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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 빅뱅

[World]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 빅뱅

4월 초 세계 소비재 기업과 유통기업의 이목을 집중시킨 소식이 전해졌다. 중국 정부가 사상 최초로 전국 규모의 소비촉진 활동을 시행키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매년 전국 규모의 ‘소비촉진의 달’ 행사가 진행된다. 중국 정부가 야심 차게 추진 중인 내수 확대 정책의 총설계자는 원자바오 국무원 총리다. 올 3월 개최된 양회에서도 원 총리는 내수 확대를 올해 핵심 과제이자 지속적 성장을 위한 중요 기반으로 강조했다. 소득분배구조 조정을 통한 주민 소비능력 확대, 녹색소비 발전, 전자상거래를 비롯한 신 소비유통채널 육성 등이 주요 내용이다. 특히 전자상거래 관련 소비자의 편의성과 안전성을 강화하는 식으로 소비환경을 대대적으로 정비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전자상거래 시장은 새로운 도약기를 맞을 것으로 주목된다.



전자상거래 제12차 5개년 계획도 나와구체적인 액션플랜도 하나둘 발표되고 있다. 3월 27일 공업정보화부는 ‘전자상거래 제12차 5개년(2011~2015년) 계획’을 발표했다. 전자상거래 발전을 위한 중기 청사진이다. 정부의 관심과 육성의지 속에 전자상거래 산업은 경제성장 방식의 전환, 산업구조조정, 에너지 절감, 내수 진작, 민생 개선 등 여러 분야에 걸쳐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중국 전자상거래는 최근 수년간 폭발적인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인터넷 인프라의 발달과 안전성 강화, 물류여건 개선, 구매력 확대 덕분이다. 특히 최근의 거래 활성화에 기여한 것은 신용거래 시스템의 강화다. 중국인은 전통적으로 ‘직접 보지 않고는 잘 믿지 않는’ 소비습관이 있다. 이런 성향은 그동안 전자상거래 활성화의 걸림돌이 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 온라인 결제시스템의 안전성 강화와 기업의 고객서비스 강화 덕분에 전자상거래에 대한 신뢰도가 급상승하고 있다.

소비자가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구매한 금액은 2011년 7735억 위안(약 139조 원)으로 전년 대비 67.8% 증가했다. 이 중 C2C 거래 규모는 5944억5000만 위안으로 전체의 76.8%를 점하며, B2C 거래는 1791억 위안으로 23.2%를 차지한다. B2C 시장은 현재 거래규모는 작지만 성장률은 두드러진다. 인터넷사용 고객의 70%가 온라인 쇼핑을 이용한다는 한국의 거래규모가 25조원 정도인 것을 보면 아직 20%대에 머무는 중국은 엄청난 성장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중국 온라인 쇼핑시장 점유율 80%인 타오바오를 보자. 2010년 기준 가입회원 수 3억7000만명, 판매중인 상품은 8억 개에 달한다. 일일 방문자수만 해도 6000만명에 이른다. 대한민국 전체 인구보다도 많은 수준이다.

미국 프리미엄 진 브랜드 중 하나인 SIWY의 청바지 하나가 2000 위안을 넘는 데도, 타오바오 상점에서 한 달에 300벌 이상씩 판매되고 있다. 유니클로는 일찌감치 중국 온라인 시장에 진출했다. 최근 한 달 매출은 1500만 위안에 달한다. 신상품과 재고상품을 혼용하여 판매하는데, 상품 판매까지의 시간이 짧은 온라인의 특성상 신상품을 우선 올려 고객반응을 모니터링 하는 채널로도 적극 활용한다.

지역적으로도 기존 동남부 연해지역에서 중서부 내륙지역으로 빠르게 확산 중이다. 최근 후베이(湖北), 후난(湖南) 등 내륙지역의 전자상거래 시장 성장속도는 놀라울 정도다. 내륙지역의 전반적인 소득과 물가수준은 낮은 편이나 생산거점이 연해에 집중됨에 따라 물자의 내륙이동 과정에서 물류비 비중이 높고 제품의 다양성이 떨어지는 문제점이 많았다.

이 때문에 내륙시장의 제품 가격대가 연해지역보다 높거나 필요한 물품을 제때 구하기 어려운 문제가 다반사였다. 전자상거래는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되고 있다. 거래품목 또한 기존 옷, 액세서리 등 여성용품 위주에서 가전제품, 휴대폰, 책, 항공권, 부동산에 이르기까지 갈수록 광범위해지고 있다. 최근 들어 뜨는 품목은 의약품이다.

한국에서는 의약품의 소매점 판매를 두고 갈등과 진통을 겪고 있지만 중국에서는 온라인시장을 통한 의약품 거래 규모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대표적인 의약품 유통기업인 진샹따야오팡, 카이신런 등이 온라인 시장에 진출하면서 전자상거래 업체들도 의약품 온라인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올해 의약품 온라인 소매시장 규모는 15억 위안에 달해 2011년 4억 위안 대비 4배로 증가할 전망이다. 2015년에는 무려 150억 위안의 거대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 결제시스템 역시 유망한 분야다. 정부는 모바일 시장을 전자상거래 시장의 새로운 분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2015년 모바일 전자상거래 교역규모와 사용자 수가 세계 수위를 차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모바일 결제시스템을 버스승차권 구매, 공공사업비 납부, 마트 구매에 도입하고 농산물 유통, 물류와 관광서비스에도 광범위하게 응용해나간다는 계획이다. 모바일 결제분야에 앞선 경험을 가지고 있는 우리 기업들로서는 새로운 시장이 열리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12·5 계획’으로 정보응용서비스, 보안인증, 정보보안서비스, 물류서비스, 전자결제, 교육서비스 등과 정보솔루션을 비롯한 신흥 산업의 동반 성장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당분간 전자상거래 방식이 전통적인 유통채널에 비해 높은 이익을 가져가지는 못할 것이라는 의견도 많다. 전자상거래는 전통 유통채널에 비해 상가운영과 인력원가 절감효과는 있으나 창고보관, 배송 등 물류원가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특히 과거보다는 많이 나아졌지만, 온라인 쇼핑몰 실명제, 거래안전 보장, A/S체계 개선, 거래대상 품목의 품질보장 문제는 여전히 정비가 필요한 과제이다.



현지 유력 벤더에게 납품하는 게 유리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이나 한국에서 관련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는 기업들 역시 중국 내수시장 개척을 위한 주요 진행 채널 중 하나로 온라인 마켓을 본격적으로 고려하기 시작했다. 온라인 시장진출에서 한국 기업은 벤더를 통한 전자상거래 시장 진출을 우선 생각해야 한다. 한국 기업이 직접 전자상거래 사이트를 운영하려면 까다로운 허가 절차를 받아야 하는 등 어려움이 많다. 따라서 우수 제품을 보유한 중소기업은 현지의 전자상거래 업체에 납품하는 유력 벤더를 통하는 게 안전하고 빠른 방법이다.

판매상품이 8억 개가 넘는 치열한 경쟁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남과 다른 전략으로 튀어야 한다. 오프라인 매장과 동일하게 스타 상품을 위한 구색상품도 필요하고, 고객들에게 상품을 고르는 재미와 흥미도 제공해야 한다. 정기적인 신상품 제공으로 신선함과 재방문을 높일 수 있어야 한다. 펼쳐진 상품 중 고객의 반응이 오고, 판매량이 늘기 시작하면 그 상품을 지속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공급능력도 확보돼야 한다.

결국 포화상태인 한국 시장을 탈피하는 수단으로 중국 시장을 바라보는 안이한 시각으로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 오프라인에서 팔다 남은 상품을 팔던 시대도 지났다. 온라인 전용 상품으로 시장 기회를 노리는 기업도 늘고 있는 추세다. 우리 기업들은 앞선 전자상거래 경험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제품을 가지고, 철저한 현지화를 접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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