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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더 뉴 모하비’] 남자의 마음 사로잡는 정통 SUV

[기아차 ‘더 뉴 모하비’] 남자의 마음 사로잡는 정통 SUV

모하비(MOHAVE)는 영어로 ‘최고의 기술을 가진 SUV의 최강자’라는 뜻의 ‘Majesty Of Hightech Active VEhicle’의 머리 글자를 따서 만든 이름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남동부와 네바다주·애리조나주·유타주에 걸친 모하비 사막(Mojave Desert)의 지명을 살짝 바꾼 이름이기도 하다. 이름에서 엿볼 수 있듯 모하비는 애초 미국 시장을 겨냥해 만든 모델이었다. 2008년 첫 선을 보였다. 미국에서는 ‘보레고’라는 이름으로 팔았다. 가솔린 3.8 모델이었다. 보레고라는 이름 역시 LA에서 남동쪽으로 약 2시간 거리에 있는 샌디에이고 카운티 안자 보레고라는 사막 지역에서 유래했다. 두 가지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기아차는 모하비(보레고)를 미국에서 통할 정통 SUV로 키우려고 했다. 그러나 당시 고유가 영향으로 미국에서 대형 SUV 시장이 신통치 않았던데다 크로스오버의 열풍까지 불기 시작했다. 그런 상황과 시장에서 대형 프레임 구조의 정통 SUV를 내놨으니 운때가 맞지 않았다. 결국 2011년에 수출을 중단했다.
 투박하지만 묵직하게 달리는 상남자의 차
3열까지 넉넉한 실내.
국내에서는 달랐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타는 ‘정의선의 차’로 불리며 꽤 두터운 매니어층을 모았다. 그러다 지난해 9월부터 생산을 잠시 중단했다. 강화된 유로6 배출가스 기준에 맞추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지난 2월 페이스 리프트 모델인 ‘더 뉴 모하비’로 돌아왔다. 8년 만의 부분 변경이었다. 요즘 보기 드문 프레임 구조에, 국산 SUV 중 유일하게 V6 디젤 엔진을 탑재했다는 점은 달라지지 않았다. 여전히 ‘상남자’의 차라는 이미지를 간직하고 있는 것이다. 프런트의 플라스틱 범퍼, 하단의 보호 가드는 오프로더의 이미지를 풍긴다. 조금 더 강인해진 느낌이다. SUV가 대세를 이루면서 거리에는 ‘도심형 SUV’라는 이름의 작고 곱상한 SUV가 넘처나지만 모하비는 고집스럽게도 다소 투박하고 거친 모습을 유지했다.

더 뉴 모하비는 기존의 묵직하고 듬직한 모습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여전히 모하비 전용 로고를 사용하고 있다. 기아차의 패밀리룩이라 할 수 있는 ‘호랑이코’ 모양의 라디에이터 그릴을 장착하지 않고, 기아차 엠블럼도 달지 않았다. 차체 사이즈도 4930×1915×1810mm, 2,895mm로 기존과 거의 동일하다. 전장만 조금 늘어났다. 대신 그릴은 랜드로버처럼 살짝 바꿨다. LED램프 등은 예전보다 세련된 느낌을 준다. 인테리어도 무난한 수준이다. 스티어링휠이 조금 고급스러워졌고 나파가죽 시트를 적용했다. 그래도 플래그십 SUV 치고는 대체로 소박한 편이다.겉모습처럼 묵직한 달리기 성능은 일품이다. 정통 오프로드 SUV로 2.3t의 큰 덩치에도 힘차고 매끄럽게 달린다. 3.0 V6 디젤엔진은 최고출력 260마력, 최대토크 57.1kgf·m의 동력성능을 자랑한다. 경쟁 모델인 수입 SUV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후륜 중심의 8단 자동변속기 또한 매끄러운 주행을 돕는다. 특히 실용 주행 영역에서 반응이 민첩하고 동력 전달이 확실한 점이 돋보인다. 특히 1500rpm 영역의 저중속 토크를 기존 46kgf·m에서 57.1kgf·m로 24.1% 높여 도심 주행이 편하도록 했다. 80km/h에서 120km/h까지 가속 시간도 기존 26.4초에서 20.8초로 단축됐다. 가속페달을 슬슬 밟기 시작해도 큰 덩치가 부드럽고 편하게 나간다. 차체가 좀 기울기도 하지만 고속 코너링을 무난히 해내고, 코너도 잘 돌아나간다.

좀 더 고급스러워진 스티어링휠과 센터페시아.
 시트나 운전대로 전해지는 진동 적어
하단의 보호 가드는 오프로더의 이미지를 풍긴다.
디젤엔진 치고 비교적 조용하다. 90km/h로 정속 주행하면 엔진 회전수는 1500 rpm 정도에 불과하다. 연비에도 좋지만 엔진 소음을 줄이는 데도 유리하다. 공회전 정숙성이나 진동도 나쁘지 않다. 시트나 운전대로 전해지는 진동이 잘 억제돼 있다.

더 뉴 모하비에는 후측방 경보시스템이나 차선이탈 경보 시스템, 전방추돌 경보시스템 등을 장착했다. 주차 때 차량을 위에서 내려다보는 듯한 영상을 제공하는 ‘어라운드뷰 모니터링 시스템(AVM)’, 운전자가 동승석 시트 위치를 쉽게 조절할 수 있는 ‘동승석 워크인 디바이스’, 스마트폰 연동을 통한 원격시동 및 공조제어 등을 가능하게 하는 ‘유보(UVO) 2.0’ 등은 강화한 편의사양이다. 다만, 요즘 흔히 볼 수 있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오토 스톱·스타트 등의 사양은 적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경쟁차인 수입 대형 SUV의 가격이 1억원 안팎인 것과 비교하면 4025만~4680만원의 가격은 비교적 합리적이다. 수입 SUV가 쏟아지는 가운데 가격 대비 성능 측면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차가 단단하고 안전하다는 느낌이 든다. 비포장도로에서도 말이다. 이 정도면 충분히 살만한 이유가 될 듯하다.

- 남승률 기자 nam.seungr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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