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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뷰티 시장 점령한 CJ올리브영...해외 진출은?

[K-뷰티 세대교체] ①
지난해 최고 매출액 경신…4조원 육박
뷰티 대기업 아모레·LG생건 따돌려
온라인몰 중심 성장세…해외 진출 박차

외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올리브영 명동 플래그십 전경. [사진 CJ올리브영]
[이코노미스트 이혜리 기자] 국내 신진 중소 화장품 브랜드들이 두각을 나타내면서 K-뷰티의 세대교체를 이끌고 있다. 과거 K-뷰티 전성기를 이끌었던 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 등 대기업들이 중국 사업 침체로 부진에 빠진 반면, 중소 브랜드들은 가격 경쟁력과 높은 품질을 앞세워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중소 브랜드들의 선전에는 헬스앤뷰티(H&B) 플랫폼 CJ올리브영(올리브영)의 역할이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리브영이 전국 1300여개 매장에 이르는 채널을 확보, 국내 중소 뷰티 브랜드의 등용문으로 통하고 있어서다.

특히 올리브영은 지난해 4조원에 육박하는 매출액을 기록하며 H&B 업계 1위에 올랐다. 최근엔 프랑스 명품 브랜드 편집숍 ‘세포라’를 밀어냈고, 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보다 높은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앞으로도 뷰티업계에서 올리브영이 독주체제를 이어갈 수 있을지, 나아가 해외 사업 확장에도 속도를 낼지 관심이 쏠린다. 

올리브영 사실상 ‘독무대’ 

올리브영의 독주체제는 수치로 증명되고 있다. 올리브영은 지난해 매출 3조8612억원, 영업이익 466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39%, 영업이익은 70% 증가했다. 순이익 역시 3473억원으로 67% 올랐다. 

CJ올리브영 매출 추이. 

이는 실적면에서 정통 뷰티 강자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을 따돌린 수치다. 지난해 아모레퍼시픽은 전체 매출 3조6740억원, LG생활건강은 화장품 부문 매출 2조8157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4000억원대 영업이익은 유통업계 전체로 범위를 넓혀도 신세계(6398억원)와 쿠팡(6174억원), 롯데쇼핑(5084억원)에 이어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 

올리브영은 지난해 국내 뷰티 시장에서 15%가량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한 것으로 분석된다. 2020년 9.7%에서 3년여 만에 5% 이상이 올랐다. 특히 H&B 시장에서 올리브영의 점유율은 90% 정도로 압도적이다. 올리브영 매장 수도 2020년 1259개에서 2023년 1338개로 크게 증가했다. 

올리브영의 성장세에 프랑스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가 운영하는 세계 최대 화장품 편집숍인 ‘세포라’는 한국 시장에서 방을 빼기로 했다. 세포라는 2020년 124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더니 2021년(-145억원)과 2022년(-176억원)에도 실적이 악화되며 결국 사업 철수 결정을 내렸다. 앞서 GS리테일이 운영하던 ‘랄라블라’와 롯데쇼핑 ‘롭스’, 신세계 ‘부츠’도 올리브영과의 경쟁에서 밀려 사업을 접는 아픔을 겪었다.

올리브영은 외국인 관광객의 주요 화장품 구매 채널로도 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올리브영은 명동에 K-뷰티 수출 교두보 역할을 할 대표 외국인 특화 매장 ‘올리브영 명동 타운’을 오픈했다. 일평균 방문객 수는 약 3000명, 매장 면적이 350평에 이르는 올리브영 명동 타운은 국내 올리브영 매장 중 가장 큰 규모다. 특히 방문 고객의 90%가 외국인 고객인 만큼 외국인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로 여겨지는 분위기다. 

올리브영의 지난해 1~10월까지 명동 상권 매장의 외국인 매출은 전년 동기간 대비 840%가량 신장했다. 코로나 이전엔 중국인 구매 비중이 컸지만, 동남아와 영미권, 일본인 고객들까지 매장을 찾으면서 고객층이 전 세계로 확장되고 있다. 

온라인몰(주문)과 오프라인 매장(제품수령)을 결합한 ‘옴니채널’ 전략도 올리브영의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온라인몰에서 주문 시 3시간 내에 배송해주는 ‘오늘드림’ 서비스는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온라인에서 주문을 하면 가장 가까운 오프라인 매장에서 주문 물품을 발송하는 즉시배송 서비스다. 또 온라인에서 제품 주문 시 가까운 인근 매장에서 상품 수령이 가능한 ‘오늘드림 픽업’도 운영하고 있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상품 큐레이션 및 신진 브랜드 발굴, 옴니채널 전략 등이 올리브영의 핵심 경쟁력으로 볼 수 있다”며 “이런 전략들이 시너지를 내면서 실적 호조세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절치부심’ 해외 진출 재도전 나선다

CJ그룹에서도 올리브영이 핵심 계열사로 자리 잡은 분위기다. 올해 초 이재현 CJ 회장은 올해 첫 현장경영 방문 장소로 올리브영 본사를 택했다. 이 회장이 계열사 현장을 직접 방문한 것은 지난 2019년 CJ제일제당 이후 5년 만에 처음이다. 현장에서 이 회장은 “실적에 안주하지 말고 반드시 글로벌 사업자로 도약하자”고 올리브영 해외 진출을 강조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지난 1월 10일 서울 용산구 CJ올리브영 본사를 방문해 임직원들을 만나 인사하고 있다. [사진 CJ그룹]

이 회장 주문에 따라 올리브영은 해외 사업 계획을 세우고 있다. 먼저 해외 플랫폼 운영 기획을 위해 글로벌 커머스 사업부를 신설했다. 오는 2027년엔 완공 예정인 CJ대한통운 북미 물류센터가 올리브영 북미 물류를 지원하기로 하면서 중장기 해외 사업 청사진이 가시화되는 모양새다.

올리브영은 과거 중국과 미국 등에 오프라인 매장을 열고 직접 진출에 나섰지만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 적자가 이어지며 오프라인 사업을 접고 온라인몰에만 집중해 왔다.

2019년 론칭한 자체 온라인몰인 ‘올리브영 글로벌몰’은 전 세계 150여개 국가로 2만여종의 뷰티제품을 직접 배송한다. 글로벌몰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80%가량 증가했다. 운영 첫 해 3만명 수준이던 멤버십 회원은 지난해 말 120만명을 넘어섰다.

올리브영은 글로벌몰을 키워가는 한편 자체 브랜드를 해외 현지 유통 채널에 입점시켜 소개하는 방식으로 글로벌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해외 매장 출점과 관련해 “해외 오프라인 매장 오픈 계획은 현재로선 없다”며 “국내를 방문한 관광객들이 매장에서 K-뷰티 상품을 구매하고, 자국으로 돌아간 이후에도 글로벌몰을 통해 구매할 수 있는 옴니채널 역량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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