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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인투셀 상장 코앞...신약 개발社 증시 입성 채비

신약 개발 기업, 기술 수출 힘입어 상장 도전
다른 기업 연달아 상장할까...'자금 확보' 중요

오름테라퓨틱과 인투셀 등 국내 신약 개발 기업이 올해 상장에 도전한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이코노미스트 선모은 기자] 국내 신약 개발 기업이 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잰걸음에 나선다. 한국거래소가 자금을 창출할 여력이 없는 신약 개발 기업에 깐깐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어, 이들 기업이 올해 상장 문턱을 넘어설지 주목된다.

1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오름테라퓨틱과 인투셀, 오가노이드사이언스, 제노스코, 이뮨온시아 등 국내 신약 개발 기업이 올해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IPO) 절차를 밟고 있다. 다국적 제약사와 빅딜을 연달아 성공시킨 오름테라퓨틱은 최근 수요예측을 마쳤고, 내달 4~5일 일반공모를 시작한다. 항체-약물 접합체(ADC) 대표 기업 인투셀은 예비심사를 청구한 지 5개월 만인 이달 초 예비심사청구를 승인받았다.

상장 문턱에 가까워진 기업들의 특징은 두 가지다. 하나는 자체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이를 상업화해 중장기적인 자금 확보 라인을 만들었다는 점이다. 시장에서는 자금 확보 능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오름테라퓨틱은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BMS)와 버텍스 등 해외 빅파마에, 인투셀은 삼성바이오에피스, ADC테라퓨틱스에 자사 기술을 수출했다. 

투자자들이 신약 개발기업의 자금 확보 능력에 주목하는 것은 과거와는 다르게 기업을 깐깐하게 평가하고 있다는 해석으로 풀이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유행할 때는 바이오 기업이 주목받으며 신약 개발에 자금을 쏟는 투자자가 많았다. 하지만 감염병 대유행이 끝난 이후 투자시장은 최근 몇 년간 쪼그라들었고, 적자를 지속하는 신약 개발 기업에 희망 없이 자금을 대줄 투자자도 사라졌다. 기업 입장에서도 자금을 확보할 별도의 창구가 없다면 회사를 운영하기 어려워졌다.

반도체 팹리스 업체 파두를 비롯해 일부 기업의 뻥튀기 상장 논란이 불거진 점도 그동안 국내 신약 개발 기업의 상장을 막았다. 한국거래소 등이 신약 개발 기업에 앞으로의 실적을 예측할 수 있는 여러 근거 자료를 요구하며 상장 요건도 빡빡해졌다. 기업의 실적보다 성장 가능성에 높은 점수를 주는 기술특례상장도 제도 도입 초기보다 현재 신약 개발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줄었다. 이마저도 신약 개발 기업 대비 매출을 올리기 나은 의료기기 제조 기업이 해당 제도를 통해 지난해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제약·바이오 기업 중 3분의 2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이뮨온시아 등 대기

이런 가운데 오름테라퓨틱과 인투셀 등 국내 신약 개발 기업이 기술력과 성장성을 입증해 국내 증시에 안정적으로 입성할지 주목된다. 뚜렷한 성과를 낸 신약 개발 기업이 수월하게 상장 절차를 밟는다면 다른 제약·바이오 기업의 상장 과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올해 상장 기업의 수가 많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그동안 증권시장에 상장하기 위해 준비해 온 국내 신약 개발 기업의 걸음이 빨라질지도 기대된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국내 IPO 시장은 지난해 신규 상장 공모 규모가 크게 늘었고, 올해는 신규 상장 기업의 수도 큰 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신규 상장 기업의 첫날 가격 제한폭이 기존보다 확대된 지 1년 이상 지나, 주가수익률과 공모확정가도 안정되고 있다"라고 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약·바이오를 비롯한 신성장 분야의 기업들이 계속 상장에 도전하고 있다"라며 "올해 신규 상장 기업 수와 공모 금액 규모도 지난해보다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름테라퓨틱과 인투셀 외 상장 절차를 밟고 있는 국내 신약 개발 기업도 상장 문턱을 넘기 위해 잰걸음 중이다. 오가노이드 개발 기업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지난해 12월 한국거래소로부터 코스닥시장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상장예비심사를 승인받았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유종만 대표가 2018년 설립한 기업으로, 줄기세포로 만든 '유사 장기' 오가노이드를 개발한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오가노이드 자체를 재생치료제로도 개발 중이다.

유한양행의 신약 개발 자회사 이뮨온시아도 코스닥시장 상장을 위해 예비심사를 청구한 상황이다. 이뮨온시아는 2016년 설립된 항체 기반 면역항암제 개발 전문 기업으로, 유한양행이 지분의 67%를 보유하고 있다. 이뮨온시아의 사업 모델은 핵심 기술로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데 집중해, 이를 다른 기업에 초기에 기술 이전하는 것이다. 중국 기업 3D 메디슨에 파이프라인을 기술 수출한 바 있다. 향후 상장을 통해 확보할 자금도 연구개발(R&D)에 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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