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블록체인 산업, 글로벌 경쟁 시대의 해법은
서울대‧바이낸스 '블록체인: 미래를 열다' 개최
"서비스는 크고 기반은 약한 한국시장"…'"전략적 잠재력 간과하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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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 정동진 기자]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이 급등세를 이어가며 다수의 선진국들이 블록체인을 국가적 성장 동력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규제 중심의 접근법이 강조되는 대한민국의 가상자산 산업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서울대 ESG사회혁신센터는 17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프레스센터에서 "블록체인: 미래를 열다(블록체인 산업의 세계화를 위한 한국의 현황과 미래)"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글로벌 블록체인 산업의 현황과 미래를 살펴보고, 이를 통해 우리나라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전략적 인사이트를 제시했다.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Binance)의 후원으로 열린 이번 세미나에서는 스티브 영 김 바이낸스 BD 이사를 비롯해 치노 다케시 바이낸스 재팬 대표, 패트릭 찬 로빈후드 아시아 대표, 야마다 타츠야 라쿠텐 월렛 대표, 필립 간트 GBBC 동아시아 연구원, 고진석 블록ESG 공동창업자 등이 참석했다. 행사 진행은 양영은 KBS 기자가 맡았다.
행사는 총 2부로 진행됐다. 1부는 대한민국 블록체인 산업의 현황과 미래를 주제로, 국내 가상자산 규제 정책 및 현재 산업 생태계 점검과 블록체인 기술의 혁신적 활용 사례 및 신사업 가능성에 대한 토론이 이뤄졌다. 2부는 글로벌 블록체인 산업의 현황과 미래를 주제로 아시아 주요 국가들의 블록체인 전략 분석 및 비트코인 전략화의 배경과 영향, 글로벌 산업 동향이 한국에 주는 시사점 등이 다뤄졌다.
이날 세미나의 첫 발표자이자 토론회의 좌장을 맡은 조재우 한성대학교 교수는 “이상적인 산업 구조는 기반이 튼튼한 가운데 그 위에 서비스, 가공‧제조, 맨 위에 고차 산업이 올라가는 구조가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우리나라 가상산업은 거꾸로 돼 있다”며 “오히려 제일 꼭대기 부분(서비스‧유통)이 가장 거대하고, 맨 바닥(생산‧인프라)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특히 인프라의 부재를 지적했다. 그는 “블록체인 산업은 기본적으로 컴퓨터와 에너지에 대한 사업이기 때문에, 풍부한 에너지와 더불어 안정적인 네트워크, 컴퓨터 환경이 필요하다”며 “하지만 국내 검증인(Validator)들이 블록체인 서버를 운영하는 현황을 살펴보면, 열에 아홉은 아마존 웹 서비스(AWS)나 구글 클라우드 등을 쓰고 있고, 네이버 클라우드를 사용하는 경우는 없다”며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당국이 비트코인의 잠재력을 간과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조 교수는 “당국과 비트코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 ‘가상자산’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데, 이미 미국에서는 트럼프가 비트코인을 전략 비축 자산으로 삼겠다고 선언하고, 루미스 상원의원이 비축 법안도 발의했다”며 “우리나라도 가상 자산 시장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이는 만큼, 전략적인 잠재력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정엽 블록체인법학회장은 “AI와 블록체인으로 대변되는 정보 사회에서 국민의 자유와 창의가 어떻게 발휘될 수 있는지, 어떤 제도를 만들어야 되는지에 따라 우리나라의 부가 결정되고 우리 자녀들의 부가 결정될 것”이라며 “그런데 우리 지금 우리 경제 시스템이나 정치 시스템이 창의적이고 자유로운 실험을 하고 도전을 할 수 있는 제도인지는 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이 학회장은 우리나라 가상자산 시장 법안 및 제도 정비가 빠르게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그는 “우리나라는 지금 크립토 산업에서 만들어진 미카(MiCA) 법안을 비롯해 미국의 금융 규제 방안을 참고해 2단계 가상자산 보호법이 만들어지고 있다”며 “우리나라의 법안이 글로벌 스탠다드가 되기는 이미 어려운 상황인데, 왜 빠르게 진행하지 못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백훈종 스매시파이 대표는 국가 제반 산업으로서 가상자산 기반의 핀테크 사업을 육성하자고 제안했다. 백 대표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전 세계의 어떤 화폐를 들고 한국에 오더라도 자유롭게 스테이블 코인 등으로 결제를 할 수 있게 해준다면, 한국을 찾는 관광객들이 늘어날 수 있다”며 “엘살바도르 역시 법정화폐를 비트코인으로 도입 이후 관광 수입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는 참고할만한 사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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