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박세진 기자] HD현대가 미국 조선산업의 체질 개선을 겨냥한 대규모 투자 프로그램 조성에 착수했다. ‘마스가’(MASGA) 프로젝트 성공을 위한 첫 이정표다.

HD현대는 25일(현지시간) 워싱턴DC 윌라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한·미 제조업 파트너십 MOU 체결식에서 서버러스 캐피탈, 한국산업은행과 함께 ‘한·미 조선산업 공동 투자 프로그램’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를 맺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프로그램은 미국의 조선·해양 생태계 전반을 다시 세우고 동맹국의 해양 역량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투자 대상은 ▲미국 내 조선소 인수·현대화 ▲공급망 핵심 기자재 기업 육성 ▲자율운항·AI 등 첨단 조선기술 개발 등으로 정의됐다.

역할 분담도 정해졌다. HD현대는 ‘앵커’(Anchor) 투자자이자 기술 자문사로 참여해 후보 자산의 기술 타당성, 경쟁력, 성장성 등을 검토하며 의사결정을 뒷받침한다. 서버러스 캐피탈은 운용사로서 전략 수립과 펀드 관리 전반을 맡고, 한국산업은행은 국내 투자자 참여 구조 설계와 자금 모집 지원에 나선다.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은 “서버러스 캐피탈과의 협력이 동맹국인 미국의 조선업 재건을 목표로 하는 마스가에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는 동시에, 한국 조선업계에도 새로운 시장과 성장 기회를 열어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HD현대는 축적된 선박 건조 기술력과 디지털 역량을 바탕으로 미국 조선업의 현대화·첨단화를 지원하고, 양국이 함께 글로벌 조선산업의 새로운 장을 열어가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랭크 브루노 서버러스 캐피탈 최고경영자는 “미국 조선업 강화를 위해 HD현대와 전례 없는 새로운 형태의 파트너십을 발표하게 되어 매우 뜻깊다”며,“이 프로그램은 투자뿐 아니라 운영·기술 역량을 결합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복규 한국산업은행 수석부행장은 “HD현대와 서버러스가 함께 추진하는 이번 투자 프로그램은 조선업에서의 새로운 협력 모델이자, 한·미 양국 간 깊은 신뢰와 파트너십을 보여주는 산물로 한국산업은행은 한국 금융계를 대표하여 이번 프로그램의 성공적인 조성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MOU는 한·미 정상회담 이후 조선 분야에서 양국 협력이 구체적 실행 단계로 옮겨간 첫 사례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HD현대는 올 4월 헌팅턴 잉걸스와 방산 협력 MOU, 6월 에디슨 슈에스트 오프쇼어와 상선 분야 파트너십을 체결했으며, 이달 초 미 해군 제7함대 소속 보급함 ‘USNS 앨런 셰퍼드’의 정기 정비(Regular Overhaul) 사업도 수주하는 등 대미 협력을 넓혀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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