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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2017년 주거공간 7대 트렌드] 벽이 TV 되고 화장대는 피부관리사

[2016~2017년 주거공간 7대 트렌드] 벽이 TV 되고 화장대는 피부관리사

앞으로 2년 동안 마당과 테라스를 갖춘 주거공간이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테라스를 갖춘 광교 에일린의 뜰 조감도.
앞으로 주거공간을 이끌 트렌드는 무엇일까. 미래 주거공간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해 줄 트렌드가 선정돼 눈길을 끈다. 피데스개발은 한국갤럽과 공동 조사한 ‘미래주택설문조사’와 ‘전문가세션’, 세계 각국의 트렌드 조사 등 을 토대로 ‘2016~2017년 주거공간 7대 트렌드’를 12월 8일 발표했다. 향후 2년간 주거공간에 가장 큰 영향을 줄 요인으로 ‘베이비부머 은퇴’ ‘강남발 재건축’ ‘주택의 상업시장 진입 본격화’ ‘세계 경제와 소비심리 영향’을 꼽았다. 이어 주거공간 7대 트렌드로 BBEB 세대현상, 사물인터넷(IoT) 하우징, 스테이케이션(Staycation) 공간 각광, 월세주택시장 본격화, 주거공간 핏 사이징(fit sizing), 외국인 식구(食口)시대, 비(非) 아파트의 진격 등을 선정했다.

2016년 최대 화두로 ‘BBEB 세대현상’을 들었다. 베이비부머(Baby Boomer)와 그 자녀 세대인 에코부머(Echo Boomer)를 각각 ‘BB’ ‘EB’로 칭했다. 전체 인구의 약 40%를 차지하는 이들 세대의 움직임에 따라 주거공간이 변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베이비부머가 은퇴기에 접어들면서 베이비부머와 그 자녀 세대간 상호작용에 따라 다양한 주거 현상이 나올 것이란 예측이다. 예컨대 맞벌이를 하는 에코부머의 자녀 양육을 위해 베이비부머 세대가 큰 집에서 함께 살거나 에코부머의 결혼과 독립으로 베이비부머 세대의 큰 집을 처분하고 작은 집 두 채에 나눠 사는 현상이 나타난다. 또 필요에 의해 강남에 살던 부모 세대는 은퇴 후 쾌적한 강남 인근 교외지역으로 옮기거나 자녀 세대는 자녀교육을 위해 학군 좋은 강남으로 이사를 와 서로의 주거지가 바뀌기도 한다.
 집을 합치고 나누고 바꾸고
2007년 삼성경제연구소는 일본 베이비부머인 단카이 세대가 60대에 접어들며 본격적인 은퇴가 시작되면서 일본에 ‘3F’ ‘욘토라’ 관련 산업이 발전할 것으로 예상했다. 3F는 재미(Fun), 가족(Family), 미래(Future)를 뜻한다. 욘토라는 일본 발음 ‘토라’ ‘도라’로 끝나는 4가지 단어로, 여행(Travel), 자기개발(Try), 드라이브(Drive), 드라마(Drama)를 즐긴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베이비부머도 이와 비슷한 행태를 보일 것이란 분석이다. 은퇴 후에도 내 집에서 살고 싶어한다. 월급처럼 통장에 들어오는 부동산 수익 창출을 기대하고 생활비 절감에 민감하다. 에코부머는 부모 세대인 베이비부머의 지원과 주변 경제 여건을 활용해 주거공간의 주체로 자리잡는다. 피데스개발 R&D센터 김희정 소장은 “대표적으로 집을 합치고, 나누고, 바꿔 사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며 “한 집에 함께 살거나 걸어서 이동이 가능한 같은 동, 같은 단지에 살거나 약간 떨어진 근거리에 오가며 사는 등 다양한 세대간 주거형태가 발생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2016~2017년엔 스마트하우스를 뛰어넘는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 하우징’ 시대가 열린다고 예상했다. 벽이 TV가 되고, 투명한 거실 유리칸막이가 스크린이 되는 영화에서 나올 법한 장면이 주거공간에서 이뤄진다. 예를 들면 스마트폰으로 건강심리 상태를 확인해 온도·조명을 맞출 수 있다. 화장대 거울이 피부관리사가 돼 피부상태를 체크하고, 몸에 부착하는 바이오센서 패치를 통해 자동으로 맥박·체온·당뇨 등 건강상태를 분석해 의료서비스와 자동으로 연결하는 식이다. 잠자리 뒤척임을 확인해 아침 기상 음악과 조명을 조절하고, 사용자의 행동 패턴 빅데이터를 분석해 최적 주거환경을 만드는 사물인터넷 시대가 내년에 본격적으로 시작된다는 것이다.

집안이나 집 근처에서 여가시간을 보내는 ‘스테이케이션(Staycation) 공간’이 각광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스테이케이션은 ‘머물다(stay)’와 ‘휴가(vacation)’를 합성한 신조어로 집에서 쉰다는 뜻을 담고 있다. 피곤한 일상에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는 욕구를 반영해 아늑하고 조용한 ‘누크(Nook) 공간’이 인기를 끌 것으로 내다봤다. 집 근처 동네에서 여가시간을 보낼 수 있는 스테이케이션 공간과 저렴하게 시간을 소비할 수 있는 도심 여가공간이 주목 받는다. 아파트에서도 단지 내에서 건강을 챙길 수 있는 실내체육관, 산책로, 오솔길과 같은 시설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또 도심에서 여가시간을 보내는 데 관심이 커져 여가시간 활용 관련 산업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월세시대도 열린다. 주택시장에서 월세가 본격화되면서 실수요보다 투자수요가 커지고 수익형 부동산의 인기가 꾸준할 것이란 전망이다.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 준공공임대주택, 민간임대사업 등이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홈스테이, 게스트하우스 등 실거주와 투자를 병행하는 현상도 보편화된다. 재건축 이주가 본격화되면서 이사행렬이 이어지는 ‘이사 나비효과’가 발생하고 단기 월세도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주거공간의 규모는 다운사이징이 지속되는 가운데 3인 이하 가구는 전용면적 84㎡ 이하에 맞춰지는 ‘주거공간 핏사이징(fit sizing)’ 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설명했다. 3인 이하 가구수 비중은 2015년 75.1%(1인 가구 27.1%, 2인 26.7%, 3인 21.3%)에서 2025년 83.1%, 2035년에는 88%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희망 주거규모는 전용 84㎡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집안에서는 먹고, 쉬고, 자는 기본 주거 기능만 갖추게 된다. 손님 맞이, 운동, 수납, 학습 등은 공용공간에서 주로 해결하게 돼 게스트 하우스·실내체육관·계절창고·북카페와 같은 공간의 인기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외국인이 내 식구처럼
외국인 인구 200만 시대를 맞아 외국인 이웃이 늘면서 ‘외국인 식구(食口)’ 현상도 나타날 것으로 분석했다. 2014년 기준 체류 외국인 약 180만명, 외국인 입국자 1426만명을 기록하는 등 외국인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의료 해외진출법’ 제정으로 2017년 외국인 환자 수는 5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 의료 서비스를 이용하는 외국인의 방문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미국 젊은이들이 ‘빈 침대와 아침식사를 제공한다’는 의미로 만든 에어비앤비(airbnb) 숙박 서비스업이 온라인과 모바일을 타고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끄는 가운데 남은 방을 외국인들에게 빌려주는 홈스테이나 게스트하우스도 일상화될 것이다. 외국인 선호에 맞춰 욕실이 커지고, 오픈형 주방, 빨래건조기 등이 필수 아이템이 되는 등 외국인 니즈에 맞춘 공간, 서비스 등이 경쟁적으로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지막으로 ‘비(非) 아파트의 진격’을 꼽았다. 마당과 테라스가 있는 집, 아파텔, 서비스드 레지던스, 고층 주거복합, 상가주택, 주거·상업·레저·휴식·문화가 융복합된 공간의 선호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택지가 부족한 도심권에서는 주거·상업·레저·휴식·문화가 혼합된 공간효율을 높인 역세권 초고층 복합시설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교외나 시골에서는 대지 지분이 높은 전원주택과 마당이나 테라스를 갖춘 주택이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주거형 오피스텔, 쉐어하우스, 코하우징, 협동조합과 같은 유사 주거상품이 꾸준히 나올 전망이다.

- 한진 중앙일보 조인스랜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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