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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크 드 용 수트서플라이 CEO

포크 드 용 수트서플라이 CEO

글로벌 남성 정장 브랜드 수트서플라이가 한국에 상륙했다. 최고급 원단에 합리적인 가격으로 국내 남성복 시장을 공략한다는 복안이다. 한국시장 진출을 기념해 내한한 포크 드 용 CEO에게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수트서플라이 청담 매장에서 포즈를 취한 포크 드 용 CEO. 글로벌 패션기업의 수장답게 그는 감색 재킷이 정말 잘 어울리는 사람이었다.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남성복 브랜드 수트서플라이가 중국·싱가포르에 이어 서울 청담동에 플래그십 매장을 열고 한국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가성비가 뛰어난 제품들을 선보여 ‘수트계의 이케아’라고 불리는 수트서플라이는 이탈리아 최고급 원단을 사용하고 테일러링(맞춤양복)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유통 단계를 줄여 합리적인 브랜드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해외 유명 테일러링 브랜드의 정장 한 벌 가격이 보통 1000달러에서 시작하는 것에 비해 수트서플라이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400~700달러)에 제품을 판매한다. 때문에 국내 출시 전부터 이미 많은 남성들이 온라인을 통해 직접 구매에 나설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해외 유명인 중에서는 팝스타 브루노 마스가 즐겨 입는 정장 브랜드로도 잘 알려져 있다.

지난 1월 5일 청담동 매장에서 만난 포크 드 용(43) CEO는 “그간 온라인을 통해 만나왔던 한국 고객들을 직접 만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패션에 있어 과감하고 도전적인 한국 고객들에게 수트서플라이는 충분히 매력적인 브랜드”라고 말했다.



이번 청담 매장 오픈이 아시아에서 여섯 번째라고 들었다. 다소 늦은 감이 있는데.


사실 오래 전부터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한국 시장을 지켜봐왔다. 한국 남성들은 매우 패셔너블하며 구매력이 높다. 한국시장에서 수트서플라이의 가능성을 확인했기 때문에 향후 매장을 더 늘릴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한국 시장 공략을 위한 수트서플라이의 전략이 궁금하다.


우리의 전략은 매우 심플하다. 고객들에게 양질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수트서플라이의 모든 직원들은 미국의 트레이닝 스쿨에서 교육을 받는다. 다른 브랜드들과의 차별화를 위해 창의적인 콘셉트로 진행하는 광고 캠페인도 젊은 층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또 한국이 소셜 미디어 강국인 만큼 이를 통한 홍보를 강화할 생각이다.



요즘 한국에서 ‘가성비’라는 말이 유행이다. 혹시 들어본 적이 있는지.


들어봤다. 우리가 한국에 진출한 이유이기도 하다.(웃음) 사실 가성비 좋은 제품을 찾는 것은 비단 한국만의 현상은 아니다. 전 지구적 트렌드라고 할 수 있다. 수트서플라이는 지난 2000년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 유니버시티 칼리지(AUC) 법학과에 다니던 포크 드 용이 자신의 기숙사 방에서 설립한 회사다. 대학 시절 테일러링 파티에 열중하던 그는 친구들과 함께 자동차 트렁크에 양복을 싣고 다니며 팔기 시작했다. 이어 의류 판매로 큰 수익을 거두자 학업을 중단하고 수트서플라이를 설립했다.

포크 드 용 CEO는 회사 설립 초기부터 온라인 스토어의 테일러링 서비스에 집중했다. 온라인을 통해 세분화된 치수를 제공하는 것을 비롯해 수십 가지의 원단과 색상을 고를 수 있도록 하는 등 고객들이 자신의 체형에 맞는 옷을 직접 디자인할 수 있도록 해 큰 인기를 끌었다.전세계 주요 도시에 70개의 매장을 운영 중인 수트서플라이는 올림픽에 출전하는 네덜란드 국가대표 유니폼을 10년 넘게 제작해 왔으며, 2012년 런던올림픽 당시 ‘최고의 유니폼’으로 선정된 바 있다. 2011년에는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에서 실시한 남성복 전문가들의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이탈리아 남성복 브랜드 아르마니와 함께 공동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서울 청담동의 한적한 골목에 문을 연 수트서플라이 플래그십 스토어.


수트서플라이만의 특징은?


다른 어떤 브랜드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최고급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한다는 점이다. 이는 우리의 전체적인 제품 공급 과정이 수직적 통합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H&M, 자라 같은 SPA 브랜드가 아닌 럭셔리 브랜드에서의 수직적 통합은 전례가 없다. 또 우리는 마케팅 비용에 인색하다. 대신 제품의 퀄리티를 높이는 데는 비용을 아끼지 않는다. 마케팅을 특별히 하지 않아도 제품이 좋으면 고객들이 찾게 돼 있다. 비용이 많이 드는 화려한 쇼핑거리에서 벗어나 한적하고 유니크한 지역에 매장을 오픈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제품의 퀄리티를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에 신경을 쓰는지 궁금하다.


수트의 생명은 핏이다. 몸에 착 감기듯 완벽한 핏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전체적인 실루엣이 중요하다. 어떤 특정한 부분이 아닌 전체적인 구조에서부터 세세한 디테일까지 모두 신경을 쓴다.



아시아 시장을 어떻게 전망하는지.


최근 아시아 시장은 남성복 분야에서 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신흥국을 중심으로 수요가 점점 늘고 있는 추세라 잠재력이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 특히 우리 브랜드를 좋아하는 고객들이 아시아에 많이 존재하는 만큼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경기 불황으로 한국 패션시장을 어렵게 보는 시각이 있다.


그 부분은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중국에서 매장을 오픈할 당시에도 많은 노동자들이 해고를 당하고 주가가 하락하는 등 상황이 매우 좋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성공적으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시장 여건에 맞게 전략적으로 접근한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앞으로 계획은?


우리는 보통 2년 정도 앞을 내다보며 사업 계획을 세운다. 미국·유럽·아시아 등 모든 지역에서 아직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지금까지 주요 지역에 매장을 설립하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작업을 해왔다. 나름대로 기반을 잘 다져 놓았다고 생각한다. 이제 그 기반들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일만 남았다.

- 오승일 기자 osi71@joongang.co.kr·사진 우상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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