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오거스타에서 샷을~” 제주 명품 테디밸리 골프앤리조트[E-골프장 투어]

골프장 관리 위해 매년 9월 열흘 정도 휴장
“오버시딩 한 코스 중 우리 골프장 품질 따라올 곳 없어”

매년 9월 골프장 관리를 위해 열흘 정도 휴장하는 테디밸리 골프앤리조트.[사진 테디밸리 골프앤리조트]

[김인오 MHN스포츠 골프전문기자]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골프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어요.” 

오거스타 내셔널. 최고 권위의 골프 대회인 마스터스 토너먼트가 열리는 골프장이다. 단 하나의 대회를 위해 1년 동안 관리하는, 그래서 가장 완벽한 코스로 평가받는 곳이다. 성스럽기까지 한 그 곳을 제주도 한 골프장이 감히(?) 비교한다고? 그 용기에 일단 박수를 쳤고, 설명을 듣고는 엄지를 세웠다.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에 있는 테디밸리 골프앤리조트는 곶자왈(가시덤불 숲이라는 뜻의 제주 방언) 복원 사업의 일환으로 2007년 9월 개장했다. 곶자왈은 ‘제주의 허파’로 불린다. 한 마디로 맑은 공기를 만들어내는 진원지라 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이 골프장에서는 머리가 맑아지고 기분이 상쾌해진다.

최상의 잔디, 비결은 ‘오버 시딩’

골프 코스, 특히 잔디는 그야말로 ‘예술’이라 할 만하다. 비결은 철저한 관리. 테디밸리 골프앤리조트는 매년 9월이 되면 열흘 정도 휴장한다. 오버 시딩(Over Seeding, 잔디가 자라는 지면에 잔디씨를 추가 파종하는 것)한다. 난지형잔디인 버뮤다그래스가 기본인 이 골프장은 휴면에 대비해 매년 한지형잔디 라이그래스를 오버 시딩한다. 즉, 겨울에 누렇게 변하는 난지형잔디에 추위를 잘 견디는 한지형잔디를 혼합해 사계절 녹색 필드를 유지한다. 종자 비용만 약 2억원 이상이 투입된다.

성향이 완전히 다른 잔디를 섞었지만 묘하게 궁합이 잘 맞는다. 10월 중순이면 양탄자 같은 페어웨이에서 골프를 즐길 수 있다. 한 겨울에도 끄떡없고, 잔디 밀도가 최고를 맞는 봄에는 제대로 샷 감을 느낄 수 있다. 지난 4월 초 테디밸리 골프앤리조트에서KLPGA 투어 국내 개막전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이 열렸다. 출전 선수들은 칭찬 일색이었다. 성적에 불만이었던 한 선수는 “내 샷이 문제다. 잔디는 죄가 없다”며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제주도는 화산 지역이라 물이 부족하다. 잔디 생육에 많은 물은 필수조건이다. 하지만 테디밸리 골프앤리조트는 걱정이 없다. 지하수 사용을 최대한 줄이고 갈수기에 대비한 15만 톤 이상의 물을 저장할 수 있는 저수 시설을 만들었다.

테디밸리 골프앤리조트의 경영을 총괄하고 있는 김민 부회장은 “대한민국 골프장 중에서 오버시딩 한 코스 중 우리 골프장 품질을 따라올 곳이 없다고 자부한다. 테디밸리에서 라운드한다는 것은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플레이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자부했다. 

정원에서 산책하듯 즐기는 골프 라운드

골프장은 잘 가꿔진 거대한 정원과 같다. 다양한 꽃들이 티잉그라운드를 장식하고, 야자수가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18개 홀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장관을 하늘에서 내려볼 수 없다는 것이 아쉬울 뿐이다. 골프장 너머 바다 쪽을 바라보면 산방산이 우뚝 서있고, 맑은 날에는 더 멀리에 있는 마라도가 눈에 들어온다. 

현대적 감각이 돋보이는 클럽하우스에 들어서면 골프장의 시그니처인 테디베어 인형이 연미복을 입고 피아노를 연주하며 내장객들을 반긴다. 아름다운 선율은 라운드를 시작하려는 이, 그리고 골프장을 떠나려는 이들에게 마음의 평온을 선사한다. 차례를 기다리며 기념사진을 남기는 모습도 이채롭다.

코스에 들어서면 눈이 편안해진다. 18개 홀 모두 티잉그라운드에서 그린이 보이는, 즉 블라인드 홀이 없기 때문이다. 워터 해저드와 덤불이 손짓하며 심술을 부리지만 즐겨야 한다. 혹여나 실수가 나왔어도 다음 홀로 이동하면 멋진 풍경이 위로를 해준다. 

테디밸리 골프앤리조트의 시그니처홀은 밸리코스 13번 홀이다. 전장이 긴 파5 홀이지만 티박스가 위에 있어 홀 전체를 내려다볼 수 있다. 이곳 역시 추억을 남기는 사진 포인트로 유명하다. 코스 오른쪽 카트 도로 주변에는 야자수가 길게 줄을 서 있고, 왼편에는 부담스러운 워터해저드가 그린 초입까지 길게 이어져 있다. 

오른쪽은 OB 구역이다. 하지만 오른쪽을 공략하는 게 스코어를 줄이는 비법이다. 높은 비탈이 있어 90도 이상 꺾이는 슬라이스만 내지 않는다면 대부분 세이프다. 간혹 카트 도로를 굴러가면 ‘300야드 장타의 꿈’도 이룰 수 있다. 두 번의 샷으로 이글 기회를 잡을 수도 있지만 권하진 않는다. 그린 가까이 갈수록 코스가 좁아지고 턱 높은 벙커가 버티고 있다. 자칫 힘이 들어가면 워터해저드 행이다. 따라서 세 번의 샷으로 그린을 영접하는 걸 추천한다. 

테디밸리 골프앤리조트에는 19번 홀도 있다. 파3 홀로 조성된 기부자 홀(Doner’s Hole)이다. 18홀 경기를 마친 후 아쉬움이 남는 골퍼들을 위해 만들어졌다. 팀당 1만원을 내면 이용할 수 있다. 적립된 금액은 전액 제주도 교육, 의료, 불우이웃을 돕는 곳에 기부된다. 

명품 코스는 대외적인 평가에서도 입증됐다. 테디밸리 골프앤리조트는 2018년 골프매거진 선정 ‘10대 플래티넘 골프장(프라이빗 회원제 골프장)’에 이름을 올렸고, 다년간 아시아 100대 골프장 자리를 지켰다. 특히 중소기업이 운영하는 골프장 중에서 유일하게 플래티넘 골프장에 선정됐다.

테디밸리 골프앤리조트 클럽 하우스 전경. [사진 테디밸리 골프앤리조트]

특급 호텔 갖춘 체류형 리조트

테디밸리 골프앤리조트가 고객들에게 인기를 끄는 요소 중에는 다양한 부대 시설이 있는 체류형 리조트라는 점도 한몫했다. 골프 코스와 천혜의 자연환경을 조망할 수 있는 71실의 특급 호텔 머큐어앰버서더 제주와 150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연회장, 그리고 80명이 들어갈 수 있는 세미나실을 갖췄다.

호텔은 최근 세계적인 호텔 체인인 아쿠아 그룹과 손을 잡고 리브랜딩을 마쳤다. 특급 호텔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야외 수영장과 피트니스센터·요가룸·가라오케 등에서 여가를 즐길 수도 있다. 

클럽하우스에 있는 테디베어 레스토랑은 ‘대한민국 10대 클럽하우스 레스토랑’에 선정된 바 있다. 제주 현지 식재료 기반의 제철 음식은 여행의 즐거움을 더해준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설립 두 달 만에 네이버 ‘픽’…스탠퍼드 출신 창업자의 AI 비전은?

2차바이오텍, 신주 발행 등 748억원 수혈…“재생의료·CDMO 투자”

3알바생이 ‘급구’로 직접 뽑는 ‘착한가게’

4“삼성이 하면 역시 다르네”…진출 1년 만에 OLED 모니터 시장 제패

5 ‘여자친구 살해’ 20대 의대생 구속영장 발부

6‘네이버 색채’ 지우는 라인야후…이사진서 한국인 빼고 ‘기술 독립’ 선언

7NCT드림이 이끈 SM 1Q 실적…멀티 프로덕션 구축에 수익성은 악화

8삼성메디슨, 프랑스 AI 스타트업 ‘소니오’ 품는다…“우수 인력 확보”

9데일리펀딩, SaaS 내재화해 지속 성장 거버넌스 구축…흑자 전환 시동

실시간 뉴스

1설립 두 달 만에 네이버 ‘픽’…스탠퍼드 출신 창업자의 AI 비전은?

2차바이오텍, 신주 발행 등 748억원 수혈…“재생의료·CDMO 투자”

3알바생이 ‘급구’로 직접 뽑는 ‘착한가게’

4“삼성이 하면 역시 다르네”…진출 1년 만에 OLED 모니터 시장 제패

5 ‘여자친구 살해’ 20대 의대생 구속영장 발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