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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대항마로 손색없다

애플의 대항마로 손색없다

(왼쪽부터) 삼성 기어 S2 스포츠는 최근에 나온 거의 모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의 호환성을 갖췄다. 삼성 기어 S2 스포츠(오른쪽)와 가죽끈이 달린 기어 S2 클래식(왼쪽). 삼성 기어 S2 용으로 소셜미디어와 뉴스 등 다양한 앱이 나와 있다.
몇 주 동안 팬들을 감질나게 하고 몇 달 동안 추측과 루머만 무성했던 기어 S2 스마트워치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삼성전자의 독자적인 타이젠 운영체제를 채택했다. 두 가지 스타일이 있으며 베젤(시계 테두리)을 돌려가며 메뉴를 선택한다. 최근 출시된 거의 모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호환된다.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가전전시회(IFA)에서 언론에 공개됐다. 기어 S2는 이전 모델의 곡면 사각형 스크린을 버리고 원형 디스플레이를 채택했다. 일부 경쟁 모델보다 더 밝고 화소수가 높다. 기어 S2는 방수기능, 삼성 페이의 비접촉식 결제를 위한 근거리무선통신(NFC) 기술, 스마트폰 연결을 위한 블루투스 기능(최소 1.5GB 램을 갖춘 안드로이드 4.4 이상), 무선 충전 기능, 우버·나이키플러스·CNN·폴크스바겐 등의 앱을 갖췄다. 국내외 모두 오는 10월 출시 예정이다.
 햅틱의 기분 좋은 진동
우선 이번에 공개된 두 버전을 살펴보자. 하나는 기어 S2 스포츠, 또 하나는 기어 S2 클래식이다. 둘 다 똑같은 스크린과 소프트웨어를 갖췄고 뒷부분에 심장박동 모니터가 있다. 모두 블루투스를 통해 휴대전화에 연결된다. 하지만 몇 가지 큰 차이점이 있다. 스포츠 모델의 케이스는 무광 메탈을 입힌 반면 클래식은 짙은 크롬색이다. 개인적으론 스포츠의 마감을 선호하지만 형태는 클래식이 더 마음에 든다. 전통적인 20㎜ 러그(시계줄과 연결되는 돌기부)를 갖고 있어 같은 크기의 시계줄은 모두 맞는다. 스포츠 모델의 경우 삼성 전용 밴드만 사용 가능하다. 상호 교환 가능한 다양한 엘라스토머(복원력이 뛰어난 특수 플라스틱 재질) 모델이다. 애플 워치 스포츠의 밴드와 상당히 비슷한 느낌을 준다.

또 다른 차이는 스포츠 모델엔 와이파이가 있는데 클래식에선 어쩐 일인지 생략됐다는 점이다. 배터리 수명도 스포츠가 더 길어 ‘최대’ 이틀이고 클래식은 1.5일에 그친다. 배터리가 닳았는데 무선충전장치가 인근에 없을 때를 대비해 모두 에너지 절약 모드를 갖고 있다. 스크린이 그레이스케일(단일 회색의 명암변화로만 상태 표시)로 변하고 수신 전화와 문자 같은 극히 기본적인 알림 기능만 수행한다.

두 모델의 조작 방법은 3가지다. 첫째 360x360 해상도의 터치스크린이 있다. 여느 다른 스마트워치와 마찬가지로 손가락으로 쓸어 넘기고 두드리는 방식이다. 둘째는 2시와 4시 자리에 있는 2개의 버튼이다. 상부의 단추는 여느 스마트폰의 ‘백(Back)’ 버튼과 똑같은 기능을 한다. 어떤 메뉴에 있든 한 단계 뒤로 돌아간다. 하부 버튼은 한 번만 누르면 곧장 앱 화면으로 연결된다. 2초 동안 누르면 종료와 에너지 절약 옵션이 뜬다.

끝으로, 가장 흥미로운 조작법은 베젤을 돌리는 방식이다. 스크린 주위를 따라 딸깍거리며 돌아간다. 기어 S2의 상당수 맞춤형 초기 화면에서 좌우로, 이메일에선 상하로, 그리고 지도의 안팎으로 스크롤 이동한다. 믿어지지 않을 만큼 자연스럽다. 삼성 측이 정확히 지적했듯이 손길이 닿아 스크린이 뿌예지는 불편함도 없다. 그렇지만 원할 경우 언제든지 디스플레이에 손가락을 대고 쓸어 넘길 수 있다. 스포츠 모델에선 화면을 스크롤할 때 톱니바퀴가 착착 맞아떨어지듯 느낌이 좋다. 하지만 클래식의 경우 너무 부드러운 감이 있었다. 아마도 이 같은 문제들은 오는 10월 출시 전에 해결될 성싶다.

리스트 상단 또는 이메일 하단에 부닥칠 때 기어 S2의 햅틱(촉각 피드백) 기술에서 느껴지는 진동의 촉감이 좋다. 개인적으로 삼성 측에서 이 기능을 더 폭넓게 사용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애플 워치와 상당히 비슷한 느낌을 준다. 또 다른 개선점은 베젤을 돌릴 때 소프트웨어 작동 속도다. 베젤을 빨리 돌린다고 스크롤이 더 빨라지진 않는다. 오히려 그 반대 경우가 더 많다. 베젤을 힘껏 돌리면 메시지가 더 빨리 넘어간 뒤 서서히 멈추는 스프링 같은 메커니즘을 이용하면 더 좋을 듯하다.

그 밖에는 모두 일반 시계와 아주 흡사하다. 디스플레이는 애플 워치와 마찬가지로 손목을 내리는 순간 꺼지도록 기본 설정됐다. 하지만 항상 켜져 있도록 조정할 수도 있다. 다만 이용자가 보지 않는다고 여겨질 때는 더 단순한 형태로 돌아간다. 작은 문자판에 손가락을 대면 곧바로 스톱워치가 가동되고, 길게 누르면 곧장 초기화면 메뉴로 돌아가는 기능도 마음에 든다.

기어 S2는 착용감도 대단히 좋았다. 두께가 11.4㎜(3G가 장착된 스포츠 모델은 13.4㎜)에 불과해 일반적인 큰 손목시계라고 해도 믿을 만큼 얇다. 자판 직경은 스포츠 모델이 42㎜(3G용 44㎜), 클래식 모델은 40㎜다. 내 시계보다 작고 애플 워치 두 모델의 38㎜와 42㎜의 딱 중간이다. 두 모델 모두 착용감이 좋았고, 나의 일반 시계와 거의 다를 바 없었다. 불과 서너 달 전만 해도 스마트워치가 얼마나 볼품없었는지 생각해 보면 대단한 칭찬이다.

IFA 2015에서 삼성전자는 커다란 메시지를 하나 던졌다. 사물인터넷 시대가 마침내 도래한다는 메시지다. 그와 함께 스마트워치로 조명·온도·자동차·미디어를 제어하는 미래도 예측했다. 그 시계가 바로 기어 S2다. 아니, 적어도 앞으로 우리들의 주택이 모두 최신 네트워크 연결 기기를 갖추고 나면 그렇게 될 듯하다. 그때까지 기어 S2는 애플 워치와 거의 똑같은 기능을 갖춘 스마트워치다. 거의 똑같은 배터리 수명, 화려하지 않으면서 매력적인 프리미엄 디자인, 그리고 거의 모든 안드로이드 단말기와 호환성을 자랑한다.

기어 S2를 사용하는 동안 정말 마음에 쏙 들었다. 돌려주고 싶지 않았다. 물론 신제품을 손에 들면 늘 그런 편이다. 하지만 타이젠에선 안드로이드 웨어보다 훨씬 더 깊이가 느껴진다. 안드로이드 웨어는 약간 빛 바래고 어쩌면 고리타분하게 느껴질 정도다. 삼성은 애플 워치에 조금도 꿀리지 않고 정면 대결할 수 있는 스마트워치를 내놓았다. 하지만 기본가격이 300파운드(55만원) 선을 넘으면 곤란하다. 몇 주 뒤에는 가격을 알게 될 것이다.

- ALISTAIR CHARLTON IBTIMES 기자 / 번역 차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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