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10일(현지시간) 뉴욕증시 3대 지수가 급락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890.01포인트(-2.08%) 내린 41,911.71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55.64포인트(-2.70%) 떨어진 5,614.56을 기록했으며,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727.90포인트(-4.00%) 급락한 17,468.33에 장을 마쳤다.

특히 나스닥 지수의 낙폭은 인플레이션 충격이 최고조에 달했던 2022년 9월 13일(-5.16%) 이후 가장 컸으며, 장중 한때 5% 가까이 급락하기도 했다. S&P 500 지수는 지난달 기록한 고점 대비 8.7% 하락하며 조정 국면(전고점 대비 10% 이상 하락)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번 주가 폭락은 경기침체 우려가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경기침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며 "현재는 큰 변화의 과도기"라고 발언해 투자자들의 불안을 가중시켰다. 이에 대해 모틀리 풀 자산운용의 셸비 맥파딘 애널리스트는 "트럼프 행정부가 경제 정책의 영향으로 시장이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인정한 첫 사례"라고 평가했다.

시장의 충격은 대형 기술주를 중심으로 더욱 두드러졌다. 테슬라는 무려 15.43% 폭락했으며, 애플(-4.85%), 엔비디아(-5.07%), 메타(-4.42%), 마이크로소프트(-3.34%), 알파벳(-4.49%) 등 기술주 대장주들의 주가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지난해까지 강세장을 이끌었던 '매그니피센트7' 종목들이 동반 하락하면서 투자 심리는 더욱 위축됐다.

시장 변동성을 나타내는 '공포지수'인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4.49포인트 상승한 27.86을 기록했다. 장중 한때 29.56까지 치솟으며, 지난해 8월 경기침체 우려가 커졌을 당시 이후 7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한편,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정책 기대감으로 미 국채 수익률은 하락했다. 전자거래 플랫폼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4.23%로 직전 거래일 대비 7bp(0.07%포인트) 낮아졌다.

국제 원유 및 금 가격도 하락세를 보였다. 5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배럴당 69.28달러(-1.53%)로 내려갔으며,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역시 배럴당 66.03달러(-1.51%)로 하락했다. 금 현물 가격도 0.89% 떨어진 온스당 2,884.9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문가들은 경기침체 우려가 지속될 경우 시장의 추가 하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베어드 프라이빗웰스매니지먼트의 로스 메이필드 투자전략 분석가는 "트럼프 행정부가 주가 하락을 감내하면서도 정책 목표를 추진할 의지를 보이고 있다"며 "향후 시장 변동성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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