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이병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후 보편관세 정책을 시행할 경우 우리나라의 대(對)미 수출이 최대 13.1%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이 최대 0.46%, 10조60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산업연구원은 이런 내용이 담긴 ‘트럼프 보편관세의 효과 분석 : 대미 수출과 부가가치 효과를 중심으로’ 보고서를 26일 발표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 대통령 선거운동 시절부터 각국에 10~20%, 중국에는 60% 보편관세 도입을 시사해왔다. 보호무역주의 기조를 확대해 미국의 영향력을 극대화 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만약 미국이 중국을 제외한 미국의 수입상대국에 10%, 중국은 60%의 관세를 부과할 경우,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은 9.3%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인 우리나라를 포함해 멕시코·캐나다에는 10%, 중국은 60%, 그 외 국가들에 20%의 관세를 부과할 경우 우리나라 대미 수출은 10.7%가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멕시코·캐나다에는 10%, 중국은 60%, 한국을 포함한 그 외 국가들에 20%의 관세를 부과한다면 우리나라의 수출 감소 효과는 13.1%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다. 

보고서는 “상대가격 변화로 인해 수출국간 대체 효과가 일부 발생했지만, 수입시장 축소로 인한 시장규모 효과를 모두 상쇄하지는 못해 대미 수출이 감소했다”고 전했다. 보편관세로 수입품 가격이 오르며 미국이 다른 나라 제품으로 대체하려고 해도, 미국 내 수입 자체가 줄어드는 효과가 더 컸다는 것이다.

업종별로는 자동차 산업이 보편관세에 대한 영향을 크게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멕시코·캐나다에는 10%, 중국은 60%, 한국을 포함한 그 외 국가들에 20%의 관세를 물린다는 최악의 상황이 온다면 자동차 업종은 최대 13.6% 수출 감소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평가다. 

우리나라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4.7~8.3% 수출 감소 효과가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다. 다른 산업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타격이 적었는데, 이는 시장규모 효과가 상대적으로 작은 반면 수출국간 대체효과가 크기 때문이라는 게 보고서 설명이다. 

보편 관세 최악의 상황(멕시코·캐나다 10%, 중국 60%, 한국 등 20% 보편관세 부과)이 현실화 하면 우리나라 GDP는 대미 수출 감소로 최대 0.46% 10조6000억원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분석이 기업의 생산기지 이전 등 투자 유출 효과는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을 고려하면 실제 GDP 감소 영향은 더 클 수 있다.

보고서는 “미국의 FTA 체결국으로서 보편관세 부과 예외국 또는 차등 부과국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외교적 대응이 절실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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