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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 박근혜정부 2기 경제팀의 과제 - 내수 침체-원화 강세 ‘발등의 불’

Issue | 박근혜정부 2기 경제팀의 과제 - 내수 침체-원화 강세 ‘발등의 불’

최경환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 내정자(오른쪽)와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 내정자.



청와대가 차일피일 미루던 개각을 6월 13일 단행했다. 17명의 장관 중 7명을 교체하는 중폭이 넘는 개각이다. 이 중 경제를 책임질 최경환(60)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 내정자에 관심이 쏠린다. 앞서 선임된 안종범(54) 청와대 경제수석,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내정자인 최양희(58) 서울대 교수와 함께 2기 경제팀을 꾸리게 된다. 교체 가능성이 제기된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은 유임이 결정돼 2기 경제팀에 합류한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경제개혁 3개년 계획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개각을 단행했다”고 말했다.

새로운 경제팀은 친박계 핵심 인사들로 꾸려졌다. 이른바 ‘실세 경제팀’의 등장이다. 박 대통령의 경제정책을 잘 이해하고 수행할 수 있는 추진력을 가졌다는 평가다. 반대로 새로운 경제팀의 활약이 미흡할 때는 박근혜 정부가 입을 타격 또한 클 수밖에 없다. 최경환 신임 경제부총리의 역할이 중요해진 이유다.



‘실세 경제팀’의 등장일단 최 신임 경제부총리에 대한 평가는 나쁘지 않다. 그는 최근까지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지낸 ‘친박’ 실세다. 옛 경제기획원(EPB) 출신으로 17대 때 국회의원이 된 3선 의원이다. 친박계 인사임에도 이명박 정부에서 지식경제부 장관에 오르는 등 정·관계를 두루 거쳤다. 지식경제부 장관 시절 직원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리더십과 친화력이 뛰어난 인물로 잘 알려졌다.

안종범 신임 경제수석의 등장도 관심을 끈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을 총괄한 핵심 경제 브레인이다. 지난 대선 때 당 국민행복추진위원회 실무추진단장을 맡아 기초연금을 포함한 핵심 공약을 만들었다. 성균관대 경제학부 교수였던 2005년부터 박 대통령의 공부모임에 참여했다. ‘박 대통령의 경제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인물’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안 신임 경제수석은 미국 위스콘신대학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내정자 역시 위스콘신대학 출신이다.

최 의원과 신임 안 경제수석은 10년 이상 호흡을 맞춰온 사이다. 두 사람은 2002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특보로 처음 만났다. 이후 정치적 견해와 정책 판단을 공유해왔다. 2007년 대선 경선에 이어 2012년 대선 때도 박근혜 후보 캠프에서 ‘정책브레인’으로 일했다. 이때 최 의원은 박근혜 후보 비서 실장을 맡아 조직을 총괄하는 역할을, 안 수석은 공약을 만들어내는 핵심 참모를 맡았다.

한편 관심을 모았던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에는 최양희 서울대 공대 교수 겸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이사장이 내정됐다. 경기고와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 전자공학 석사 및 프랑스 ENST대 전산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전자통신연구소 정보통신표준연구센터장, 한국정보과학회장, 서울대 차세대융합기술원장을 역임한 ICT 전문가다. 이명박 정부 시절 지식경제부 전략기획단 위원,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 위원 등을 지낸 경험도 있다. 다양한 정보기술 분야의 융합에 관심이 많고 리더십·추진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이로써 지난해 3월 취임한 현오석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는 박근혜정부 1기 경제팀과 함께 16개월 만에 물러나게 됐다. 현 부총리는 임기 초반 경기회복을 위한 추경편성, 중소기업지원정책 등 크고 작은 정책을 잇따라 내놓으며 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는데 주력했다. 이후 경제지표가 좋아졌지만, 주요 정책의사결정이 매번 지연되고 부처 간 업무조정이 미흡해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정부의 이번 경제팀 인선은 1기 경제팀에서 나타난 문제를 다잡는 데 역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현 경제팀은 그동안 여러 정책과제를 늘어놓았지만, 실현된 것이 많지 않다. 선택과 집중이 되지 않았고, 부처별 업무조정에도 실패했다.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부활시킨 경제 컨트롤타워지만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올 2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나성린 새누리당 의원은 현 부총리의 경제팀에 대해 “어려운 환경에도 잘 해왔지만, 더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못한 것은 아쉽다”며 “안 될수록 야당 의원을 찾아가고, 국회도 더 설득해야 하는데 이런 노력이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세법개정안, 올해 주택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 원격의료 방안 등의 관련 법안이 국회에서 발이 묶여 제때 추진되지 못했다.

이런 측면에서 2기 경제팀의 인선이 더욱 주목 받는다. 최경환 의원은 정책 역량과 강한 리더십을 갖추고 있어 경제정책 컨트롤타워로서 적임자로 평가 받는다. 과거 지식경제부 장관을 거치면서 조직을 총괄해본 경험도 있고, 원내대표 출신으로 국회 교섭력도 갖췄다. 안종범 의원 역시 교수 출신이지만 현직 정치인으로 현 경제팀보다는 의회와의 소통이나 정무적 감각에서 나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는 청와대에 힘의 무게가 실려 있었다면 앞으로는 최 의원이 ‘실세 경제부총리’ 역할을 하면서 기재부로 무게의 추가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2기 경제팀 앞날이 순탄치만은 않을 듯하다. 풀어야할 과제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일단 1기 팀에서 마무리하지 못한 미결 경제 공약의 해법을 찾아야 한다. 박근혜정부가 공약과제로 실행하겠다고 한 창조경제, 고용률 70%, 기초연금, 지하경제 양성화 등을 추진해야 한다. 이들 과제에 대한 가시적인 성과가 필요한 시점이지만 마땅한 해법이 나올지는 미지수다. 올해 현안으로 떠오른 공공기관 정상화, 규제개혁 등을 포함한 경제혁신 3개년 계획과 시간선택제 일자리 등도 아직 미진한 상태다.



추가경정예산 편성 여부 주목최근의 세월호 사고로 인한 소비위축과 가파른 원화가치 상승 추세도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민간소비 부진은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 1분기 소비가 좋지 않은데 이어 4월 소매판매는 내구재, 준내구재, 비내구재 등이 모두 감소해 전월보다 1.7% 줄었다.

세월호 참사에 따른 애도 분위기도 있었지만 구조적 요인이 크다. 낮은 소득 증가율, 사교육비, 노후 대비 등으로 소비 개선 추세가 약화되고 있다. 조동철 KDI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세월호 사고 이후 침체된 내수시장과 소비심리를 추스르는 게 이번 경제팀의 과제”라고 말했다.

그러나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통한 가계소득 증가와 교육비·노후 준비 부담 축소 등 근본적인 해결책 없이는 증가를 기대하기 어렵다. 박종규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내수활성화와 가계소득 증가 문제로 경제민주화논의가 다시 나올 수도 있다”며 “정책 기조에 대한 선택도 이번 경제팀의 과제가 됐다”고 설명했다.

당장 원화가치 상승 추세에 대한 대응책도 마련해야 한다. 올해 들어 원화 가치는 3.7% 상승했다. 주요 17개국 중 상승률이 가장 높다. 수출을 위협하는 요소다. 그러나 원화 강세를 막기가 쉽지 않다. 글로벌 경제의 기조가 바뀌고 있어 나타난 현상인데다 외환시장 개입에 대한 논란도 끊이질 않는다. 중장기적으로 성장동력을 확충해야 하는 것도 숙제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 제기된 추가경정예산 편성 여부 결정도 최 내정자의 몫이 될 수 있다. 최 내정자는 5월 국회에서 추경을 언급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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