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벤처투자 상폐위기에 소액주주들 “개선기간 더 달라”
소액주주들 개선기간 연장 요구…거래소는 "절차 준수"
[이코노미스트 정동진 기자]엠벤처투자의 상장폐지 결정을 앞두고 소액주주들이 경영 정상화를 위한 개선기간을 부여해 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이번 상장폐지 결정이 정해진 절차와 기한 등을 준수해 진행된 만큼, 개선기간 부여 역시 절차에 맞게 논의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엠벤처투자는 오는 23일 상장폐지를 최종 결정하는 코스닥시장위원회 심의를 앞두고 있다. 이는 지난달 27일 주권 상장폐지여부에 대한 기업심사위원회의 심사에서 상장폐지가 결정된 지 약 한달 만이다.
소액주주들은 엠벤처투자의 상장폐지를 막기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들은 회사가 꾸준히 경영상의 개선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상장폐지 결정을 내리는 것은 너무 성급한 판단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약 20명의 엠벤처투자 주주들은 지난 13일에 한국거래소 당사 앞에서 상장폐지 반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날 집회에서 주주들은 엠벤처투자가 해외 유수의 통신사들에 납품 계약을 통한 매출 발생을 목전에 두고 있고, 신규 펀드 조성 등 다양한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며 거래소에 개선기간 부여 후 정밀 심사를 통한 거래 재개를 촉구했다.
당시 집회에 참석한 한 소액주주는 “현재 회사가 무상감자와 펀드 조성 등으로 경영개선에 나서고 있는데 한국거래소의 상장폐지 결정으로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되게 생겼다”며 “회사가 노력의 결실을 보여줄 수 있도록 반드시 개선 기간을 부여해 달라”고 말했다.
엠벤처투자는 지난 1999년 설립된 벤처캐피탈(VC)로, 컴투스, 웹젠, TPK홀딩스 등을 발굴하며 업계에 이름을 알렸다. 다만 지난 2010년부터 800억원 규모로 집행한 GCT세미컨덕터에 대한 투자에 실패하며 경영상황이 급격히 악화됐다.
이에 지난해 3월 엠벤처투자는 감사인으로부터 사업보고서 감사의견 거절 통지를 받았다. 당시 외부감사인이었던 삼덕회계법인은 엠벤처투자의 핵심 자산인 GCT세미컨덕터 보통주식등에 대한 적합한 평가 근거를 입수할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후 9월 재감사를 통한 공정가치 재평가로 형식적 상장폐지 사유는 해소했으나, 거래소로부터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를 받았다. 이에 거래정지 상태가 이어져 왔다.
엠벤처투자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결과에 대해 한국거래소는 회사가 제출한 개선계획을 통해 상장적격성 회복 가능성, 개선계획의 실현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으나 계획의 타당성이 미흡해 상장폐지 결정을 내렸다는 입장을 밝혔다.
주주들의 개선기간 부여 요구에 대해서는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상장폐지 결정 이후 회사가 수정된 개선계획을 제출해 이의신청을 하면 개선기간을 부여하는 등 상장적격성 회복을 위한 기회를 부여하는 제도가 이미 존재하는 만큼, 별도로 개선기간을 부여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거래소는 심사 과정에서 회사가 제출한 개선계획의 타당성과 함께 영업의 지속성, 재무의 건전성, 경영 투명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상장적격성을 심사하는 등 정해진 절차와 기한을 준수했다”며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이후 기업심사위원회의 상장폐지 결정에 대해 다시 한번 심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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