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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 - 외국에서 수입한 기린·홍학 식재료로

Food - 외국에서 수입한 기린·홍학 식재료로

고대 이탈리아에서 쉽게 구한 곡물·과일·올리브·생선의 흔적도



고대 도시 폼페이의 수수께끼 같은 역사는 오랫동안 고고학자들과 여행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왔다. 폼페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이 도시에 종말을 가져온 끔찍한 화산 폭발이 떠오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폼페이 주민들의 일상생활에 관한 새 연구가 이 고대 로마 문화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넓혀준다. 특히 2000년 전 베수비오 화산의 폭발로 최후를 맞기 전 이곳 주민들의 식생활에 관해 새로운 사실들이 밝혀졌다.

신시내티대의 고고학자들은 지난 10년 동안 폼페이 중·하류층 구역에 있던 일부 건물을 중심으로 발굴작업을 진행했다. 20개의 상점이 들어섰던 건물들은 연대가 BC 6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신시내티대 고전학 부교수 스티븐 엘리스는 지난 1월 4일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 고고학연구소 회의에서 이 팀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엘리스에 따르면 이번에 연구한 고대 건물 중 다수가 식당이었다. 연구원들은 건물의 배수관과 화장실에서 광물화되거나 숯이 된 음식물 성분을 발견해 분석했다. 분석 결과는 놀라웠다.

엘리스는 한 보고서에 이렇게 썼다. “지금까지는 폼페이의 지배계층이 아닌 다수의 힘없는 대중은 먹을 것이 부족했으리라는 추측이 일반적이었다. 길거리에서 줍거나 훔친 음식으로 연명하고 보잘것없는 음식 한 그릇을 얻기도 매우 힘들었으리라는 인식이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 밝혀진 바에 따르면 그들은 더 좋은 음식을 먹고 살았으며 생활수준도 더 높았던 듯하다.” 고 고학자들은 곡물과 과일, 올리브, 렌즈콩, 생선, 견과류, 달걀 등 고대 이탈리아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고 값이 비싸지 않았을 품들의 흔적을 발견했다.

그들은 또 폼페이 사람들이 외국에서 수입했으리라고 추측되는 다양한 이국적인 음식을 즐겼다는 증거를 찾았다. 성게와 홍학, 기린의 다리 고기 등이 대표적이다. 엘리스에 따르면 고대 로마 시대 이탈리아의 고고학적 발굴 작업에서 기린의 뼈가 발견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어떻게 폼페이의 평범해 보이는 한 식당 주방의 음식 찌꺼기 속에 잘라진 기린의 뼈가 들어 있었을까? 이는 폼페이 사람들이 장거리 무역을 통해 이국적인 야생 동물들을 들여왔으며 중·하류층 주민들도 다양한 음식을 풍성하게 즐겼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엘리스가 말했다.

현대 나폴리 근처에 위치한 폼페이는 전성기에 인구가 2만 명에 달했다. 하지만 기원 79년 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지옥 같은 최후를 맞았다. 이 화산의 폭발 당시 방출된 열 에너지는 히로시마 원자폭탄의 10만 배에 달했다. 베수비오 화산 폭발을 목격한 고대 로마의 작가 소(小) 플리니우스는 한 편지에서 그 장면을 이렇게 설명했다.

“베수비오산 여러 곳에서 불길이 타올랐다.… 무시무시한 검은 구름이 피어 올랐다. 불기를 품고 뱀처럼 꿈틀거리며 용솟음치는 연기 속으로 간간이 엄청난 불길이 모습을 드러냈다. 번갯불을 닮았지만 훨씬 더 큰 불길이었다. … 재가 떨어졌다. … 그리고 부석(용암이 갑자기 식어서 생긴 다공질의 돌)과 불에 새까맣게 그을리고 갈라진 돌들이 떨어졌다.”

폼페이에 대한 이전의 고고학적 연구들은 이 도시가 복잡한 상수도 시설과 원형극장, 항구, 체육관을 갖춘 선진 사회였음을 보여줬다. 훌륭한 저택과 광장들, 목욕탕도 있었다. 게다가 이번 연구가 보여주듯이 (비록 통치 세력이 여러 번 바뀌긴 했지만)이 도시는 언제나 해로를 통해 이탈리아에 들어와 로마나 남부 이탈리아로 향하는 상품의 중요한 통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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