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혈관계 질환이 많아지고 동맥경화증를 일으키는 콜레스테롤이 지방질이라는 이유로 ‘지방은 해롭다’는 인식이 굳어졌다. 하지만 알고 보면 지방은 우리 몸에 꼭 필요하다. 지방은 1g당 9㎉의 열량을 내는 주요 에너지원이다. 단백질과 탄수화물은 1g 당 4㎉의 열량이 있다. 지방은 또 세포구조의 구성 성분일 뿐만 아니라 성호르몬과 스테로이드 호르몬의 원료이기도 하다.

지방을 너무 많이 먹으면 좋지 않은 건 당연하지만 더 큰 문제는 해로운 지방을 무분별하게 먹는 것이다. 지방질은 크게 육류·유제품에 많은 포화지방산과 식물성 기름이나 생선 기름에 많은 불포화지방산 두 가지로 나뉜다. 포화지방산은 우리 몸에서 합성되고 한번 쌓이기 시작하면 몸에 해롭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먹지 않는 게 좋다. 반면 불포화지방산은 체내에서 합성되지 않아 음식으로 섭취해야 한다.

우리 몸에 이로운 지방 중 대표적인 것은 올리브유다. 생선 기름과 함께 가장 좋은 지방이다. 올리브유는 올리브 열매에서 짜낸 식물성 기름이다. 불포화 지방산인 올레산이 들어 있다. 올레산은 몸에 해로운 LDL(Low density lipoprotein) 콜레스테롤을 줄여 혈관과 심장을 보호한다. 몸에 이로운 HDL(High density lipoprotein) 콜레스테롤의 효율성을 높이기도 한다. 또 올리브유의 폴리페놀은 항산화작용이 있어 암과 심장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생선 기름에는 DHA 등 오메가-3 지방산이 들어 있어 좋다. 찬물에 사는 연어·고등어·참치·청어 등에 많다. 오메가-3 지방산은 혈관벽을 매끄럽고 유연하게 만들고 혈액 응고를 억제해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한다. 에스키모인들이 뚱뚱한 데도 심근경색이 적은 건 오메가-3 지방산을 많이 섭취해서다. 생선을 하루에 30g 정도만 먹어도 심근경색의 위험이 70%나 감소한다. 한 달에 생선을 1~3번만 먹으면 뇌졸중 위험이 줄어든다. 일주일에 한 번만 생선을 먹어도 알츠하이머 치매에 걸릴 위험이 60%나 감소한다. 달맞이꽃 종자유도 좋다. 필수지방산인 감마리놀렌산이 풍부해 콜레스테롤과 혈압을 낮추고 습진·숙취·월경전증후군·비만해소에 도움을 준다. 참기름·해바라기씨 기름에는 불포화지방이 많다. 몸에 나쁜 LDL 콜레스테롤을 줄여주지만 몸에 좋은 HDL 콜레스테롤도 같이 줄어든다는 단점이 있다.

해로운 지방은 우유·치즈·육류·소시지에 들어 있는 포화지방산이다. 이런 포화지방산은 체내에서 직접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따로 섭취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사람들은 맛이 좋아서 많이 먹는 경향이 있다. 삼겹살· 꽃등심·갈비가 맛있는 것은 바로 포화지방산 때문이다. 포화지방산을 많이 섭취하면 심혈관 질환의 위험이 커지고 세포가 빨리 늙는다.

수소화 지방도 해롭다. 액체를 고체로 변하게 한다고 해서 전환지방 또는 트랜스 지방으로 불린다. 마가린이 대표적 수소화 지방이다. 과자·패스트푸드·인스턴트 식품 등 공장에서 생산되는 대부분의 식료품에 들어 있다. 수소화지방은 건강에는 무척 해롭다. 세포에서 좋은 물질의 생성을 억제하고 나쁜 물질의 생성을 촉진하며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을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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