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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흥행 족집게처럼 집어낸다

영화 흥행 족집게처럼 집어낸다

MIAS가 ‘쥬라기 월드’(위)의 압도적인 성공을 예측할 수 있었을까? 영화제작사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을 찾는 이유는 흥행 수입이 보장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오른쪽).
앞으론 영화가 언제 수익을 낼지 컴퓨터에 물어보면 된다. 영화 투자자 보증 시스템(MIAS)이라는 기계학습 알고리즘이 개발됐기 때문이다. 촬영 전에 영화가 언제 흑자를 낼지 예측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출연진, 줄거리 요약, 예상 개봉일만 입력하면 된다. 아이오와대학 연구원인 마이클 T 래시와 자오 캉이 지난 6월 중순 발표한 논문 내용이다.

MIAS는 1920~2013년 개봉된 영화 1만4000여 편의 공개 데이터와 2000~2010년 개봉된 영화 2506편의 최종 데이터 세트를 분석해 입수한 지식기반을 이용한다. 두 데이터 집합에는 다큐멘터리, 그리고 무등급이거나 17세 이하 관람불가(NC-17) 영화는 배제됐다. MIAS는 그것들을 이용해 배우와 감독, 영화 줄거리와 개요 간의 관계를 파악할 수 있다. 공개 데이터의 출처는 영화 전문 데이터베이스 IMDb와 영화 흥행 통계 사이트 ‘박스 오피스 모조’다.

“공개된 과거 데이터를 토대로 사전제작(pre-production, 영화촬영 전 제작 준비 단계) 자료를 분석해 상당히 정확하게 성공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다”고 자오 연구원이 IB타임스에 말했다.

MIAS로 알아낸 정보 중에는 뻔한 내용도 있지만 몇 가지 의외의 정보도 있다. 예컨대 스타급 배우가 즐비한 영화는 흥행 수입도 많지만 순이익과의 상관성은 높지 않다는 사실이다.

“스타가 많으면 필시 수입도 커질 확률이 높다”고 자오 연구원이 말했다. “그러나 그런 스타들을 모아 놓으려면 돈이 많이 든다.”
 스티븐 스필버그가 인기 끄는 이유 있다
결과적으로 MIAS의 분석에 따르면 수익성과 가장 상관성이 높은 요인은 기존에 수익성 높은 영화를 만든 경력이 있는 감독의 영입이었다. 그런 감독들이 만든 영화는 그렇지 않은 감독의 영화보다 수익을 올릴 가능성이 더 컸다. 스티븐 스필버그 같은 감독에게 항상 영화가 몰리는 이유다.

래시와 자오가 이 문제를 연구한 최초의 연구원은 아니다. 금융 분석가와 기타 학자들은 수십 년 전부터 영화의 상업적 성공을 예측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하려 애써 왔다. 극장판 영화를 제작하고 홍보하는 데는 큰돈이 들기 때문이다. “모든 영화사와 투자자가 족집게 같은 예측법을 찾고 있다”고 미디어 분석 업체 렌트랙의 선임 미디어 애널리스트 폴 더가라베디안이 말했다.

하지만 래시와 자오가 시장 조사를 했더니 영화 제작 후에 흥행실적을 평가하는 모델이 대다수였다. 이 같은 모델은 영화 프로젝트에 투자하려는 사람들에게는 효용성이 떨어진다고 그들은 생각했다.

“영화가 제작된 뒤에 투자 결정을 내릴 수는 없다”고 자오 연구원이 말했다. “모델 중 다수가 제작의 극히 후반부에 나오는 정보만 이용한다. 우리가 그런 데이터를 입수할 때는 투자자들에게는 너무 늦은 시점이다.”

특히 대중문화를 다룰 때는 과거 데이터에 의존하는 방식에 위험성이 따른다. 미국의 영화팬들은 여러 단계의 변화를 거쳐 왔다. 또 다른 변화가 진행 중일지도 모른다. 흥행수입 추세가 악화일로에 있다. 엔터테인먼트를 즐기는 수단으로 영화관보다는 모바일 단말기를 택하는 사람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그리고 취향은 하루아침에 변할 수 있다. “사람들이 영화를 소비하는 방식이 달라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래시와 자오 연구원은 MIAS가 변화에 적응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새로운 정보가 입력되면 그것을 반영해 새로운 결론을 도출하리라는 믿음이다. “완전 자동화가 가능한 시스템”이라고 래시 연구원이 IB타임스에 말했다. “새로 입수된 데이터에 근거해 자동적으로 다시 알고리즘을 돌리도록 설계할 수 있다.”

래시와 자오 연구원은 MIAS를 마케팅하거나 판매할 어떤 계획도 없다. “말하자면 ‘이게 가능할까’ 하는 호기심에서 시작한 일이었다”고 래시가 말했다. “일종의 개념 증명 연구다.”

대형 영화사를 위해 이 알고리즘을 사용하게 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 래시 연구원은 “LA 또는 그 비슷한 곳으로부터 어떤 전화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 번역 차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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