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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박사의 힐링 상담 | 승진 갈등의 극복 - 말은 줄이고 올바른 일을 제대로 하라

후박사의 힐링 상담 | 승진 갈등의 극복 - 말은 줄이고 올바른 일을 제대로 하라

그녀는 유명 대학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현 직장에 당당히 공채로 입사했다. 벌써 40대 후반, 25년차 커리어우먼이다. 자칭타칭 업무의 탁월성은 인정 받는데, 도대체 승진이 되지 않는다. 선배나 동료가 승진할 때마다 “선배니까 당연하지, 동료라도 나보다 나이가 많으니까 괜찮아” 하면서 견뎠다. 그런데 후배들이 하나 둘 그녀를 추월하는 상황이 생겼을 때는 패배감과 함께 모멸감이 느껴졌다. 한동안 회사를 그만둬야 하나를 심각하게 고려했다.

 잘 나가는 사람일수록 미래 얘기를 많이 하는 법
그녀는 열심히 일한다.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한다. 그런데 누가 소문을 내는지 “말이 많다, 고집이 세다, 잘난척 한다, 눈치가 없다”는 얘기를 듣는다. 크게 잘난 척 한적 없고, 말이 많고 고집이 센 것은 정말 일을 잘하려고한 건데…. 억울하다! 그녀는 매우 주도적이다. 가정과 친정을 책임져야 했던 환경이 그녀를 그렇게 만들었을 것이다. 그녀는 항상 자기주장을 한다. 의견이 다를 때도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을 관철하려 한다. 그러나 옳다 해서 반드시 실행되지는 않는 법. 그녀는 그런 상황이 맘에 들지 않는다. 결국 불평·불만·비난·비판으로 이어진다. 지난 세월 상사, 선배와 갈등도 꽤 있었다. 후배들에게도 다소 부담스러운 선배다. 그녀는 주변의 시선에 둔감하다. 열심히 일하는데 왜 승진이 되지 않을까 이해하지 못한다. 경쟁자들에 의해 희생당한다는 피해의식에 휩싸여 있다. 그녀의 인생에서 회사는 정말 맘대로 되지 않는 부분이다. 학창 시절 내내 반장·회장으로 날리며 살아왔는데, 회사에 와서는 정말 몸과 맘이 위축된다.

우리는 대화 없이 살아가지 못한다. 대화란 말을 주고받는 것이다. 사람들의 대화는 평균적으로 과거 얘기가 반, 현재와 미래 얘기가 반을 차지한다. 못 나가는 사람 일수록 과거 얘기를 많이 한다. 보통 과거 얘기는 영웅담이 많고, 미래 얘기는 비관적이다. 현재 얘기를 할 때는 수많은 문제를 나열하고, 불평·불만·비난·비판 등이 압도적이다. 잘 나가는 사람일수록 미래 얘기를 많이 한다. 보통 미래 얘기는 꿈과 비전으로 가득하고, 과거 얘기는 교훈적이다. 현재 얘기를 할 때는 다양한 해결을 제시하고, 인정·칭찬·격려·응원 등이 압도적이다.

말이라고 해서 모두 대화가 되는 것은 아니다. 10분도 같이 있기 괴로운 사람이 있다. 그는 세상을 삐딱하게 보고, 만인을 적으로 간주한다. 피해의식이 유달리 심하고, 항상 ‘없는 것’에 집착한다. 타협과 양보를 모르는 사람이다. 10분만 같이 있어도 즐거운 사람이 있다. 그는 세상을 밝게 보고, 만인을 벗으로 간주한다. 따스함이 유달리 크고, 항상 ‘있는 것’에 감사한다. 화해와 용서를 아는 사람이다.

부정성의 덫에 걸린 사람들이 있다. 매사 비관적이며 불평과 불만이 많다. 항상 나쁜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확신한다. 실수를 두려워하고 손해를 당할까 걱정한다. 안전을 추구하고 어떤 위험도 감수하지 않는다. 그들은 보통 파괴적 비판 가정에서 성장했다. 부모님이 늘 부정적인 말을 하셨고 그대로 받아 들였다. 소년가장으로 무리하게 집안을 책임지기도 했다. 부모님이 처참한 고생에서 벗어나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고 자랐다. 이로 인해 세상에 대한 두려움·불신·거부감이 굳어졌다. 물론 파괴적 비판 사회가 원인이 되기도 한다. 요즘 먹고 살기가 힘들다. 경기 침체와 저성장으로 청년실업은 증가하고 노후 보장은 힘들다. 요즘 세상이 흉흉하다. 주위에 온통 무서운 사건과 참혹한 사고가 난무한다. 이로 인해 세상에 대한 원망, 적대감, 피해의식이 굳어지고 있다.
 파괴적 비판을 건설적 비판으로 바꿔야
이제, 그녀에게 초점을 맞춰 보자. 똑똑하고 열심히 일하는데, 왜 승진이 안 되는 걸까? 그녀에게 탁월한 처방은 무엇일까? 첫째, 말을 줄여야 한다. 말이 많다는 것이 꼭 문제는 아니다. 그렇다 해도 말을 줄여야 한다. 말은 무서운 힘을 지닌다. 이런 속담이 있다. ‘말이 입 안에 있으면 내가 말을 다스리고, 말이 입 밖에 있으면 그 말이 나를 다스린다’. 어떻게 하면 말을 줄일 수 있을까? 우선, 말하려는 욕구를 줄이자. 시끄러운 내면의 소리를 없애야 한다. 마음을 비워보는 것이다. 다음, 관심을 나로부터 상대로 이동하자. 경청과 질문을 활용해 보자. 말을 주의 깊게 듣고, 적절한 질문을 하는 것이다. 다양한 시각이 열리고 기발한 아이디어가 생길 수 있다.

끝으로, 인간에 대한 호기심을 가져보자. 잠재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보자. 우리는 오래 고민했던 문제가 우연한 대화를 통해서 해결됐던 기억을 가지고 있다.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나 책 한 구절에서 실마리를 찾아 해결되는 경험을 자주 한다. 말이라고 해서 다 말이 아니다. 말할 필요가 없음을 느껴야 하고, 말하고 싶지 않음을 지녀야 한다. 말해서는 안 됨을 알아야 하고, 말로 할 수 없음을 봐야 한다. 피터 드러커는 이렇게 말한다. “경영이란 올바른 일을 제대로하는 것이다.” 그녀는 열심히 일하기 이전에 제대로 해야 한다. 말을 해야 할 때는 올바로 해야 한다.

둘째, 부정성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녀를 무조건 동정하면 안 된다. 부정적인 사람은 불쌍해 보인다. 슬픈 과거를 가지고 있다. 힘든 경험을 하고 있다. 그렇지만 연민감으로 해결되는 것은 없다. 불행한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겠다는 사람이 있다. 큰 실수다. 같이 불행의 늪에 빠질 수 있다. 그녀를 무조건 도우려 하면 안 된다. 자칫 도와주면 역공을 받을 수 있다. 친구가 원수로 되기 쉽다. 부정적인 사람을 긍정적으로 바꾸겠다는 사람이 있다. 큰 실수다. 같이 부정성의 덫에 걸릴 수 있다. 부정성에서 벗어나는 것은 쉽지 않다.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철저한 자기결단과 오랜 노력이 필요하다. 어떻게 하면 부정성을 극복할 수 있을까? 우선, 정당화를 중단하자. 정당화는 자기감정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사람들은 보통 자기가 지닌 고통을 사랑한다. 고통의 역사를 간직하려 한다. 고생한 것을 알아주기를 원한다. “증거가 없어진다면 과연 누가 알아줄까?” 다음, 동일시를 버리자. 동일시는 부정적인 나를 진짜로 착각하는 것이다. 고객의 병을 자기 병으로 동일시하는 의사는 바보다. 부정성은 부정적인 습관에서 온다. 부정적인 감정은 나 자신이 아니다. 끝으로, 모든 것을 스스로 책임지자. 불평과 불만은 항상 대상이 있다. ‘누구 탓’이라는 허상의 벽을 만드는 것이다. 책임을 회피할 때 일어난다. 적대감과 죄의식은 부정성의 왕이다. 가장 치명적인 감정이다. 적대감은 항상 죄의식을 동반한다. 파괴적 비판이 주요 원인이다. 비판이 꼭 나쁜 것은 아니다. 파괴적 비판을 건설적 비판으로 바꿔야 한다.

셋째, 과거 집착을 버려야 한다. 누구나 한 번쯤은 잘나가던 시절이 있다. 집요한 사람일수록 과거를 내버리지 못한다. 성실한 사람일수록 자신을 용서하지 못한다. 과거는 잘했든 못했든 이미 지나가고 지금 없는 것이다. 잘했으면 한번 자축하고 지워버릴 일이고, 못했으면 한번 명심하고 태워버릴 일이다. 앞으로 나가야 하기에 인생 과정에 어떠한 집착도 금기다. 논어에 이런 말이 있다. ‘도(道)에 가까운 사람은 말이 적다. 말만 영리하게 하는 자는 인자한 맘이 없고, 말을 더듬듯이 조심하는 사람은 인(仁)에 가깝다’
후박사 이후경 - 정신과의사, 경영학박사, LPJ마음 건강 대표. 연세대 의과대학과 동대학원을 거쳐 정신과 전문의를 취득하고, 연세대 경영대학원과 중앙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임상집단정신치료> <후박사의 마음건강 강연시리즈 1~5권> <후박사의 힐링시대 프로젝트> 등 10여권의 책을 저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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