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키움증권은 현대차 인도법인의 IPO가 본사 기업가치까지 재평가될 수 있는 거대한 변화라고 봤다. 신윤철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국에서는 상장사의 해외법인(지분율 100%)이 현지 증시에 직상장했던 사례가 없었던 만큼 아직 학습효과가 형성돼 있지 않은 단계"라며 "사업부 물적분할 후 동일 증시에 상장시키는 이른바 '중복 상장'과 혼동하는 경우가 여전히 많은 이유도 이에 기인한다"고 짚었다. 이어 "현대차 현 주가에는 아직 IPO 기대감이 충분히 반영돼 있지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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