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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주택사업에 승부 건다

자동차·주택사업에 승부 건다

영업이익률 5% 목표 … “TV는 이제 핵심 사업 아니다”



‘최대한 빨리 적자 사업을 없애겠다’. 쓰가 카즈히로 파나소닉 사장이 3월 28일 2015 회계연도까지의 중기 경영계획을 발표했다. 파나소닉은 최근 전자 업계의 디지털 흐름에 맞춰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하지만 실적은 부진했다. 위기감이 회사 전체로 퍼진 상황에서 나온 경영 계획이다. 과거 ‘매출 10조엔 기업’을 꿈꾸던 파나소닉은 이번 계획에서 구체적인 매출 목표를 내놓지 않았다.

TV·휴대전화 등 5개 사업 부문에서 누적된 적자를 없애고, 영업이익률 5% 이상을 노린다는 큰 그림만 그렸다. 쓰가 사장은 “이 중기 계획을 달성해야만 파나소닉이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오쓰보 후미오 파나소닉 회장은 6월 주주총회 이후 퇴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일본 동양경제가 쓰가 사장을 만났다.

2월 말 임원 인사를 발표할 때만 해도 오오쓰보 회장은 자리를 지킬 계획이었다. 이런 시기에 퇴임 발표는 상당히 이례적인데.

“오오쓰보 회장의 뜻이다. 2월에는 그럴 계획이 없었다. 개인적으로 그와 함께 일하길 원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 아닌가. 오오쓰보 회장은 무엇을 통해 파나소닉에 공헌할 것인지 항상 고민해왔다. 그 고민의 결과라 보면 된다.”

오오쓰보 회장의 사임은 사내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아직 뭐라고 분명히 이야기할 수 없다. 하지만 오오쓰보 회장이 계속 일하는 것에 대해 의견이 분분했다. 이런 이야기가 오오쓰보 회장의 귀에도 들어갔을 것이다.”

중기 계획에서 드러난 TV 사업의 적자 규모가 상당하다. 2011년 2100억엔, 2012년 860억엔으로 정도인데.

“2010년 아마가사키 플라즈마 판넬 제 3공장과 히메지 액정 판넬 공장이 가동되면서 감가상각비가 크게 늘었다. 판매가 늘지 않는 상황에서 2011~2012년 큰 적자를 냈다. 2011년 4월 내가 AVC사(TV 등 AV기기 부문) 사장에 취임할 때 오오쓰보(당시 사장) 회장은 내게 TV 사업의 수익 개선을 주문했다. 파나소닉은 막대한 설비투자로 공장 가동률과 수익성을 높이려는 구상을 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제품 가격은 하락했고, 재료비는 많이 들었다. 당연히 팔수록 적자가 불어났다. 2011년 출하를 중단하도록 한 것도 이 때문이다. 개발 부문에는 이익을 낼 수 있는 TV로 재설계하도록 주문했다. 액정도 TV용 이외에 돈을 벌어들일 수 있는 패널을 만들도록 했다. 1년 동안 이런 방식으로 노력한 결과 2100억엔이었던 적자를 860억엔으로 줄였다.

물론 남은 860억엔도 부담스런 액수다. 지금 각 전자제품 업체의 TV는 가격 격차가 거의 없다. 당연히 인건비가 낮고 인프라 비용이 덜 드는 곳에서 만들면 싸진다. 그럼에도 우리는 일본에서 만들었다. 좋은 TV를 만들면 그만큼 높은 가격으로 팔릴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미국이나 중국은 가격을 중요하게 여긴다. 미국인은 콘텐트에는 돈을 지불하지만 하드웨어에는 그다지 돈을 쓰지 않는다.”

미국에 갔을 때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면서 TV를 사는 광경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던데.

“그렇다. 사실 월마트나 코스트코에 가보면 커다란 쇼핑 카트에 우리 회사의 50인치 플라즈마 TV를 떡 하니 싣고 그 다음에 티슈와 바나나를 싣는다(웃음). TV를 어디서 보느냐고 물으면 창고나 수영장이라고 대답한다. 거실에는 이미 다른 TV가 있고, 싸니까 추가로 더 산것이다. 제조사가 생각하는 고객의 니즈와 실제 고객의 니즈가 다르다. 한국 TV도 그다지 돈을 벌어들이는 상품이 아니다.”

플라즈마 TV 철수에 관해서는 확실한 이야기가 없다.

“나는 이미 TV가 우리의 핵심 사업이 아니라고 명확히 말했다. 적자를 해소하겠다는 명쾌한 메시지를 전했다. 그 이상의 메시지가 필요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플라즈마 TV 철수에 관한 검토는 이미 끝났다. 상황 변화를 봐가면서 구체적인 판단을 할 것이다. 유감스럽게도 중기 계획 발표 이튿날 주가가 50엔 정도 떨어졌다. 주된 이유가 플라즈마 TV 철수 등 구조 개혁의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하지 않은 때문이라면 일부러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봐달라.”

자동차 부문은 2018년까지 매출 2조엔 규모로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는데.

“자동차 부문은 부품을 포함해 현재 약 1조엔 정도의 매출을 올린다. 앞으로는 차가 달리고 멈추는 것과 같은 차의 기본 기능에 관련된 시장까지 노릴 것이다. 그러나 아직 경험이 부족하다. 그 시간을 돈으로 사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헬스케어 사업은 매각하기로 보도됐다가 중기 계획에서는 지속하거나 확대한다는 내용으로 바뀌었는데.

“우선 사전에 어떤 보도가 나갔는지 잊어달라. 당분간은 일정 출자 비율을 유지할 계획이다. 파나소닉은 아직 의료 분야를 리드할 만한 지배력을 갖지 못했다. 주력인 혈당 측정 센서를 비롯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 비즈니스가 대부분이었고 진단·치료와 같은 정밀 분야에서는 약하다. 그러나 기술력이 있기 때문에 그것을 살리고 싶다.”

2월 임원 인사의 특징은 무엇인가?

“경영 상황이 매우 안 좋기 때문에 임원 수를 줄였다. 지난해 10월 이후 13명의 임원이 퇴임했다. 대신 3명을 신임 임원으로 뽑았다. 연령에 구애 받지 않고 실적 중심으로 선발했다.”

젊은층 등용이 임원 인사의 핵심이 아니었나? 숫자가 너무 적다는 지적이 있다.

“이미 임원 중에 젊은층이 많다. 젊은층을 더 등용하기 전에 밸런스가 맞지 않은 임원층의 연령 구성을 적절히 손보고 싶었다. 임원진은 정기적으로 교체할 필요가 있다. 이대로 가면 연령 구성이 어그러져 버린다. 젊은층이 늘어난다고 항상 좋은가? 올해는 포기하자고 애초부터 결정했다.”

내년부터 다시 등용할 계획인가?

“그렇다. 적극 등용하고 싶다. 각 연령층이 순조롭게 세대 교체를 할 수 있고, 경험자의 지혜와 젊은층의 혁신적인 움직임이 조화롭게 교차하는 형태를 만들고 싶다.”

임원의 필수 덕목이 있다면?

“한 가지만 이야기 하자면 구성원으로부터 존경 받고, 팀워크를 살려갈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이건 반드시 필요하다. 실력이 있고 없고는 좀처럼 평가하기 어렵다.”

외부 인재 등용은 어떤가?

“앞으로 당연히 채용을 늘려가야 할 것이다. 사외이사나 사외감사뿐만 아니라 회사에서 실제로 일을 할 사람 중에 외부 인재를 많이 영입할 생각이다. 시대가 빠르게 변하는데 사내 인재육성 시스템에만 의존할 순 없다.”

조직 개편도 추진하고 있다. 49개 사업부로 재편했는데 2000년대 ‘나카무라(전 회장) 개혁’으로 폐지된 사업부제의 부활로 볼 수 있나?

“예전과 비교하기엔 상황이 너무 많이 변했다. 가전 판매 중심이던 예전에는 B2C 비중이 컸지만 지금은 B2B 비중이 70%를 넘는다. 이전과 같은 모델로는 빠른 의사결정이 어렵다. 산업 구조에 맞춰 사업 부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

업이익률 5%라는 중기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1955년 이후 파나소닉이 5%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한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잠시뿐이었다.

“아직 사장이 된 지 1년이 채 안 됐다. 제대로 사장 역할을 한다고 말하기엔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다. 그러나 내게 요구되는 것은 명확하다. 나는 파나소닉이 잠재력이 있다고 믿는다. ‘이 잠재력을 어떻게 시대의 요구에 맞게 발휘해 갈 것인가?’ ‘어느 분야에서 어떤 조직 구성으로 어떻게 움직여가면 좋을 것인가?’ 이에 대한 해답을 모두에게 제시하는 것이 내 역할이다.

나는 ‘영업이익률 5%’ 목표가 높지 않다고 생각한다. 10%라면 높다고 하겠지만. 정말 5%를 달성할 수 있겠냐고 묻는다면 영업이익률이 5%도 안 되는 회사라면 차라리 존재하지 않는 편이 좋겠다고 답하겠다(웃음). 이익을 내야 성장도 하는 법이다. 어떻게 해서라도 달성하겠다.”

앞으로 파나소닉의 강점을 어떻게 살려나갈 것인가?

“파나소닉의 49개 사업부는 기술과 판매 양면에서 뛰어난 실력을 갖췄다. 이것을 종합적으로 살리려면 고객 범위를 축소할 필요가 있다. 대형 산업, 그것도 성장성이 있는 기업 고객을 추려야 한다. 사장 취임 이후 여러 검증을 거치며 성공 가능성을 본 영역이 바로 자동차와 주택 산업이다.

필요하다면 인수합병(M&A)을 해서라도 키울 생각이다. 에이비오닉스(Avionics, 항공기 내 AV 시스템 사업)도 주목한다. 지금은 기내 비디오 엔터테인먼트 시스템부터 기내 통신이나 안테나 등에 손을 대고 있는데 앞으로 기내 조명, 조리는 물론 외부 라운지나 마일리지 서비스까지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 일본 경제 주간지 주간동양경제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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