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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뮤지컬

[Culture] 뮤지컬

프랑스 뮤지컬에 이어 국내에 선보이는 오스트리아 빈 뮤지컬의 인기가 뜨겁다. 김준수(시아준수)가 출연한 ‘모차르트’는 프랑스 뮤지컬과 다른 빈 뮤지컬의 매력을 보여줬다.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공연하고 있는 ‘엘리자벳’ 역시 빈 뮤지컬이다. 국내에 소개된 순서는 ‘모차르트’가 먼저였지만, ‘엘리자벳’은 ‘모차르트’보다 앞선 1992년에 만들어졌고 빈 뮤지컬을 대표하는 작품이다. 초연 이후 유럽 전역에서 900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으며, 일본에서 굉장히 큰 인기를 누렸다. 국내 뮤지컬 매니어들도 역시 2000년대 초반부터 DVD를 통해 이 작품을 접하고 애정을 보내왔다.

이 작품은 오스트리아의 황후 엘리자벳의 일생을 담았다. 빈에서는 어딜 가도 엘리자벳의 흔적을 볼 수 있을 정도로 그는 오스트리아 국민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은 황후였다. 자유로운 품성을 타고났지만 황제 프란츠 요제프의 눈에 띄어 그의 아내가 된 후, 궁 안에서 예절과 규범에 얽매인 답답한 생활을 견뎌야 했다. 시어머니 소피와 갈등하면서 사랑하는 자식들마저 직접 기르지 못하고 외로운 삶을 살다가 무정부주의자 루케니에게 암살당한다.

교수형을 당한 루케니에게 “당신은 왜 황후를 암살했소”라고 묻자 루케니가 이에 답하는 형식으로 극이 진행된다. 죽은 루케니를 심문하는 것도 비현실적이지만 루케니의 대답도 상식 밖이다. “내가 죽이기 전에 엘리자벳은 이미 죽음에 매혹되었다”며 루케니는 엘리자벳의 새로운 사인을 주장한다. 루케니가 주장한 엘리자벳 죽음의 진범 토드(죽음)는 의인화된 초자연적인 캐릭터다. 토드는 끊임 없이 엘리자벳의 삶을 죽음으로 유혹한다. 자유를 향한 갈망과 죽음으로의 충동이 동전의 양면처럼 엘리자벳의 삶을 상징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대사를 최소한으로 한 실베스터 르베이의 클래식하면서도 중독성 있는 46곡의 음악이 극을 지배한다. ‘내 주인은 나야’, ‘마지막 춤’, ‘그림자는 길어지고’ 등의 노래는 귓가에 맴도는 멜로디가 반복되면서 관객을 매료시킨다. 몇몇 소품들로 공간을 상징하는 세련된 스타일의 무대와 350벌에 이르는 화려한 무대 의상 덕에 볼거리가 풍성하다. 화려한 안무는 아니지만 19세기 유럽의 화려한 드레스 의상을 차려 입고 대형을 이룬 댄스는 브로드웨이 뮤지컬과는 또 다른 독특한 조형미를 자랑한다.

화려한 캐스팅이 극의 완성도를 높인다. 비운의 황후 엘리자벳 역에는 이제 뮤지컬 배우라는 타이틀이 더 친숙한 옥주현과, 가창력 면에서 최고의 디바로 꼽히는 김선영이 캐스팅 됐다. 판타지적인 인물 토드는 아이돌 스타에서 뮤지컬 스타로 거듭나고 있는 김준수(시아준수)와 베테랑 뮤지컬 배우 류정한, TV와 무대를 오가는 송창의가 열연한다. 5월 13일까지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공연한다.



■ 관심 끄는 뮤지컬 3선 ■




와인처럼 달콤한 사랑 이야기 ‘카페인’커피와 와인, 그리고 연애의 공통점은 무얼까? 다양한 맛이 있다는 것, 그리고 한번 빠지면 쉽게 헤어 나오지 못한다는 것. ‘카페인’은 향기로운 커피와 달콤한 와인같은 로맨틱한 뮤지컬이다. 2008년 초연해 사랑을 받다가 오랜만에 재공연이 올라갔다. ‘(결혼에 골인하기 전까지) 끝에서 두 번째 여자’라고 불리는 여 주인공 세진은 카페 바리스타다. 뮤지컬은 그녀와 만났다가 헤어지는 남자는 그 다음 만나는 여자와 반드시 결혼한다는 설정으로 시작된다.

실제 커피를 내리고 와인을 따는 등 사실성을 높인 연출과 커피와 와인의 종류에 비교해 연애심리를 표현하는 디테일이 극에 몰입하도록 만들어준다. 4월 8일까지 컬처 스페이스 엔유에서 공연한다.



이영훈의 추억 따라 ‘광화문연가’ 앙코르초연하는 대형 창작뮤지컬로서는 이례적으로 흥행에 성공한 ‘광화문연가’가 앙코르 공연 중이다. 이문세의 노래를 주로 작곡했던 고(故) 이영훈의 노래로 만든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이영훈이 살아생전 뮤지컬 작업을 하다 중단한 프로젝트를 동료인 김승현이 프로듀서로 나서 완성한 작품이다.

이영훈을 연상케 하는 극중 인기 작곡가 상훈이 콘서트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그의 음악이 어떠한 배경 속에서 작곡되었는지를 찾아가는 이야기다. 지난해에 이어 윤도현이 상훈 역에 출연하고, 가수 조성모가 새롭게 투입됐다. 상훈과 현우가 사랑했던 여인 여주 역에는 이번에도 가수 리사가 열연한다. 여주의 아들 지용 역에는 아이돌 그룹 인피니티의 성규와 우현이 출연한다. 3월 11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자전적 모노 뮤지컬 ‘위드아웃 유’‘위드아웃 유’은 뮤지컬 ‘렌트’의 브로드웨이 초연 멤버였던 앤소니 랩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모놀로그 뮤지컬이다. 뉴욕타임즈 등 평단으로부터 놀라운 작품이란 평가를 받은 바로 그날, 생을 마감한 ‘렌트’의 작곡가 조나단 라슨과의 추억이 앤소니의 기억을 통해 재생된다. 오디션 첫날 지각을 했던 사건부터 조나단 라슨이 앤소니에게 해준 말들, 그리고 라슨의 죽음을 알게 되었을 때의 일화들을 ‘렌트’의 명곡들로 소개한다.

앤소니 랩 혼자 구연동화 하듯 들려주는 모놀로그 뮤지컬이기 때문에 형식적으로는 단순하지만 앤소니 랩이 자신의 이야기를 과장없이 진솔하게 들려주는 만큼 진정성 면에서는 그 어느 작품보다도 진하다. 3월 4일까지 KT&G 상상아트홀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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