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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로 5시간, 알 보라크로 2시간...KTX와 닮은 듯 다른 아프리카 ‘최초 고속철’

[여기는 모로코]④
2018년 11월 개통한 모로코 알 보라크
월드컵 앞둔 모로코, 추가 노선 확장 공사도

아프리카 ‘최초 고속철’ 알보라크 [사진 박세진 기자]
[모로코(탕헤르)=이코노미스트 박세진 기자] 탕헤르에서 카사블랑카로 향하기 위해 ‘알 보라크’에 몸을 싣는다. 알 보라크는 모로코 항구도시 탕헤르와 수도 라바트, 산업 허브 카사블랑카를 잇는 고속철이다. 이 열차는 약 350km에 달하는 모로코의 대서양 연안을 따라 달린다.

알 보라크는 지난 2018년 11월 개통했는데, 아프리카 최초 고속철이다. 프랑스의 2층 짜리 떼제베(TGV) 유로 듀플렉스의 개선 제품이기도 하다. 이 열차는 우리나라의 KTX와 동일한 역할을 맡는다. KTX는 지난 2004년 개통했다.

탕헤르에서 카사블랑카 까지 차량으로 이동할 경우 약 5시간 이상 소요된다. 알 보라크를 이용할 경우 약 2시간이 걸린다. 3시간 이상의 시간을 벌 수 있는 셈이다. 알 보라크의 시속은 320km다. 세계에서 빠른 열차 순위 중 6위다. 우리나라 ktx는 시속 305km로 8위다.

열차의 1층은 마주 보는 형식의 4개 좌석으로 구성됐다. 2층은 정면을 바라보는 일반 열차 좌석과 동일하다. 한가지 특별한 점도 있다. 바로 식당 칸이다. 알 보라크의 2층에는 음식을 주문 할 수 있는 별도의 식당칸이 존재했다. 이곳에서 사람들은 창밖 풍경을 바라보며 음식을 섭취했다. 

알보라크 2층 식당칸에서 근무하고 있는 타릭이 미소를 띠고있다. [사진 박세진 기자]
2층 식당칸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타릭은 “2층 식당칸의 경우 별도의 입장료는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며 “누구든 식당칸에서 자유롭게 음식을 섭취할 수 있다. 여행객들은 이곳에서 바깥 풍경을 감상하며 음식을 섭취하곤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ktx에는 별도의 식당칸이 없다. 초기 운영 시 ktx 산천에 한해 식당칸이 존재했으나, 이용률이 낮고 운영 효율성이 떨어져 더는 식당칸을 운영하지 않고 있다. 다만, 이를 대체할 자동판매기가 구비돼 있어 차이점을 보여준다.

알 보라크의 객실 등급은 1등칸과 2등칸 2단계로 나뉘어져 있다. 이는 ktx의 일반 객실, 특실과 동일하다. 탕헤르-카사블랑카 기준 2등칸의 가격은 224디르함(약 3만1350원), 1등칸은 364디르함(약 5만900원)의 가격으로 형성돼 있다.

한편 모로코 정부는 알 보라크 개통을 시작으로 고속철 노선 확장에 더욱 힘을 싣고 있다. 그 배경에는 ‘플랜 레일 모로코 2040’(Plan Rail Morocco 2040) 중장기 철도 인프라 확장 계획이 있다. 해당 계획은 모로코의 경제 발전 및 교통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최근 모로코 국가 철도청(ONCF)이 발주한 고속철도 건설 사업의 관리용역을 프랑스·모로코 컨소시엄이 수주했다. 이번 사업은 기존 183km의 탕헤르~케니트라 구간에서 라바트, 카사블랑카를 거쳐 마라케시까지 총 430km를 연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번 알 보라크 노선 확장 사업은 오는 2029년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모로코가 오는 2030년 스페인과 포르투칼과의 월드컵 공동 개최를 앞두고 있어서다. 

모로코 관광청 관계자는 “모로코가 오는 2030년 월드컵 공동 개최를 예정하고 있는 만큼, 이를 위한 인프라 확장 공사가 이뤄지고 있다. 철도 노선 확장도 이 중 하나”라며 “노선 확장 공사는 이르면 2029년 마무리 돼 2030년 개통을 시작할 것으로 관측된다”고 설명했다.
카사블랑카에 위치한 카사 보야지역 전경. [사진 박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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