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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국내증시 상반기 요동칠 것 “패닉셀은 금물…중장기적 접근 필요”

[2025년 증권 시장 전망]⑤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
“싼 구간에 있다는 판단 하에 투자는 경계”
“펀더멘탈·모멘텀 확인 후 신중히 접근해야"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 [사진 신인섭 기자]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국내외 경기 불확실성에 정국 불안까지 겹치며 2025년 상반기 국내 증시는 변동성이 심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기업의 펀더멘탈(기초체력)과 모멘텀(상승동력)을 잘 판단해 중장기적인 시각으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선테장은 최근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를 통해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언제 해소될지와 환율 변동성 추이에 따라 시장의 복잡도를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에 더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월 20일 취임 이후 어떤 정책을 펼칠지 여부 등에 따라 시장 불확실성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이벤트들이 있더라도 기업들이 기본적으로 이익이 늘어나는 국면이면 자본시장은 펀더멘털에 수렴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괜찮다”며 “하지만 문제는 우리나라 기업들의 이익 추정치가 계속 하향 조정되고 있다는 것이다”고 짚었다.

황 센터장은 “2025년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와 더불어 미국·중국 간의 무역 갈등이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대미 수출 비중이 20%로 높은 국내 특성상 반도체와 자동차 등 관세 이슈로 노이즈가 있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황 센터장은 ‘패닉셀’(공황매도)은 지양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2025년 이익 추정치가 높은 기업들과 그러한 기업들 중 낙폭이 과대한 기업들을 선별해서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상반기, 국내외 불확실성으로 변동성↑…“패닉셀 지양”

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 조절 시사에 대해서는 “연준이 생각하는 것보다 물가가 안 떨어질 수 있지만 물가보다 주목해야 하는 게 고용지표”라며 “미국 고용부분이 계속 둔화하고 있는데 인계점에 다다르면 안정화를 위해 금리 인하가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황 센터장은 올해 유망업종에 대해 “미국 체감경기 개선 시 코스피 내 반도체를 제외한 주도 업종으로 자동차·기계·소프트웨어·조선·지주·상사(방산)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해당 업종들은 2020년 이후 미국 체감경기 변화에 대한 이익 추정치 변화 및 주가 수익률 민감도가 반도체보다 더 높아진 업종들”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반도체 쪽은 올해에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그는 “디램(DRAM) 가격 상승 폭이 축소되면서 주가 및 업황의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 시그널 확인됐다”며 “2025년 업황은 2~3분기 수급 밸런스가 관건이지만, 이는 확인까지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반도체·전기전자는 인공지능(AI) 수혜 여부가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봤다. 그는 “2024년에 이어 2025~2026년에도 AI 관련 서버 투자가 테크의 핵심”이라며 “이에 따라 AI 관련 수혜 가능한 업체들에 대한 선별적 투자 전략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2차전지 분야에 대해 “전기차 판매량 등 주요 지표는 바닥을 찍고 회복 가능성이 높으나 주가 측면에서는 실적 추정치 하향 조정 및 가격 부담을 고려할 때”라며 “현재의 지표 바닥 시그널만으로는 주가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또 그는 “미국 외 유럽, 신흥국 등 경기 상황이 좋지 않고, 금리를 인하하고 있는 분위기다”며 “달러인덱스(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비교한 지수)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이어 “환율이 떨어질 만한 요인이 크게 없다”며 “국내 기업들이 지금 비상 경영을 하는 상황에서도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부분들도 고려해야 하는 등 힘든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국내 주식이 단순히 ‘싼 구간에 있다’는 판단하에 투자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황 센터장은 “펀더멘털, 모멘텀을 보고 들어가야지 주가가 많이 빠졌다고 사는 건 아니다”며 “이익 증가율이 확 올라간다든지, 어떤 경기 변수가 확 좋아진다든지 이런 모멘텀이 붙어야 주가 기대를 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반면 2025년 미국 주식 시장은 긍정적일 것이란 전망이다. 황 센터장은 “결국 2025년 이익을 얼마나 내는지가 중요하다”며 “아무리 주가가 올라도 2025년 미국 기업들의 이익이 더 좋아지면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은 싸져서 주식 가격이 안 비싸지는 결과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2025년 S&P500 주당순이익(EPS) 추정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가 약 15 %정도인데, 만약 트럼프가 법인세를 인하하면 EPS가 20%도 가능하다”며 “이익이 많이 증가하면 미국 시장은 프리미엄이 붙는다”고 설명했다.

미 증시 ‘긍정적’…“이익을 얼마나 내는지가 관건”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 [사진 신인섭 기자]

특히 2025년에도 빅(Big)6를 중심으로 한 테크 섹터가 시장 대비 강한 이익 성장을 이어갈 것이란 예상이다. 황 센터장은 “Big6의 이익 전망치는 계속 상향 조정되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며 “특히 차세대 AI를 비롯한 다양한 기술 혁신을 바탕으로 외형 성장 모멘텀(상승동력)을 강화하고 적극적인 비용 통제와 생산성 개선을 통해 이익 증가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황 센터장은 중국 시장을 비롯한 인도·베트남 등 신흥시장에 대한 투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중국 시장은 상반기보다는 하반기 내수 쪽에서 좀 턴어라운드가 예상되고, 화장품 등 중국 관련 소비주에 주목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인도 증시에 대해서는 장기적 관점에서 비중 확대 의견을 유지했다. 황 센터장은 “인도 증시는 단기적인 펀더멘털 우려에 외국인 자금 이탈이 심화되고 있으나, 제조업 모멘텀 관점에서 트럼프 2기에 따른 수혜가 클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한 베트남 증시는 투자 의견 중립을 제시했다. 그는 “베트남 경제에서 수출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트럼프가 중국 우회 수출을 차단하기 위해 베트남에도 고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수출 차질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마지막으로 황 센터장은 “2025년은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시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상반기 때는 가급적이면 좀 보수적인 관점에서 투자를 하는 게 맞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테마주’나 ‘밈 주식’(온라인상에서 입소문을 타 개인투자자의 눈길을 끄는 주식)을 경계해야 한다”며 “주식을 사더라도 실제 기업의 펀더멘털에 입각해 저평가된 좋은 기업을 잘 선별해서 중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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