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부당대출 2334억원 적발…우리금융, 동양·ABL생명 인수 영향은

전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380억 추가 적발…총 730억
금감원, 경영실태평가 3등급으로 하향 시 인수 자격 영향

우리금융그룹 본사 전경. [사진 우리금융그룹]
[이코노미스트 김윤주 기자] 우리은행에서 지난 5년 동안 2300억원 넘는 부당대출이 집행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중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의 친인척이 연루된 부당대출도 730억원 포함됐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이 추진 중인 동양·ABL생명 인수·합병(M&A)이 성사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4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2024년 금융지주·은행 검사 결과 설명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이 담긴 검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원장은 “대규모 금융사고가 끊이질 않아 금융사로서 기본적인 윤리의식과 역량마저 의심받고 있다”며 “부실한 내부통제는 특정 금융사만의 문제가 아닌 금융권 전반의 고질적인 문제임이 명확해졌다”고 했다.

금감원이 발표한 검사결과에는 우리·NH·KB 등 여러 금융지주·은행에 대한 검사 결과가 담겼지만, 가장 관심이 집중된 금융사는 우리금융이다. 금감원은 작년 손 전 회장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 사건과 관련해 이례적으로 정기검사 일정까지 앞당겨 자산 건전성과 내부통제 등 경영 실태 전반에 대해 고강도 검사를 벌여왔기 때문이다.

검사 결과 우리은행의 손 전 회장 친인척 불법 대출은 기존에 알려진 350억원 이외에 추가로 380억원이 적발돼 총 730억원 규모로 파악됐다. 금감원은 이 중 451억원(61.8%)이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등 현 경영진 취임 시기인 2023년 3월 이후 취급됐다고 별도 명시했다.

또한 우리은행 전현직 고위 임직원 27명이 단기성과 달성을 위해 부당대출 1604억원을 취급한 것도 새롭게 적발됐다. 금감원이 우리은행에서 확인한 부당대출 규모는 총 2334억원이다. 이는 비슷한 시기 검사가 진행된 KB국민은행(892억원), NH농협은행(649억원)과 비교해도 유독 큰 규모다.

이밖에 우리은행은 홍콩 H지수 급락으로 손실이 확대되자 의도적으로 평가데이터를 왜곡해 손실액을 숨긴 점, 자본비율 관련 리스크 인식·측정을 미흡하게 해온 점,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부실채권(NPL) 사업을 하는 계열사를 우회 지원한 점 등도 지적받았다.

특히 우리금융은 종합금융그룹 도약을 위해 동양·ABL생명 인수를 의욕적으로 추진 중이다. 이 가운데 금감원의 검사 결과가 금융당국의 인수 승인 여부를 가를 ‘핵심 변수’로 부각됐다. 금융당국 자회사 편입 승인 규정 등에 따르면 우리금융이 두 생보사를 인수하려면 경영실태평가 2등급 이상을 받아야 한다.

아직 금감원의 경영실태평가 등급 산정은 완료되지 않았다. 해당 등급은 정기검사를 기반으로 도출되는데 우리금융은 현재 2등급이다. 금감원이 우리금융의 내부통제 부실을 지적해온 만큼 평가 등급이 3등급으로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금감원은 경영실태평가 등급 산정을 부당대출 등 제재 절차와 ‘투트랙’으로 분리해 신속하게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우리금융의 동양생명·ABL생명보험 인수 인허가 심사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앞서 우리금융은 지난달 15일 금융위원회에 동양·ABL생명 인수 승인서를 제출했다. 금융위는 추가 자료 요구 등의 기간을 제외하고 두 달 내 심사를 마무리해야 한다. 최종 결론이 나오는 시점은 4월 이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그 전에 금감원이 우리금융의 경영실태평가를 3등급으로 내려도 금융위에서 ‘인수 승인’을 결정할 수 있다. 관련 규정에 따르면 지주회사는 경영실태평가 2등급 이상 기준에 미달한 경우에도 자본금 증액이나 부실자산 정리 등을 통해 요건이 충족될 수 있다고 금융위가 인정할 경우 자회사 편입이 가능하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금감원 발표 내용을 겸허하게 수용하며, 지적사항을 빠른 시일 내에 개선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시스템 구축을 완료하겠다”며 “실질적 내부통제, 조직문화 개선, 윤리경영 강화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고객과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하나금융, 지난해 순익 3조7388억 ‘역대 최대’…자사주 4000억 매입

2CJ올리브영, 미국 법인 설립…세계 1위 뷰티 시장 본격 진출

3아영FBC, 발렌타인데이 앞두고 로제와인 4종 추천

4청년피자, 창업 부담 확 낮춘다… 선착순 10호점 한정 가맹비 등 3,500만 원 지원 혜택

52025 KCIA 한국소비자산업평가 ‘아카데미’ 강원, 경상, 전라, 제주, 충청, 세종 지역 결과 발표

6"갤럭시 S25 대란?"...S 시리즈 중 최다 사전 판매, 가장 많이 팔린 색상은?

7“신입을 뽑아야 경력을 쌓죠”...경력직 선호에 청년 평생소득 13% 줄어

8부당대출 2334억원 적발…우리금융, 동양·ABL생명 인수 영향은

9"오픈AI의 '사용자 접점' DNA, 카카오와 닮았다"...카카오, 챗GPT 결합 추진

실시간 뉴스

1하나금융, 지난해 순익 3조7388억 ‘역대 최대’…자사주 4000억 매입

2CJ올리브영, 미국 법인 설립…세계 1위 뷰티 시장 본격 진출

3아영FBC, 발렌타인데이 앞두고 로제와인 4종 추천

4청년피자, 창업 부담 확 낮춘다… 선착순 10호점 한정 가맹비 등 3,500만 원 지원 혜택

52025 KCIA 한국소비자산업평가 ‘아카데미’ 강원, 경상, 전라, 제주, 충청, 세종 지역 결과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