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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친구 채용 지시'...대한체육회장, 경찰 수사 받는다

정부 점검단, 대한체육회 비위 혐의 발견
불법채용에 금품수수, 배임에 욕설 논란까지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지난달 22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정부가 10일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을 비롯한 간부와 직원 등 8명의 비위 혐의를 발견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국무조정실 정부합동공직복무점검단은 이날 체육회 직원부정채용(업무방해), 물품 후원 요구(금품 등 수수), 후원 물품의 사적 사용(횡령), 예산 낭비(배임) 등의 비위 혐의 확인 사실을 밝혔다.

점검단에 따르면, 이 회장은 충북 진천에 있는 국가대표선수촌 직원으로 자기 자녀의 대학 친구인 A씨를 부당 채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직위는 선수촌 내 훈련 관리 업무를 하는 자리로서 기존에 ▲국가대표 경력 ▲2급 전문스포츠지도자 자격 등이 요건으로 설정돼 있었다. 하지만, 이 회장은 선수촌 고위 간부에게 이력서를 전달하고, 국가대표 경력과 2급 전문스포츠지도자 자격 등의 자격 요건 완화를 여러 차례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회장은 자격 요건 완화 시 연봉 하향 조정이 필요하다는 내부 보고를 묵살했고, 요건 완화를 반대하는 채용 부서장을 교체하기도 했다.

결국 요건이 완화된 상태로 채용 공고가 이뤄져 A씨가 최종 채용됐다.

아울러 점검단은 이 회장의 승인 하에 한 스포츠종목단체 B회장에게 선수 제공용 보양식과 경기복 구매 비용을 대납하게 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관련 진술에 따르면 B 회장은 이 회장과 오랜 친분이 있는 사이로, 올해 초 이 회장에게 파리올림픽 관련 주요 직위를 맡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B 회장은 실제로 희망했던 직위를 맡았으며 지난 8월 물품 구매 비용으로 약 8000만원을 대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회장은 마케팅 수익 물품을 회장실로 배당받아 배부 대장 등에 기록하지 않고 지인 등에게 제공하거나, 다른 부서에 배정된 후원 물품을 일방적으로 회장실로 가져와 사적으로 사용한 혐의도 받는다.

점검단은 평창올림픽 마케팅 수익 물품 중 휴대전화 20대를 포함해 총 6300만원 상당의 물품을 회장실로 받아 지인에게 제공한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3500만원 상당의 신발·선글라스를 회장실로 가져와 이중 1600만원 상당의 물품을 직접 사용하거나 방문객들에게 제공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또 98명으로 구성된 파리올림픽 참관단에 체육계와 관련 없는 지인 5명을 포함하도록 추천했으며, 이들에게 애초 계획에 없었던 관광 등의 특혜를 제공했다.

참관단 담당자들은 입장권 405매(1억8700만원)를 선구매하고, 이후 필요 없게 된 입장권 75매(3215만원)의 환불 조처를 하지 않는 등 체육회의 예산 부적정 관리와 낭비 실태도 이번 점검을 통해 드러났다.

이 회장은 체육회 직원 등에게 상습적으로 욕설과 폭언을 해왔으며, 국정감사 증인 출석을 회피할 목적으로 긴급성이 떨어지는 지방 일정을 진행한 사실도 확인됐다.

점검단 관계자는 “점검결과를 수사기관에 이첩하고, 주무부처에도 통보해 의법조치토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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