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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 핫플’ 성수동에 은행 모여든 사연은?[김윤주의 금은동]

‘팝업스토어’ 이젠 유통업계 전유물 아냐
은행 성장기반 ‘2030세대’ 잠재고객 유인

금융‧은행 산업이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변화에는 디지털 전환·글로벌 확장 등 내부 목표는 물론, 주요국 금리인상 등 외부 요인도 영향을 끼칩니다. 업계 내에선 횡령, 채용 비리와 같은 다양한 사건들도 발생합니다. 다방면의 취재 중 알게 된 흥미로운 ‘금융 은행 동향’을 ‘김윤주의 금은동’ 코너를 통해 전달합니다. [편집자주]

지난 23일 서울 성수동에 마련된 카카오뱅크 ‘Holiday in 모임아지트’ 팝업스토어 프로그램 체험 인증 사진. [사진 김윤주 기자]
[이코노미스트 김윤주 기자] ‘MZ(밀레니얼+Z) 세대 핫플’로 통하는 성수동에 은행이 떴다. 은행들이 ‘팝업스토어’를 마련해 2030세대 공략에 나선 것이다. 그간 팝업스토어는 유통업계 전유물로 여겨졌지만, 최근 들어 금융권에서도 팝업스토어를 마케팅에 활용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지난 14일부터 25일까지 성수동 카페 ‘쎈느’에서 ‘Holiday in 모임아지트’ 팝업을 운영하고 성황리에 마쳤다. 해당 팝업은 카카오뱅크 인기 상품 ‘모임통장’을 주제로 진행됐다. 개장 이후 하루 평균 1000명 이상이 방문하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오픈 시간인 낮 12시가 되기 전임에도 건물 앞에는 ‘오픈런’ 방문객들의 대기줄이 생기는 등 문전성시를 이뤘다는 후문이다.

카카오뱅크는 대표 상품인 ‘모임통장’ 주요 고객인 MZ세대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성수동에서 팝업을 운영했다. 특히 이벤트가 진행되는 카페 ‘쎈느’는 성수역 지하철 출구와도 가깝고, 성수동 내 문화공간들과 인접해 있어 유동인구가 많은 장소다.

팝업 공간은 1층 52평·2층 81평 규모로, 스태프 30명이 곳곳에서 프로그램 안내와 체험을 도왔다. ‘모임 아지트’는 총 5가지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2층에서 1층으로 움직이며 각 프로그램을 체험하는 코스다. 포토 부스에서 사진을 찍어 방문을 기록하거나, 젊은 세대에서 유행하는 ‘모루인형’ 만들기 등의 체험 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끌었다.

모임아지트 팝업스토어 현장 관계자는 “오픈 이후 날이 갈수록 사람들이 많이 찾았다”며 “SNS 등을 통해 입소문이 나면서 찾는 사람도 많아지고, 외국인들도 방문해 카카오뱅크 앱을 깔고 팝업에 입장했다”고 설명했다.

[제공 하나은행]

앞서 지난 7월에는 하나은행이 성수동을 찾았다. 하나은행은 7월 5일부터 14일까지 성수동 소재 ‘엠엠성수’에 팝업스토어 ‘성수 달달팩토리’를 운영했다. 하나은행은 이곳에서 급여를 받는 모든 손님에게 매달 특별한 혜택을 주는 금융상품 ‘달달하나 통장’을 알렸다. 

해당 팝업 방문객들은 달달한 디저트 생산라인의 일일 신입사원이 돼 체험 프로그램과 이벤트에 참여했다. 자신만의 ‘커스터마이징 키링’도 만들고, 프로그램 종료 후에는 ATM에서 ‘체험용 달달하나 통장’으로 가상의 급여를 받았다. 이를 통해 최고 연 3.0%의 우대 금리와 생활쿠폰 등 ‘달달하나 통장’의 다양한 금융 혜택을 자연스럽게 경험했다. 팝업스토어 등을 통한 마케팅 에 힘입어 50만 계좌 한정으로 판매하는 ‘달달하나 통장’의 판매 종료가 임박했다는 후문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달달팩토리 팝업은 접수 시작 하루 만에 사전 예약이 전체 마감되는 등 단순 금융권 이벤트를 넘어서는 뜨거운 인기로 주목 받았다”며 “‘달달하나 통장’ 상품을 시각화 해 체험이 가능하게 함으로써 행사 종료 이후 은행 내부적으로도 평가가 좋았다”고 설명했다. 

이외에 NH농협은행도 지난해 11월 성수동에서 ‘NH올원뱅크 신선놀음’ 팝업스토어를 통해 방문객들이 은행 앱 ‘NH올원뱅크’를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이처럼 은행들이 특정 주제로 단기간 운영되는 팝업스토어를 오픈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은행들은 팝업스토어에서 자사의 특정 상품이나 서비스를 홍보하고, 체험 프로그램·굿즈 등을 제공해 마케팅 효과를 노렸다.

특히 트렌드에 민감한 20~30대가 자주 방문하는 성수동에 팝업스토어를 선보이는 것은 이들을 잠재 고객층으로 유입시키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MZ세대로 불리는 이들은 향후 은행의 핵심 소비층이자, 충성고객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팝업스토어는 타 업권 대비 보수적이고 딱딱하게만 느껴질 수 있는 이미지에서 탈피할 수 있는 계기다. 팝업스토어를 통해 대면 접점을 만들고 고객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것이다. 대면 영업점이 없는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의 경우, 팝업 장소는 고객과 직접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은행권 관계자는 “성수동은 MZ세대들이 가장 선호하는 상권 중 한 곳으로 ‘팝업스토어의 성지’로 불린다”면서 “은행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2030세대 젊은 고객, 잠재 고객들에게 상품·서비스를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설명했다.
김윤주의 금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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