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금융 회장 신년사 키워드는 ‘불확실성 대응‧신뢰회복’
[새 각오 다진 금융사]①
격변의 시대 위기 극복 한 목소리
바닥 친 신뢰, 올해가 마지막 기회
[이코노미스트 김윤주 기자] 2025년 을사년(乙巳年)을 맞아 국내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금융의 회장들이 저마다 신년사를 내고 새해 각오를 다짐했다. 취임 3년차를 맞이한 양종희 KB금융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신년사에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한 각오를 담았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오는 3월 임기 종료 앞뒀다. 차기 하나금융 회장직의 향방은 가늠키 어렵지만, 추후 하나금융의 미래 방향성을 제시했다. 이 가운데 각 사 수장이 한 목소리를 낸 신년사 키워드는 ‘불확실성 대응’, ‘신뢰회복’이다.
금융사 수장의 신년 진단…“불확실성 증대 격변의 시대”
2일 신년사를 낸 4대금융 회장들은 올해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신년사에는 올해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면 도태될 수 있다는 인식이 기저에 깔려 있었다. 이 가운데 금융사 회장들은 ‘신뢰 회복’을 통해 고객 중심 경영 전략을 펼치자고 강조했다.
양종희 회장은 올해를 ‘그 어느때 보다 예측하기 어려운 혼돈과 격변이 예상되는 한 해’로 정의했다. 또한 양 회장은 “대내외 불안정성이 확대되고, 우리 사회의 다양한 갈등요소들로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진옥동 회장은 “올해는 신한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내수 부진 및 수출 둔화, 대외 불확실성 증가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도전적인 경영환경이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이어 진 회장은 “초고령사회로의 진입, 산업 생태계의 변화 앞에서 우리는 일류(一流)신한의 과제를 완성해 가야 한다”며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서 밝힌 주주 및 시장과의 약속도 성공적으로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함영주 회장은 “지속적인 경기침체와 대내외 환경의 불확실성 증대, 그리고 인구 고령화와 저출생 같은 사회 구조적 문제가 맞물려, 우리 앞에 놓인 상황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함 회장은 “올해는 하나금융그룹이 출범한 지 20주년이 되는 해”라며 “백년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한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현재의 위기상황을 엄중히 인식하고, 그 누구보다 절박한 심정으로 달려 나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종룡 회장 역시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매우 중요한 시기”라며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도 강한 대응력을 유지하고, 신뢰받는 금융그룹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임 회장은 이를 위해 올해 지주사 전반을 ‘비상경영 체제’로 운영하겠다는 경영 전략도 제시했다.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 ‘신뢰’…“마지막 기회”
올해 신년사에서 특히 눈에 띄는 키워드는 바로 ‘신뢰 회복’이다. 지난해 금융업계에선 각종 금융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이에 고객 신뢰는 바닥을 쳤고, 내부통제 강화는 금융사의 일순위 과제로 떠올랐다.
우리금융은 신년사를 통해 남다른 각오를 내비쳤다. 우리금융은 지난 한 해 100억원대 횡령과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의혹 등 금융사고로 가장 큰 고비를 겪었다. 임 회장은 올해 신년사 전문에서 ‘신뢰’라는 단어를 12번 언급하며 강조했다.
임 회장은 “취임 이후 내부통제 체계에 사각지대가 없도록 여러 제도와 시스템을 실효성 있게 개선하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뼈아픈 사고로 우리를 믿고 성원한 고객님들께 심려를 끼쳤다”고 돌아봤다. 그는 “임직원들 또한 자긍심에 상처를 입었다”며 “우리 고객님과 주주님, 임직원 여러분께 회장으로서 정말 안타깝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임 회장은 “하지만 이대로 멈춰 절벽 끝에 계속 서 있을 수 없다”며 “신뢰가 훼손된 우리금융을 더 단단한 신뢰의 기반 위에 바로 세우는 것은 지금 우리가 해야만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그는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절박한 심정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겠다는 비상한 각오로 신뢰 회복을 위한 발걸음을 내디뎌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양 회장은 “KB는 고객과 시장의 불안감을 상쇄시킬 있도록 ‘견고한 신뢰와 안정감’을 보여줘야 한다”며 “어떠한 환경변화에도 KB는 고객과 시장에 변함없는 가치를 돌려드릴 수 있다는 믿음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 회장은 내부통제를 신한의 핵심 경쟁력으로 정착시키겠다는 복안이다. 그는 “지난해 내부통제에 역점을 두고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였지만, 고객과 사회의 눈높이에 부족한 점이 있었다”며 “올해는 보다 실질적인 내부통제 체계가 구동될 수 있도록 관리 감독·평가·모니터링 전반을 꼼꼼히 살피고 임직원 윤리의식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진 회장은 “금융은 고객과 사회의 신뢰를 기반으로 상호작용하는 생태계”라며 “따라서 금융인은 개인이나 회사의 이익이 아닌 고객의 신뢰를 최고의 가치로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함 회장은 내부통제 강화와 신뢰 회복을 업(業)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초체력이라고 언급했다. 함 회장은 “위기 극복을 위해선 기본적이고 본질적인 요소에 충실해야 한다”며 “특히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엄격한 내부통제, 효율적인 비용 집행으로 내실을 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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