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LOBBYING - 제당업체 로비와 비만의 함수 관계

LOBBYING - 제당업체 로비와 비만의 함수 관계

감미료 제품 섭취가 인체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뒷받침하는 과학 연구결과를 반박하기 위해 제당업계 단체들이 수백만 달러를 쏟아부었다.



설탕을 과다 섭취하면 심장병·비만·당뇨병 그리고 다수의 다른 건강이상을 초래할 수 있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졌다. 하지만 설탕은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식품 첨가제다. 우리가 소비하는 거의 모든 가공식품에 듬뿍 첨가된다. 그런데 어째서 첨가당을 규제하는 식품 정책에는 그런 사실이 반영되지 않을까?

바로 그런 배경에서 대형 제당업체에 의혹의 시선이 쏠린다. 제당협회와 옥수수 정제업협회(고과당 옥수수 시럽 제조업체 단체) 는 감미료를 판매하는 업체들을 대표하는 단체들이다. 감미료 제품 섭취가 인체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뒷받침하는 과학 연구결과를 반박하기 위해 이들 업계 단체들이 수백만 달러를 쏟아부었다. ‘걱정하는 과학자들의 모임(Union of Concerned Scientists)’ 산하 과학·민주주의 센터의 최신 보고서 내용이다.

일례로 2013년 서던캘리포니아 대학(USC)의 연구에선 청량음료의 실제 고과당 시럽(HFCS) 함량이 음료 라벨에 표기된 설탕 함량과 “큰 차이가 났다.” 그러자 옥수수정제업체협회는 그 결과를 반박하는 자체적인 연구에의 자금지원을 검토했다. 반박 연구의 결과가 USC 연구를 반박하는 목표와 일치될 때만 발표하면 된다고 한 컨설턴트는 권고했다. “어떤 이유로든 리서치 결과가 USC 연구와 일치할 경우 그 데이터를 그냥 덮어 버리면 된다.” 보고서에 인용된 컨설턴트의 권고 내용이다.

또 다른 사례에선 2003년 제당협회 회장이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에게 보낸 편지를 보고서가 인용했다. WHO가 그들에게 불리한 보고서를 발표한 참이었다. 첨가당 섭취에 10%의 한도를 제안하며 첨가당이 “음식물의 영양을 위협한다”고 강조하는 내용이었다. 편지는 WHO가 그 보고서를 철회하지 않는다면 미국 의회를 설득해 연방정부의 WHO 자금지원을 거부하도록 하겠다고 암시했다.

제당협회와 기타 업계단체들은 또한 토미 톰슨 보건복지부 장관에게도 편지를 보냈다. 그 문제에 “직접적인 개입”을 요청하는 내용이었다. 그와 같은 위협과 로비가 주효한 듯했다. WHO가 다음 해 발표한 음식물과 건강에 관한 글로벌 건강전략에선 설탕 조사에 대한 언급이 빠졌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과학 연구를 평가절하하려는 그들의 노력은 상당히 효과적이었다. 규제당국들 간에 설탕의 위험에 관한 어떠한 합의도 이뤄지지 않을 정도였다고 한다. 2012년 마더 존스 잡지에 실린 설탕 PR에 대한 광범위한 조사 결과 내용이다. 설탕업계의 대대적인 PR 캠페인 개시 이후 비만과 당뇨병 트렌드는 뚜렷한 변화를 보여준다.

업계의 PR 캠페인은 미국인 ‘칼로리 감미료’ 소비의 대폭적인 증가와 대략적으로 일치했다. 칼로리 감미료는 식탁용 설탕(자당)과 고과당 시럽이 대표적이다. 이 같은 증가는 계속해 만성질환의 급증을 수반했다.

설탕과 관련해 그와 같은 질병의 발생 비율이 갈수록 높아졌다. 1970년 이후 미국 내 비만율은 2배 이상 증가했다. 한편 당뇨병 발병률은 3배 이상 늘어났다.

지난 6월말 영국의 ‘영양에 관한 과학 자문 위원회’가 보고서 초안을 발표했다. 설탕 소비를 권장 한도의 절반으로 줄이도록 사람들에게 권고했다. 10%였던 한도를 5%로 낮춰야 비만과 2형 당뇨병을 피한다는 주장이었다. 2005~2010년 평균적인 미국인의 식사 중 첨가당이 대략 13%를 차지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의 통계다.

오늘날의 설탕 과다섭취를 20~30년 뒤 사람들은 어떻게 돌아볼까? 마치 요즘 우리가 담배의 전성기를 돌아보듯이 하지 않을까? 모두가 아무 걱정 없이 담배를 피워대고 대형 담배업체들이 그 배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던 시절 말이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신차 수준으로 변했다”...KGM, ‘더 뉴 토레스’ 국내 출시

2“사랑받는 럭셔리 SUV”...제네시스, GV70 부분변경 출시

3‘상반기 IPO 최대어’ HD현대마린, 상장일 첫날 40%대 상승

4대신증권, 1분기 영업이익 730억원…전년比 33.9%↑

5쿠팡, ‘알테쉬‘ 공세에 영업익 ‘반토막’…매출은 첫 9조원대

6카카오뱅크, 1분기 순익 1112억원…전년比 9.1% 증가 ‘역대최대’

7‘ETF 아버지’ 배재규 “개인 투자, 최소 5년은 봐야…‘장기·분산투자’가 답”

8기대 이하 실적에 ‘뚝뚝’…에코프로 3형제 반등 언제쯤

9‘빅3’ 자리 위협받는 KB자산운용…바짝 쫓는 한투운용, 점유율 꿈틀

실시간 뉴스

1“신차 수준으로 변했다”...KGM, ‘더 뉴 토레스’ 국내 출시

2“사랑받는 럭셔리 SUV”...제네시스, GV70 부분변경 출시

3‘상반기 IPO 최대어’ HD현대마린, 상장일 첫날 40%대 상승

4대신증권, 1분기 영업이익 730억원…전년比 33.9%↑

5쿠팡, ‘알테쉬‘ 공세에 영업익 ‘반토막’…매출은 첫 9조원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