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드라이브 건 이정애 LG생건 사장, 실적 개선 속도 낼까
신년사에서 “M&A 통해 북미 시장과 젊은 세대 공략 집중”
취임 후 체질 개선·소규모 M&A했지만…보다 공격적인 전략 필요
[이코노미스트 윤형준 기자] 이정애 LG생활건강 사장은 대표 취임 이후 2년 동안 체질 개선과 소규모 인수합병(M&A)을 통해 새로운 변화를 모색해 왔다. 그러나 그간의 실적 성과를 고려할 때, 더욱 과감한 M&A와 전략적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이에 이 사장은 올해 더욱 적극적인 M&A로 LG생활건강의 활력을 되찾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지난 2일 이 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경쟁력 있는 최고의 제품을 개발하는 열정과 차별적 미래 가치를 만들어내는 몰입으로 LG생활건강의 저력을 입증하는 한 해를 만들자”고 밝혔다.
또 이 사장은 M&A를 필두로 한 ‘비유기적 성장’(Inorganic Growth)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MZ(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자) 세대와 알파 세대(2010년대 초∼2020년대 중반 출생자) 고객에 기반을 둔 브랜드 M&A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며 “미래 성장성과 수익 기여도가 미흡한 사업에 대해서는 강도 높은 효율화로 사업의 내실을 다지겠다”고 밝혔다. 이는 향후 LG생활건강에서 보다 공격적인 M&A 전략을 전개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 사장은 지난 2022년 12월 LG생활건강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당시 이 사장은 18년이나 대표 자리를 지켜 온 차석용 부회장이 물러난 자리에 올라서며 주목받았다. 차 부회장 취임 이후 성장가도를 달리던 LG생활건강은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정책의 직격탄을 맞으며 2021년 4분기부터 하락세로 돌아서며 흔들리기 시작했다. 바로 이때 구원투수로 분위기 쇄신을 위해 이 사장이 LG그룹 사상 처음 여성 전문경영인으로 발탁된 것이다.
이 사장은 취임 초기부터 조직의 비효율적인 사업 부문을 정리하고 체질 개선에 집중해 왔다. 그 노력의 일환으로 국내 가맹점 사업을 철수하고 일부 사업 부문의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적 선택이었던 셈이다.
또한 이 사장은 2023년 9월 색조 화장품 브랜드 ‘힌스’(hince)를 보유한 비바웨이브의 지분 75%를 약 425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취임 후 첫 번째 M&A 사례로, 일본 시장에서의 입지 강화를 목표로 한 결정이었다. 하지만 이는 이전 경영진 시절 대규모 글로벌 M&A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소규모에 그쳤다. 차 회장의 경우 18년 동안 28건의 M&A를 진행한 바 있다.
하지만 이 사장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LG생활건강의 성적표는 그다지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3분기 매출 1조7136억원, 영업이익 106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9%, 영업이익은 17.4% 감소했다. 특히 북미와 중국 시장에서의 판매 부진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화장품 부문은 글로벌 경쟁 심화와 소비 둔화로 인해 타격을 입었으며, 생활용품 부문 역시 원자재 가격 상승과 경기 침체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반면, 경쟁사인 아모레퍼시픽은 같은 기간 매출 1조681억원, 영업이익 750억원을 시현하며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11%, 영업이익이 160% 증가하는 등 대조적인 성과를 보였다. 이는 아모레퍼시픽의 적극적인 M&A와 현지화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지난 2023년 10월 말 북미·유럽 등에서 인지도가 높은 코스알엑스를 완전 인수한 효과가 시간이 지나 빛을 발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2021년 코스알엑스 지분 취득 후 아모레퍼시픽의 북미 매출은 989억원(2021년)에서 3562억원(2024년 3분기)으로 세 배 넘게 늘었다. LG생활건강도 실질적으로 북미 매출을 늘릴 수 있는 M&A를 적극적으로 할 숙제가 생긴 셈이다.
정한솔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 내 K-뷰티가 하나의 카테고리로 자리 잡아가며 가성비 구매를 추구하는 MZ 세대를 중심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며 “아마존 유통과 함께 미국의 스킨케어 시장 성장까지 맞물리며 한국 화장품의 제품력이 인정받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신년사에서 이 사장도 “(올해) 최우선 순위는 미주 시장”이라며 “아마존을 중심으로 한 온라인 채널에서의 저변 확대 등 속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여기에 LG생활건강 관계자는 “LG생활건강은 오랫동안 M&A를 통해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왔다”며 “단순히 신년사의 새로운 방향이 아니라, 회사의 꾸준한 기조이며, 적절한 매물이 있다면 이를 적극적으로 인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최근 몇 년간의 경영 환경 변화로 인해 대형 M&A 건수를 늘리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뷰티 업계 관계자는 “LG생활건강이 2021년까지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폭발적으로 성장했지만, 2022년부터는 대내외 환경이 어려워지며 공격적인 M&A가 어려워졌다”며 “또한 재무구조가 탄탄한 편이긴 하나 불확실성이 커진 시장 상황에서 현금을 비축하는 것이 기업 입장에서는 더 나은 전략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 2일 이 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경쟁력 있는 최고의 제품을 개발하는 열정과 차별적 미래 가치를 만들어내는 몰입으로 LG생활건강의 저력을 입증하는 한 해를 만들자”고 밝혔다.
또 이 사장은 M&A를 필두로 한 ‘비유기적 성장’(Inorganic Growth)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MZ(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자) 세대와 알파 세대(2010년대 초∼2020년대 중반 출생자) 고객에 기반을 둔 브랜드 M&A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며 “미래 성장성과 수익 기여도가 미흡한 사업에 대해서는 강도 높은 효율화로 사업의 내실을 다지겠다”고 밝혔다. 이는 향후 LG생활건강에서 보다 공격적인 M&A 전략을 전개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 사장은 지난 2022년 12월 LG생활건강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당시 이 사장은 18년이나 대표 자리를 지켜 온 차석용 부회장이 물러난 자리에 올라서며 주목받았다. 차 부회장 취임 이후 성장가도를 달리던 LG생활건강은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정책의 직격탄을 맞으며 2021년 4분기부터 하락세로 돌아서며 흔들리기 시작했다. 바로 이때 구원투수로 분위기 쇄신을 위해 이 사장이 LG그룹 사상 처음 여성 전문경영인으로 발탁된 것이다.
이 사장은 취임 초기부터 조직의 비효율적인 사업 부문을 정리하고 체질 개선에 집중해 왔다. 그 노력의 일환으로 국내 가맹점 사업을 철수하고 일부 사업 부문의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적 선택이었던 셈이다.
또한 이 사장은 2023년 9월 색조 화장품 브랜드 ‘힌스’(hince)를 보유한 비바웨이브의 지분 75%를 약 425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취임 후 첫 번째 M&A 사례로, 일본 시장에서의 입지 강화를 목표로 한 결정이었다. 하지만 이는 이전 경영진 시절 대규모 글로벌 M&A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소규모에 그쳤다. 차 회장의 경우 18년 동안 28건의 M&A를 진행한 바 있다.
하지만 이 사장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LG생활건강의 성적표는 그다지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3분기 매출 1조7136억원, 영업이익 106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9%, 영업이익은 17.4% 감소했다. 특히 북미와 중국 시장에서의 판매 부진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화장품 부문은 글로벌 경쟁 심화와 소비 둔화로 인해 타격을 입었으며, 생활용품 부문 역시 원자재 가격 상승과 경기 침체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반면, 경쟁사인 아모레퍼시픽은 같은 기간 매출 1조681억원, 영업이익 750억원을 시현하며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11%, 영업이익이 160% 증가하는 등 대조적인 성과를 보였다. 이는 아모레퍼시픽의 적극적인 M&A와 현지화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지난 2023년 10월 말 북미·유럽 등에서 인지도가 높은 코스알엑스를 완전 인수한 효과가 시간이 지나 빛을 발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2021년 코스알엑스 지분 취득 후 아모레퍼시픽의 북미 매출은 989억원(2021년)에서 3562억원(2024년 3분기)으로 세 배 넘게 늘었다. LG생활건강도 실질적으로 북미 매출을 늘릴 수 있는 M&A를 적극적으로 할 숙제가 생긴 셈이다.
정한솔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 내 K-뷰티가 하나의 카테고리로 자리 잡아가며 가성비 구매를 추구하는 MZ 세대를 중심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며 “아마존 유통과 함께 미국의 스킨케어 시장 성장까지 맞물리며 한국 화장품의 제품력이 인정받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신년사에서 이 사장도 “(올해) 최우선 순위는 미주 시장”이라며 “아마존을 중심으로 한 온라인 채널에서의 저변 확대 등 속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여기에 LG생활건강 관계자는 “LG생활건강은 오랫동안 M&A를 통해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왔다”며 “단순히 신년사의 새로운 방향이 아니라, 회사의 꾸준한 기조이며, 적절한 매물이 있다면 이를 적극적으로 인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최근 몇 년간의 경영 환경 변화로 인해 대형 M&A 건수를 늘리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뷰티 업계 관계자는 “LG생활건강이 2021년까지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폭발적으로 성장했지만, 2022년부터는 대내외 환경이 어려워지며 공격적인 M&A가 어려워졌다”며 “또한 재무구조가 탄탄한 편이긴 하나 불확실성이 커진 시장 상황에서 현금을 비축하는 것이 기업 입장에서는 더 나은 전략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LH, 청년·신혼부부 등 대상 매입임대주택 2천814가구 청약 접수
2미래에셋증권, 법무법인 태평양과 MOU 체결…패밀리오피스 서비스 강화
3MLB 핵잠수함도 못 피한 고물가…김병현 햄버거집 억대 손해 '폐업'
4정의선 “도전과 불확실성 때문에 위축될 필요 없어”
5"삼성, TV에도 AI기술 더해"...CES 개막 전 '삼성 퍼스트 룩 2025' 진행
6환율 폭등에도 늘었다...12월 외환보유액 '4156억달러'
7CJ제일제당, 웰니스·가성비 잡은 설 선물세트 260여종 선보인다
8“형님 먼저, 아우 먼저”...‘농심라면’ 다시 나온다
9“모두 다 이뤄져라”...아성다이소, ‘별별소원 시리즈’ 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