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후루 송? 대박날 줄 몰랐죠”...인기 숏츠 뒤엔 ‘숏폼 MCN’ 있다 [이코노 인터뷰]
[숏폼 2막 시대]③ 박창우 순이엔티 대표
국내 첫 틱톡 공식 MCN사로 숏폼 시작
올해 매출 지난해 대비 40% 성장 전망
[이코노미스트 라예진 기자] “제가 선배 맘에 탕탕 후루후루, 탕탕탕 후루루루루” (서이브, 마라탕후루) “달디달고 달디달고 달디단 밤양갱 밤양갱” (비비, 밤양갱)
두 곡은 지난해 소셜미디어네트워크(SNS)를 휩쓸고 국민적 인기를 얻은 곡이다.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 두 곡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숏폼 전문 기업과 협업해 SNS 알리기 작업을 했다는 것. 대대적인 인기를 끈 두 곡은 모두 순이엔티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해 숏츠 콘텐츠로 재해석됐다. 숏폼 전문 기업 순이엔티는 각 곡의 포인트를 잡아 대중에게 공감받을 수 있는 숏츠를 SNS 인플루언서들과 제작하고 이를 SNS에 게시하며 곡을 알렸다. 큰 인기를 끈 두 곡의 관련 숏츠를 SNS에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이유다.
이처럼 숏폼이 MZ세대에게 주요 소비 콘텐츠로 자리매김하면서 숏폼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기업들이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국내 숏폼 업계 중심에 있는 순이엔티의 박창우 대표를 만나 현재 진행 중인 사업부터 성공하는 숏츠 노하우 등을 물었다.
“숏폼 회사로 도약하게 된 계기는 2018년 글로벌 IT기업인 바이트댄스로부터의 연락이었죠. 바이트댄스가 숏폼 동영상 플랫폼인 틱톡을 한국에 첫 론칭하면서 한국에서 공연 기획을 하고 있던 순이엔티로 연락을 한 거예요. 틱톡에 올라오는 영상 콘텐츠의 질적 관리를 위해 콘텐츠 기획력이 뛰어난 기업과 계약을 하고 싶다는 것이었죠. 그렇게 저희(순이엔티)는 2019년 국내 최초의 틱톡 공식 MCN 파트너와 미디어렙사로 선정되고 숏폼 전문 기업으로 바뀌게 된 거죠. 지금 생각하면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웃음)”
부천국제영화제 개폐막식, 아시아드라마 어워즈, 두바이-kon 등의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한 순이엔티의 기획력을 눈여겨본 바이트댄스가 순이엔티를 틱톡 MCN사로 발탁한 것이다. 그 후 공연 기획사에서 숏폼 전문 기업으로 바뀌면서 순이엔티는 지난해 매출 100억원을 돌파하고 올해는 지난해 대비 40% 성장한 매출액을 예측하고 있다. 직원 수는 지난해 초 30명에서 현재는 120명까지 늘어났다. 소속 크리에이터(인플루언서) 역시 100명이 넘는다.
박 대표는 순이엔티의 빠른 성장에는 팔로우 수가 많은 크리에이터를 다수 보유했기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광고 수익이 대부분인 숏폼 사업에서 안정적인 홍보 효과를 낼 수 있는 크리에이터들의 팔로우 수는 중요하다”며 “현재 소속 크리에이터 중에는 틱톡 팔로우 1000만명 팔로우를 지닌 사람은 10명이 넘고 유튜브 1000만명 구독자를 보유한 사람은 2명이 있다”고 설명했다.
조회 수가 높은 인기 숏폼을 제작하는 노하우를 묻는 질문에는 크게 웃으며 답했다. “아무도 몰라요. SNS에서는 어떤 숏폼이 언제, 어떻게 인기를 끌지 예상하기 어려워요. 올해 국민적인 인기를 끈 탕후루 곡 역시 저희는 숏츠를 만들면서도 이렇게 큰 인기를 받을 거라고 상상도 못했어요. 놀라운 일이었죠. 어떤 콘텐츠가 뜰지 모르니, 결국에는 많은 콘텐츠를 그리고 팔로우 수가 많은 크리에이터들이 콘텐츠를 공유하고 알리는 것이 중요하겠죠.”
이어서 그는 인기 숏츠들의 공통점에 대해서 말했다. “대중에게 사랑받는 숏츠들의 공통된 특징은 있어요. 짧은 영상이기에 순간적으로 사람들에게 영상을 각인시킬 수 있는 매력적인 음악이 있다는 것이죠. 직관적이고 트렌디한 배경음악 선정 작업이 중요해요.”
SMA 인수부터 순샵 플랫폼까지
순이엔티는 숏폼 사업을 기반으로 유튜브 영상 제작도 운영하고 있다. 20~30분 분량의 긴 영상이 유튜브 채널의 주된 영상이지만, 본 영상을 짧게 편집해 보여주는 숏츠 카테고리도 따로 있기에 유튜브에서도 순이엔티 역량이 발휘되는 것이다. 순이엔트가 제작하는 대표적인 유튜브 채널로는 가수 김범수가 진행하는 ‘김범수 KIM BUM SOO’ 채널이다. 이 채널은 구독자 44만8000명을 보유하고 있다.
이외에도 확장한 사업은 다양하다. 지난해 순이엔티는 신발 브랜드 ‘SMA’를 인수한데 이어 올해는 쇼핑 플랫폼 ‘순샵’을 오픈했다. 모두 다른 카테고리의 사업처럼 보이지만, 모두 숏폼 크리에이터 비즈니스를 기반으로 한다.
박 대표 설명이다. “대중에게 멋진 외형을 보여야 하는 크리에이터들은 키높이 신발을 즐겨 신는다. 과거에는 깔창도 여럿 까는 친구도 봤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크리에이터들 사이에서 자주 보이는 신발이 눈에 띄었다. 바로 SMA 신발이었다. 키높이 신발이지만 디자인이 예쁘고 무게가 가벼워 착용감이 편해 크리에이터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던 것이다. 또 알아보니 이 신발은 이 같은 특징 때문에 무대에서 춤을 추는 아이돌과 그 백댄서 사이에서도 인기였다. 키가 커 보이면서도 가벼운 신발, 이는 대중들에게도 통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인수를 결심했다. 크리에이터들이 실제로 신는 신발이기 떄문에 크리에어터 중심의 SNS 홍보도 가능했다.”
순샵은 숏폼을 통해 제품을 알리고 판매하는 쇼핑 플랫폼인데, 이때 숏폼은 크리에이터들이 제작한다. 또 특징으로는 크리에이터 한 명당 한 브랜드만 담당한다는 것이다. 보통 인기 있는 크리에이터가 돈이 되는 여러 브랜드 제품을 다수 홍보하는데, 순이엔티는 일대일 매칭이라는 시스템을 내세워 실제 크리에이터가 사용하고 지지하는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더 확고히 한다.
박 대표는 숏폼 비즈니스 사업은 무궁무진하며, 숏폼 인기 역시 사그라들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크리에이터들을 기반으로 한 순이엔티만의 플랫폼 사업을 하는 것이 궁극적 목표”라며 “숏폼 인기는 절대 쉽게 없어지지 않을 거예요. 롱폼을 보던 사람은 숏폼을 볼 수 있어도 반대로 숏폼을 보던 사람이 다시 롱폼만을 보기는 어렵거든요”라고 말했다.
그는 해외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순이엔티는 현재 홍콩 법인을 운영 중이고, 싱가포르 전문 회사는 국내에서 운영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베트남 법인은 설립 중이고 미국, 태국, 말레이사, 일본 법인 설립도 계획 중이다. 박 대표는 “국가 장벽이 없는 SNS 숏폼 시장에서 글로벌 진출은 당연한 일이죠. 해외 구독자, 팔로워가 없다면 지금과 같은 대형 인플루언서들이 탄생할 수 없어요. 그만큼 외국에서도 힘이 있기에 해외 사업도 자신 있어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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