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고용강세에 금리인하 기대감↓…뉴욕 증시도 긴장
美증시 강세론자 “올해 금리인하 없을 수도”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작년 말 미국의 고용지표가 예상 밖의 강한 모습을 보이면서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금리인하 기대감이 후퇴하면서 증시 강세를 주도해온 대형 기술주들도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10일(현지시간) 미 국채 수익률이 급등하고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1%대 약세로 마감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96.75p(포인트)(-1.63%) 내린 41938.45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91.21포인트(-1.54%) 내린 5827.0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317.25포인트(-1.63%) 하락한 19161.63에 각각 마감했다.
미 노동부는 지난해 12월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가 전월 대비 25만6000명 증가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15만5000명)를 큰 폭으로 웃도는 수치다. 실업률도 작년 11월 4.2%에서 12월 4.1%로 하락했다.
이날 고용지표는 미국 노동시장이 강한 모습을 지속하고 있다는 경제에 좋은 소식이다. 하지만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당분간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금리 하락을 기대하고 있던 금융시장에는 부담으로 작용했다.
미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이날 오전 고용지표 발표 직후 4.79%까지 고점을 높이며, 지난 2023년 11월 초 이후 1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미국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3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이날 뉴욕증시 마감 무렵 4.95%로 전장보다 3bp 상승했다. 30년물 국채 수익률은 이날 고용보고서 발표 직후 장 중 한때 5%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금리인하 기대감이 멀어지면서 증시도 출렁였다. 지난해 미국 증시 상승을 이끈 대형 기술주들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기술기업 7곳을 가리키는 ‘매그니피센트7’(M7)은 메타를 제외하고 모두 하락했다. 엔비디아는 3.00%, 애플은 2.41% 하락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도 1%대 하락세를 보였다.
앞서 지난해 하반기 월가 안팎에서 미 노동시장이 급격히 냉각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고, 이는 연준이 지난해 9월 전격적으로 ‘빅컷’(0.50%포인트 금리인하)에 나서는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노동시장이 시장 기대보다 강한 모습을 유지하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연준이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추는 것에서 더 나아가 추가 금리인하를 중단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에도 무게가 실린다.
금융시장은 이달 28∼2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기정사실화하고, 3월 회의는 물론 5월 회의에서도 금리를 계속 동결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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