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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3’ 자리 위협받는 KB자산운용…바짝 쫓는 한투운용, 점유율 꿈틀

[운용사 지각변동] ②
ETF, 대형 운용사 쏠림 현상…중위권 점유율 요동
한투운용 3위권 위협…KB운용과 점유율 1%p대 차이

국내 자산운용사의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경쟁이 과열되면서 순자산 규모와 실적 등의 순위가 급변하고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국내 자산운용사의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경쟁이 과열되면서 순자산총액(AUM) 규모와 실적 등의 순위가 급변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양강 체제가 유지되고 있는 가운데 중위권 자산운용사의 점유율이 급격하게 요동치는 모습이다.

특히 업계 4위 한국투자신탁운용의 공격적인 마케팅에 밀려, KB자산운용의 시장점유율 감소가 이어져 3위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향후 중위 운용사 간 순위 지각변동이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4월 30일 기준 국내 자산운용사의 ETF 시장점유율(순자산 기준)은 ▲삼성자산운용 39.23% ▲미래에셋자산운용 36.54% ▲KB자산운용 7.68% ▲한국투자신탁운용 6.02% ▲신한자산운용 2.79% ▲키움투자자산운용 2.36% ▲한화자산운용 2.17% ▲NH아문디자산운용 1.31% 순으로 집계됐다.

운용사별로 살펴보면 삼성자산운용(39.23%)과 미래에셋자산운용(36.54%)이 30%대 후반의 점유율로 업계 1‧2위 지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반면 3위권 아래 운용사의 경우 점유율이 한 자릿수에 머무는 모습이다. 특히 3‧4위인 KB자산운용(7.68%)과 한국투자신탁운용(6.02%)의 점유율 격차는 1%포인트(p)대에 불과해 언제든 순위가 뒤집힐 수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말 4%대에 그쳤던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시장 점유율은 최근 5~6%대로 확대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부동의 3위를 지켰던 KB자산운용과의 격차를 빠르게 좁히며 순위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평이다.

KB자산운용, 상품 차별성 미흡·인력 유출 ‘이중고’

올해 초 KB자산운용의 ETF 순자산총액은 9조6262억원, 시장점유율은 7.9%였다. KB자산운용의 ETF 순자산총액은 4개월여 만에 1조원가량 늘면서 4월말 기준 10조8474억원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시장점유율은 0.22%p 하락했다.


반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연초 ETF 순자산총액은 5조9415억원, 시장점유율은 4.9%를 기록했다. 올 초 대비 순자산총액은 3조원가량 늘었고 시장점유율은 1.1%p 상승했다. 한투운용은 2022년 배재규 삼성자산운용 운용총괄 부사장을 대표로 영입하면서 KB자산운용과 격차를 빠르게 좁히기 시작했다. 배 사장은 취임 후 2008년부터 사용한 ETF 브랜드 ‘KINDEX’를 ‘ACE’로 교체하며 ETF 관련 상품 개발 및 운용 조직을 확대했다.

KB자산운용의 상대적 부진은 국내 ETF 시장 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상품 측면에서 다른 운용사들과의 차별성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KB자산운용은 올해 들어 총 6개(KB STAR 글로벌리얼티인컴·글로벌비만산업TOP2+·버크셔포트폴리오TOP10·200위클리커버드콜·CD금리액티브(합성)·KOFR금리액티브(합성)의 상품을 출시했다. 대부분 CD금리와 미국 장기채와 같은 채권형상품 등으로 구성된 기존 상장 ETF와 이름만 다를 뿐 큰 차별점이 없었다.

또 KB자산운용은 김영성 신임 대표 취임 이후 연이어 발생한 주축 인력의 유출로 인해 내부 분위기가 침체된 상황이다. KB자산운용은 최근까지도 키움증권 등 타사 출신 인사 영입으로 운용진에 변화를 주는 등 조직 안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KB자산운용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외부컨설팅을 받는 한편, 연내까지 ‘KBSTAR’인 ETF 브랜드명 변경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개인투자자들이 연금 계좌에서 투자하고 꾸준히 모아갈 만한, 타 경쟁사와 차별되는 경쟁력 있는 상품을 꾸준히 출시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ETF가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며 올해 자산운용업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ETF는 올해 주식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키워드 중 하나다. 종목 선택이 어려운 초보 투자자들에게 큰 각광을 받으면서 자금이 대폭 유입되면서, ETF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들의 전성기가 열렸다는 평가다.

자산운용 업계관계자는 “ETF 사업을 유망한 먹거리로 인식한 이상 운용사들의 경쟁은 계속 치열할 것”이라며 “ETF 시장이 커지고 있는 시점에 점유율 경쟁에서 밀리면 ETF뿐만 아니라 펀드 등 전반적인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어 운용사들이 투자자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ETF 시장은 여전히 대형 운용사 쏠림 현상이 있고, 상품 베끼기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며 “ETF 보수 인하 등도 수익성 확대에 부담이 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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