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수사업 새 도전 나선 롯데칠성...“‘초경량 아이시스’를 아시나요” [이코노 인터뷰]
롯데칠성음료 생수BM팀 도은정 책임·김도현 사원 인터뷰
무게 20% 줄이자 4개월간 246만병 팔려
친환경 기술, '아이시스 8.0'에 확대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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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을 생각한 롯데칠성음료의 도전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10월에도 ‘초경량 아이시스’를 선보였다. 이는 환경부와 함께 국내 최초로 질소 충전 방식을 채택한 생수다. 초경량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기존보다 페트병 무게를 18.9%(11.6g→9.4g) 줄인 것이 특징이다.
김도현 롯데칠성음료 생수BM팀 사원은 “플라스틱을 줄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결국 경량화”라며 “이로 인해 약화될 수 있는 내구도를 디자인적으로 보전하려 했지만 한계가 있었고, 그 과정에서 질소 충전 방식을 적용한 생수를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사실 질소 충전 방식은 식음료업계에서 널리 사용된 방식이다. 다만 먹는물관리법상 질소 사용에 관한 규정이 없어 제품화가 쉽지 않았다. 2021년 사업화가 시작된 뒤 세상에 나오기까지 무려 4년이나 걸린 것이 그 방증이다.
도은정 롯데칠성음료 생수BM팀 책임은 “환경부에 회사가 질소를 사용할 수 있도록 제안하는 과정이 힘들고 오래 걸렸다”며 “해외에 이미 시판된 질소 충전 생수를 근거로 제안했고, 제품이 나오기까지 4년 정도 걸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
물론 개발 과정도 쉽지 않았다. 김 사원은 “최초 계획했던 도면에 액화 질소를 넣어보니 제품의 크기와 모양이 달라지는 현상이 발생했다”며 “이걸 떨어뜨렸을 때 페트병이 잘 터지는 문제도 있어 수정해 나가는 과정이 많았다”고 회상했다.
이어 “어느 정도의 압력을 넣어야 제품을 열었을 때 물이 흘러넘치지 않는지, 어떻게 해야 소비자들이 부담 없이 제품을 열 수 있는 등도 고민이 많았던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과정에서 초경량 아이시스의 디자인이 변경되기도 했다. 도 책임은 “원래 생수병 외부 디자인 초안은 가로로 된 무늬가 들어갔었다”며 “또 디자인 초안의 경우 질소 충전 시 제품이 아코디언처럼 부풀어 올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보완하려고 제품 디자인에 사선을 넣기도 했으며, 누르는 힘과 낙하 시 파괴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탄산음료에 쓰는 디자인을 채택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탄산음료의 경우 일반 음료와 달리 바닥이 울퉁불퉁한 내압병을 쓴다. 이는 내부 압력에 잘 견딜 수 있게 설계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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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칠성음료가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입해 초경량 아이시스를 만든 이유는 명확하다. ‘미래 세대도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물론 말로만 친환경을 외치는 것은 아니다. 회사가 매년 발간하는 지속가능 보고서는 회사의 친환경 정책 기조를 잘 보여준다.
보고서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의 총플라스틱 출고량은 2022년 5만5417톤에서 2023년 5만5050톤으로 367톤 줄었다. 재생원료 플라스틱 사용량은 2022년 30.4톤에서 2023년 41.3톤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친환경 제품도 업계에서 선도적으로 내놓고 있는 롯데칠성음료다. 회사는 지난 2020년 국내 최초로 무라벨 생수를 선보였다. 무라벨은 관련 법에 따라 오는 2026년까지 100% 전환해야 한다.
김 사원은 “무라벨 제품은 가치소비를 지향하는 소비자들에게 생수 구매 주요 기준으로 떠올라 전체 생수 판매량의 절반 이상(지난해 기준 59%)을 차지하고 있다”며 “탄산, 커피 제품군을 포함하면 무라벨 제품 비중은 약 30% 수준까지 성장했다”고 말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2022년에도 국내 음료업계 최초로 물리적 재활용 페트(m-rpet)를 출시했다. 지난해 선보인 초경량 아이시스도 플라스틱 감축을 위한 친환경 경영이자 업계 최초의 시도다.
롯데칠성음료의 친환경에 대한 고민을 일반 소비자들이 알아봐준 덕일까. 초기 반응은 긍정적이다.
롯데칠성음료에 따르면 초경량 아이시스의 1월 말 누계 기준 판매량은 246만병이다. 지난해 10월 첫 출시돼 4개월간 거둔 실적이다. 이에 따른 플라스틱 절감 효과는 5.4톤 정도로 추산된다.
아직 먹는물관리법에 질소 충전 관련 규정이 없어 테스트(시범사업) 단계인 초경량 아이시스는 제한된 판매채널에서만 판매되고 있다. 그럼에도 이 같은 소비자 반응은 매우 고무적이다.
이런 기세를 모아 롯데칠성음료는 아이시스 8.0 제품의 초경량 패키지 도입도 준비 중이다. 도 책임은 “핑크색 제품인 아이시스 8.0으로의 확대를 검토 중”이라며 “올해 말 정도로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도 책임은 “아직 판매채널이 제한적이라 소비자분들이 초경량 아이시스를 잘 모를 수 있다”며 “많이 구매하시고 플라스틱 줄이기에 동참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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