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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역사 자랑하는 세계 골프대회 이모저모] 세계 최고(最古)의 대회는 ‘디오픈’

[오랜 역사 자랑하는 세계 골프대회 이모저모] 세계 최고(最古)의 대회는 ‘디오픈’

1860년 디오픈 첫 우승자인 윌리 파크의 증손자 멍고 파크(가운데)와 딸 안나 파크(왼쪽), 경쟁자였던 올드 톰 모리스의 증손녀인 셀라 워커가 프레스트윅 1번 홀 기념비 옆에서 포즈를 취했다.
최근 유러피언투어에서는 프랑스오픈이 100주년 기념으로 열렸다. 골프계에서 가장 오랜 골프대회는 1860년에 시작한 디오픈(The Open)이다. 당시 영국인들은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오픈대회’라는 자존심의 표현으로 ‘디(The)’를 붙였다. 그렇다면 세계 각국의 오랜 골프대회는 얼마나 오래되었을까?



디오픈 | 1860년 시작(올해 145회):
디오픈은 1860년 10월 17일, 12홀을 가진 프레스트윅 골프장을 8명이 3바퀴(36홀) 돌며 겨룬 데서 시작된 세계 최고(最古)의 골프 대회다. 프레스트윅은 12번이나 개최했지만 1871년에는 우승자에게 줄 상금을 마련하지 못해 대회를 열지 못하는 불상사로 인해 1873년부터는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로 옮겨 치렀다. 이후 여러 링크스 코스를 순회하면서 열리는 이른바 ‘순회(rota)’ 방식이 만들어졌다.

첫 대회로부터 햇수로는 157년이 지났지만, 올해는 145회째 대회를 7월 18일(한국시간)까지 연다. 중단됐던 1871년과 함께 1차 세계대전 기간의 5년(1915~19), 2차 세계대전 기간의 6년(1940~45)까지 12년은 전쟁 탓에 대회가 열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오늘날 디오픈은 스코틀랜드에서 5개, 잉글랜드에서 4개의 총 9개 링크스 코스에서 돌아가며 개최한다.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는 예외로 5년마다 열리도록 규정되어 지난 2015년까지 29번이나 개최했다. 그 뒤로 뮤어필드가 2013년까지 16회 개최했으나 최근 ‘여성 회원을 받지 않는다’는 골프장 방침으로 인해 순회 코스에서 배제될 위기에 처해 있다. 올해 개최지인 로열트룬은 9번째로 개최한다. 이 밖에 더 이상 대회가 열리지 않는 코스로는 첫 개최지인 프레스트윅(총 24회)을 비롯해 머슬버러(8회), 로열싱크포츠(2회), 프린시스1회)로 4곳이며, 북아일랜드의 로열포트러시는 1951년 처음 열린 이래 오는 2019년에 다시 개최될 예정이다.

올해 US오픈에서 우승한 더스틴 존슨.


US오픈 | 1895년 시작(116회):
미국의 내셔널타이틀이자 메이저 대회인 US오픈은 1895년 10월 4일에 처음 열렸다. 첫 회는 미국 로드아일랜드의 뉴포트골프클럽에서 하루 36홀 스트로크플레이로 열렸다. 이 방식은 1898년까지 3년 간 지속되다가 이틀 간 72홀을 겨루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US 오픈 역시 1차 세계대전의 2년(1917~18)과 2차 세계대전의 4년(1942~45)을 합쳐 6년 간은 대회가 열리지 못했다.

US오픈은 선두가 동타일 경우 연장전을 다음날 18홀 승부로 가리는 전통을 오늘날까지도 고수하고 있다. 거기서도 동타가 되면 91번째 홀부터 서든데스에 들어간다. 서든데스까지 간 경우는 역사상 3번(1990, 1994, 2008년)나왔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가 부상당한 왼 다리를 절면서 로코 미디어트를 상대로 연장전 서든데스에서 우승한 2008년이 가장 감동적인 대회로 기억된다. 현재까지 최다승 기록은 4회 우승의 윌리 앤더슨, 보비 존스, 벤 호건, 잭 니클라우스까지 4명이고, 우즈는 3승을 거뒀다.
지난해 아르헨티나오픈 110주년 대회에서 27살의 켄트 불리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아르헨티나오픈 | 1905년 시작(111회):
부에노스아이레스CC에서 1905년에 열린 아르헨티나오픈은 남미 대륙의 가장 오래된 골프 대회다. 초대 디오픈 챔피언인 윌리 파크의 아들인 멍고 파크가 초대 챔피언이자 3승을 거뒀다. 아르헨티나오픈은 1차 세계대전에도 중단없이 매년 열렸으며 2차 세계대전이 막바지에 이른 1945년 한 해만 중단됐을 정도로 골프 열기가 높았다. 2001년 한 해는 유러피언투어로 열리기도 했으나 2012년부터는 미국PGA투어의 3부투어로 편입되어 총상금 17만5000달러(약 2억원) 규모로 열리고 있다. 남미 골프의 대부격인 로베트로 디 비센조는 1944년부터 30년 간 9승을 올렸으며, 비센테 페르난데즈가 32년 간 8승을 거두었다. 지난해 자키클럽에서 열린 110회 비자아르헨티나오픈에서는 켄트 불리가 우승했다.



캐나다오픈 | 1904년 시작(107회):
캐나다오픈은 1904년 시작해 7월 21일부터 107회 대회를 연다. 제1차 세계대전 때 4년(1915~18), 2차 세계대전 기간 2년(1943~44) 등 6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꾸준히 열렸다. 역사와 전통 덕에 1987년까지는 ‘제5의 메이저’로 불렸다. 당시 디오픈과 US오픈에 이어 캐나다오픈까지 한 해에 3개국 내셔널타이틀을 우승하는 것을 ‘트리플크라운’이라고 불렀다. 1971년에 리 트레비노가 이를 처음 달성했고, 2000년에 타이거 우즈가 추가했다.

첫 개최지인 로열몬트리올GC는 아메리카 대륙에서 최초로 설립된 코스로 유명한데 캐나다오픈이 9번 열렸다. 하지만 잭 니클라우스가 설계해 1976년 개장한 온타리오 오크빌의 글렌에비 골프장이 올해까지 총 28번으로 가장 많이 개최했다.

메인 스폰서에 따라 대회 명칭은 세 번 바뀌었다. 처음에는 캐나다오픈이었으나 1994~2005년은 벨캐나다오픈, 2008년부터는 RBC캐나다오픈으로 불리고 있다. 지난해까지 우승은 미국 선수가 72번으로 가장 많다. 잉글랜드, 호주 선수가 8번씩 우승했으나 정작 자국 캐나다 선수의 우승은 7번에 그친다. 1906년 찰스 머레이가 처음으로 우승했고, 1954년 팻 플레처 이후로 아직까지 우승 기록은 없다.



남아공오픈 | 1903년 시작(105회):
1903년 시작한 남아공오픈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내셔널타이틀 대회이자 짐바브웨 등 주변 6개국이 참여한 선샤인투어의 최대 메이저 대회다. 1차 세계 대전의 4년(1915~18)과 2차 대전 5년(1941~45)까지 총 9년간 대회가 열리지 못했다. 또한 1964, 82년은 그 전년도에 대회가 두 번 열리면서 개최되지 않았다. 1997년부터는 유러피언투어와 공동 개최(co-sanction)로 열리는데 역사가 오랜 만큼 우승자는 세계월드랭킹 포인트에서 32점을 부여받는다.

5회 대회까지는 2라운드 매치 플레이 형식으로 치러졌으나, 이후 4라운드 스트로크 방식으로 확장했다. 흑백갈등이 상존하던 남아공 상황으로 인해 1973년에서야 유색인에게도 출전 자격이 부여되었다. 개리 플레이어가 1956년부터 81년까지 13승을 한 것이 최다승 기록이며 보비 로크가 9승으로 뒤따른다. 어니 엘스는 2006년 24언더 264타로 최소타 우승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100주년 대회를 치른 호주오픈의 대회 포스터.


호주오픈 | 1904년 시작(101회):
1904년 시작한 호주오픈은 1차 세계대전 기간 6년(1914~19)과 2차 대전 6년(1940~45)의 12년 간을 쉬고는 올해로 101회째를 맞이한다. 호주오픈은 남반구의 계절 특성상 매년 11월에 열린다. 총상금 125만 호주 달러(약 12억원)은 PGA투어나 유러피언투어에 비해서는 적지만, 권위 있는 대회로 여겨져 80년대까지 세계적인 선수들이 빠짐없이 출전했다. 개리 플레이어가 7승으로 역대 최다승 기록을 가지고 있으며, 잭 니클라우스가 6승, 호주의 그렉 노먼이 5승을 차지했다. 한편, 호주와 이웃한 뉴질랜드에서 1907년부터 시작된 총상금 100만 뉴질랜드달러(약 8억2421만원) 규모의 뉴질랜드오픈은 호주골프협회와 공동으로 개최한다. 2번의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10년의 공백이 있었고 겨울과 봄 시즌을 오가면서 3번은 개최되지 못했으나 올해 3월에 제 97회 대회를 개최했다.

프랑스오픈 | 1906년 시작(100회):
프랑스의 내셔널타이틀로 유럽 대륙에서 가장 오래된 골프 대회가 1906년 시작된 프랑스오픈이다. 라불리(La Boulie)에서 열린 첫 대회부터 4라운드 72홀 스트로크 방식으로 열렸다. 1차 세계대전의 5년(1915~19)과 2차 대전 6년(1940~45)을 합쳐 11년 간을 제외하면 매년 대회가 열렸다. 프랑스 국내 대회로 열리다가 1972년 유러피언투어가 출범과 동시에 유럽을 대표하는 대회로 자리매김했다. 오드리 부머가 세운 5승이 최다승 기록이며 세베 바예스테로스가 4승으로 뒤를 따른다. 골프장은 파리 인근의 르골프나쇼날이 1991년부터 올해까지 24회로 가장 많이 개최한 코스다. 1980년 이후로는 의류기업 파코라반(1980~83), 자동차 브 랜드 푸 조(1984~98), 호텔체인 노보텔 페리에(1999~2002), 운송 발전설비기업 알스톰(2006~2015) 등이 메인 후원사로 참여했다.

올해 100주년을 맞이하는 프랑스오픈의 대회 포스터.


필리핀오픈 | 1913년 시작(99회):
필리핀오픈은 1913년 시작되어 아시아 대륙에서는 가장 오랜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대회다. 1차 세계대전 때는 중단 없이 열렸으나 아마추어들이 주로 참여한 대회였다. 이후 2차 세계대전 기간의 3년(1945~47)을 포함해 5년 간은 열리지 못했고, 2003년과 2013년은 취소되면서 올해로 99회에 이르렀다. 1994년부터는 아시안투어로 편입되면서 대회 규모를 꾸준히 늘려 총상금 100만 달러(약 11억4800만원)까지 이르렀다. 그러나 2014년 홍수·태풍 등 재해가 겹치면서 30만 달러(약 2억4400만원) 규모로 대폭 축소됐다. 첫 해부터 20회까지는 마닐라GC에서 열렸고, 1960년부터 30회는 왁왁CC에서 개최됐다. 필리핀의 래리 몬테스가 1929년부터 54년까지 12승으로 역대 최다승을 올렸다. 한국 선수 중에는 1973년 김승학, 1999년 앤서니 강이 우승한 바 있다.

일본오픈 | 1927년 시작(89회):
일본오픈은 1927년 시작해 매년 10월에 열린다. 1934년에는 홍수로 대회가 취소되었고, 태평양 전쟁이 시작되는 때부터 2차 세계대전 이후 8년(1942~48) 간은 열리지 못했다. 총상금은 2억엔(약 22억3728만원)이며 전통과 권위를 가진 대회여서 세계 골프랭킹 포인트에서 호주오픈과 마찬가지로 32점이 부여된다. 역대 우승자 중에 점보 오자키가 최다승(5승) 기록을 가지고 있다. 외국인 우승자는 1937년 타이완의 친세이수를 시작으로 14번 배출됐다. 한국이 4번, 타이완이 3번, 호주와 스페인 2번, 뉴질랜드, 미국, 필리핀 선수가 한 번씩 우승했다. 한국인 중에 1941년 연덕춘을 시작으로 1972년 한장상, 2010년 김경태, 2011년 배상문이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2010년 김경태가 83회 일본오픈에서 우승했다.
국내는 1958년 6월에 열린 한국프로골프선수권과 10월에 열린 한국오픈이 올해로 59회째를 맞이한다. 아시아에서는 필리핀오픈이 최초이고 일본오픈에 이어 한국은 세 번째다. 이듬해인 1959년에 홍콩오픈이 생겨났다. 홍콩GC에서만 대회를 개최하며 유러피언투어에 속해 총상금 200만 달러(약 22억9600만원) 규모로 열린다. 인도오픈은 1964년 시작되어 오늘날 히로인디안오픈이란 이름으로 열린다. 총상금 166만 달러(약 20억원) 규모에 아시안투어에 속해 있으면서 2015년부터는 유러피언투어와 공동으로 열리기 시작했다. 중국오픈은 1995년에 시작해 2003년부터 유러피언 투어의 정규대회로 편입되어 볼보차이나오픈으로 열리고 있다. 후발주자지만 총상금 2000만 위안(약 37억원)의 상금 잔치를 벌이는 대회로 성장했다. 한국과 일본을 제외하고는 PGA투어와 유러피언투어가 주변국의 내셔널타이틀을 자신의 품안으로 끌어들인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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